건강상담·요양 연계 서비스 확대…시니어 주거 사업도 추진
신한투자증권·교원라이프, 신탁 연계 장례·사후정리 협약
상조업계가 1인가구와 고령층을 겨냥해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장례에 필요한 인력과 물품을 제공하는 데서 나아가 건강관리와 요양 서비스를 연결하고 시니어 주거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금융회사와 제휴해 생전에 장례 방식을 선택하고 유품정리와 사후 재산 지급까지 설계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도 나왔다.
웅진프리드라이프는 지난 14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웅진프리드 비전포럼 2027’에서 1인가구와 시니어 시장 공략을 내년 성장전략으로 제시했다. 문호상 대표는 1인가구 증가와 시니어 시장 확대를 주요 성장 기회로 꼽으며 고객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토털 라이프케어로 사업을 확장하는 ‘상조 3.0’ 전략을 강조했다.
웅진프리드라이프는 전국 50개 사업단과 7200여명의 LP(Life Partner)를 기반으로 영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직영 장례식장 ‘쉴낙원’을 운영하는 한편 웨딩과 크루즈 등 장례 외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상조상품 계약자도 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6월 발표한 ‘2026년 선불식 할부거래업자 주요정보’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등록 선불식 할부거래업체의 계약자 수는 1131만명으로 1년 전보다 171만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상조상품 계약자는 1107만4000명으로 전체의 97.9%를 차지했다. 상조상품 선수금은 11조2426억원으로 집계됐다.
생전 건강관리·요양부터 장례·사후정리까지
웅진프리드라이프는 전문기업과 제휴해 의료진 건강상담과 건강검진·진료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요양병원 비교견적과 장기요양 등급 컨설팅을 비롯해 혈당 홈케어와 시니어 모니터링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일부 상조상품은 홈 헬스케어 등 다른 서비스로 전환해 이용할 수 있다. 전환 대상에는 웨딩과 크루즈 외에 어학연수와 돌잔치·수연·장지 등이 포함된다. 이용 가능한 서비스는 상품마다 다르며 전환서비스를 이용하면 기존 상조 계약은 종료된다.
소노아임레디는 요양 토털 플랫폼 기업과 제휴해 요양과 상조를 연계한 실버케어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보람그룹은 인천 서구 경서3구역에서 5성급 호텔과 시니어 레지던스를 결합한 실버케어 사업을 추진 중이다.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시니어케어 사업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2월 발표한 이슈노트에 따르면 사망 전 1~2년간 중증 돌봄과 임종 준비가 동시에 필요한 ‘생애말기 고령인구’는 2001년 14만8000명에서 2025년 29만2000명으로 늘었다. 한국은행은 노인요양시설과 화장시설을 ‘생애말기 필수산업’으로 묶어 진단했다.
생전 자산관리와 장례·사후정리를 연결하는 제휴도 이뤄졌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2일 ‘신한 프리미어 1인가구신탁’ 가입자에게 맞춤형 장례·사후정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교원라이프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신탁은 생전 자산관리와 생활자금 지급부터 사망 통지 절차와 장례·유품정리, 사후 재산 지급 및 기부 계획까지 설계할 수 있는 서비스다. 가입자는 생전에 원하는 장례 유형을 선택해 교원라이프와 별도 계약을 체결한다. 사망 후에는 교원라이프가 약정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신탁계약에 따라 관련 비용이 지급되도록 설계할 수 있다.
장례 유형은 최소한의 절차를 중심으로 한 무빈소형과 일반 장례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본형으로 나뉜다. 인력·물품 지원을 강화한 확장형과 의전 서비스를 확대 적용한 고급형도 있으며 유품정리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다.
가입자가 지정한 사망 통지인 또는 사후수익자가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면 신탁계약에서 정한 사후 절차가 시작된다. 제휴서비스 비용과 세금 등을 정산한 뒤 잔여재산을 지정된 사후수익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가입자가 생전에 장례 방식과 비용을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가족이나 지인이 장례 절차와 비용 문제를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선불식 상조상품에서는 업체 폐업에 따른 소비자 피해와 선수금 보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선수금은 소비자가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 미리 납부한 돈이다. 업체는 선수금의 50% 이상을 은행 예치나 지급보증 등의 방식으로 보전해야 한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최근 5년간 폐업하거나 등록이 취소된 상조회사 22곳이 보유했던 선수금은 5661억7000만원이었다. 이 가운데 4곳은 법정 보전비율을 충족하지 못했다. 2021년 이후 선수금 보전 의무 위반 사례 12건 중 6건에는 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보상금 청구 시기를 놓쳐 지급받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5월 기준 2020년 이후 공제조합이 지급해야 할 보상금 가운데 소멸시효가 지나 지급되지 않은 금액은 66억원으로 집계됐다.
박 의원은 반복적인 법 위반에 대한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고 업체 폐업 이후에도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