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며 초고령사회와 다사(多死)사회를 목전에 둔 가운데, 현행 가족 중심의 복지·의료·장례 제도가 1인가구의 생애 말기 자기결정권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발표한 연구보고서(‘늙음과 죽음은 왜 국가의 일이 되었는가’)를 통해 늙음과 죽음이 더 이상 사적 영역이 아님을 강조하며, 1인가구를 위한 생애 전 과정 통합 입법 프레임워크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가족 중심 제도의 그늘, 1인가구 법적 사각지대
현재 국내 복지 및 의료 시스템은 혈연·혼인 가족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이는 가족망이 약화된 1인가구가 생애 마지막 단계에서 겪는 행정적·법적 고립의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우선 임종 및 연명의료 결정 과정에서 1인가구는 사실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렵다. 연명치료 중단이나 호스피스 이용을 위해서는 가족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연고자가 없는 1인가구는 의사를 대리해 줄 법적 보호자가 없어 제도 이용에 제약을 받는다.
장례 절차 역시 혈연 중심의 장사법 규정으로 인해 파편화된 실정이다. 고독사나 무연고 사망 발생 시, 지인이나 비혼 동반자가 장례를 치르고 싶어도 현행법상 연고자의 우선순위에 해당하지 않아 무연고 장례로 처리되는 사례가 잦다.
또한 사망 후 방치되는 디지털 유산(계정, 콘텐츠, 금융 자산 등)에 대한 명확한 법적 처리 기준도 여전히 미비한 상태이다.
통합 입법 프레임워크로 정책 분절 해소해야
국회입법조사처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처별로 분절된 정책을 통합하는 ‘생애주기적·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재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법무부 등으로 산재한 1인가구 정책을 하나로 엮는 입법 프레임워크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1인가구가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살던 곳에서 늙어갈 수 있도록 하는 ‘지역사회 계속 거주(AIP)’와 돌봄을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AI 기반의 위험군 조기 발굴 시스템을 구축하고, 돌봄에서 시작해 연명의료 결정, 상속, 장례 지원으로 이어지는 연속적인 복지 체계 마련이 필수적이다.
구체적으로는 치매 관리와 성년후견, 신탁 제도를 활용해 1인가구의 사후 정리를 돕는 법적 지원 체계가 구체화되어야 한다. 디지털 유언과 사후 처리에 관한 입법적 보완도 시급한 과제다.
한편 1인가구 정책은 돌봄과 고독사 예방을 넘어, ‘존엄한 죽음(Well-Dying)’을 보장하는 포괄적인 국가 전략으로 진화해야 한다. 1인가구의 삶과 죽음이 파편화된 정책 속에서 표류하지 않도록, 생애 전 과정을 관통하는 통합 입법 마련이 우리 사회의 당면한 과제로 떠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