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비밀·먹튀 매각 '암담한 미래' 현실화 되나
홈플러스, 비밀·먹튀 매각 '암담한 미래' 현실화 되나
  • 김태균 기자
  • 승인 2015.07.0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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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5곳 선정되자, 노조 "공개 매각 진행..본사 측 책임있는 입장 필요"
▲ 홈플러스 매각을 두고 노조 측의 반발이 일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뉴시스

홈플러스의 매각을 두고 규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각이 더 이상 감출 수 없는 사실로 확인됐음에도 테스코가 비밀매각을 고수하고 있으며, 직원의 고용과 기업의 지속성장에는 관심없이 먹튀매각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홈플러스 노조는 8일 "유통업계에서 2위를 차지하며 국내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홈플러스에 대한 매각문제가 6월 이후 언론을 통해 연일 보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기업 테스코는 매각문제에 대해 책임있는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홈플러스는 영국 유통업체인 테스코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140개 대형 마트와 376개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을 운영하고 있다.

노조는 더불어 "홈플러스 경영진은 본사의 입장표명이 없기 때문에 매각문제에 대해 얘기할 수 없다고 하고 더 나아가 노동조합의 비밀매각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다"며 "2만50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2000여개의 협력업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유통대기업 경영진의 입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무책임한 태도"라고 일갈했다.

특히 고용승계를 검토 중으로 알려진 오리온이 예비 입찰에서 탈락하자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오리온이 제시한 인수금액이 6조5000억원으로 알려지면서 매각 예상가 7조원과 크게 차이가 없으나 본 입찰 기회도 주어지지 않자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오리온은 지난 3일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예비제안서를 제출했지만 잠재매도자 측에서 오리온과 협상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후 예비입찰에 참여한 8개사 가운데 테스코의 선택받은 회사는 MBK파트너스와 외국계 사모펀드 칼라일그룹,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골드만삭스PIA,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5개의 사모펀드다.

이와 관련해 노조 측은 "예비입찰의 결과는 홈플러스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단기적 이윤을 추구하는 사모펀드로 매각된 기업은 예외 없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먹튀행각이 진행됐다"고 분노했다.

또한 노조 측은 "MBK파트너스는 실제 씨앤엠에서 대규모 외주화와 정리해고를 강행하고 재매각에 들어갔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투자은행 업계 등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1월까지 약 8개월 간 총 1조5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회수하는 엄청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KKR과 어피니티는 앞서 오비맥주를 재매각하면서 4조2500억원 차익 대박을 얻은 바 있으며, 어피니티의 최대 성과로는 하이마트를 약 8000억원에 인수와 1조9500억원에 재매각한 것이다.

이러한 우려에 홈플러스 노조 측에서는 매각절차를 공개적으로 진행하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매각을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근로자들의 고용보장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데일리팝=김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