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취미]비싸다는 편견을 버려라 'AFV프라모델' ①입문편
[나만의 취미]비싸다는 편견을 버려라 'AFV프라모델' ①입문편
  • 박미영 기자
  • 승인 2016.11.02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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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경제적으로 도움..색에 대한 감각도 키울 수 있어
▲ P씨의 완성작

1인 가구의 가장 큰 심리적 장애물은 외로움이다. 이에 따라 고양이와 강아지를 키우는 펫팸족이 늘고 있다. 하지만 동물을 싫어하는 1인 가구라면 어떻게 외로움을 극복해낼까? 정답은 취미생활이다.

1인 가구는 다른 가구에 비해 취미생활에 시간·돈·노력을 들이기 쉽다보니 최근 자연스레 1인 가구를 겨냥한 취미생활 용품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프라모델은 1인 가구의 인기 종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더 이상 부모님의 눈치를 보면서 구입하지 않아도 되고 혼자서 시간을 보내기 좋은 취미기 때문이다. 더불어 어릴적 갖고 놀았던 피규어나 장난감, 프라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은 키드와 어덜트의 합성어인 키덜트족들도 증가하고 있어 프라모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키덜트족이 되고 싶지만 쉽사리 발을 들여놓지 못하는 1인 가구들이 많다. 미디어매체에 나오는 피규어, 프라모델들을 보고 있으면 당연히 비싸거나 어렵다는 편견부터 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프라모델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AFV(전차) 프라모델 5년차인 P씨를 인터뷰하면서 프라모델에 대해 심층적으로 알아봤다. 프라모델은 플라스틱 모델의 일본식 줄임말로 플라스틱으로 된 조립식 모형 장난감을 말한다. 조립식 키트가 내장된 플라스틱으로 만든 부품과 조립을 위한 설명서 또는 완제품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프라모델 가격 최소 1000원부터
성취감·색감각 키워..오히려 경제적 도움

P씨가 AFV프라모델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 시기는 2012년이다. 당시 유행하던 '월드 오브 탱크'라는 탱크 전투 게임을 즐기다 전투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입문하게 됐다. P씨는 "원래 프라모델에 관심은 많았지만 대형마트에서 파는 제품들로 간간히 재미 삼아 했을 뿐 취미까지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비싼 가격과 어렵다는 인식 때문에 프라모델을 취미로 삼고 싶지만 도전하지 못한다는 사람들에게 P씨는 "편견이다. 어느 취미 생활이나 비싼 건 비싸다. 몇십만원에서 몇백만원까지 호가하는 제품들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처음부터 그런 걸 누가 사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욕심 부리지 않고 문방구에서 파는 1000원짜리 작은 프라모델부터 시작해도 된다"고 말했다. P씨는 주로 2~3만원대의 프라모델을 구매하고 있다. 비싸다 싶은 건 중고로 구입한다. 게다가 P씨는 일 때문에 주말에만 프라모델 제작에 시간을 투자하는 편이다. 그래서 한 제품을 완성시키기까지 4달 정도 걸린다. "그렇게 따지고보면 돈도 그렇게 많이 안드는 취미"라고 P씨는 말했다.  

▲ 도색표(왼), P씨가 사용하는 도료

그러나 P씨도 프라모델이 즐기기 어려운 취미임을 인정하면서 처음 입문할 때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랐다. 큰 부품만 먼저 조립하고 차차 작은 부품에서 색칠까지 넘어갔다. 특히 도색할 때가 제일 곤욕이었다. 프라모델을 사면 박스 안에 도색 설명서가 있는데 그걸 보면서 한다. 그런데 한계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P씨가 입문할 때 지침서로 삼은 것은 네이버 카페 '초보의 프라모델'이었다. '초보의 프라모델'은 프라모델, 건프라, 모형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유명한 카페다. 2일 기준으로 6만9000여명이 가입돼 있다.

5년 전, P씨는 초보의 프라모델 카페에서 거의 살다시피했다. 궁금한 게 생기면 AFV코너에서 계속해서 질문을 올리고 공략글을 찾아보면서 프라모델을 천천히 배워나갔다. 그렇지만 카페만 참고하기엔 한계가 크다는 걸 느끼고, 요즘은 구글링을 하거나 유튜브를 보면서 배우고 있다.

P씨는 두 명의 유튜버를 추천했다. 프라모델 하는 사람이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Mig Jimenez martin과 Max Lemaire이었다.

"Mig Jimenez은 프라모델 도료 회사 창시자 이기도 하고 작품도 워낙 잘 만들고 너무 유명해서 딱히 할 말은 없다. 반면 Max Lemaire은 Mig처럼 유명하진 않고 팔로워도 152명 뿐이다. 하지만 제일 좋아한다"며 "유명한 영상을 보면서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선생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니까 일단은 열정이 있어야 한다"라고 P씨는 설명했다.

실제 유튜브에서 Mig Jimenez의 구독자는 1만2678명인데 비해 Max Lemaire의 구독자는 152명으로 동영상도 19개 밖에 없었다.

P씨는 구매할 때도 애를 많이 먹었다. 처음 오프라인으로 구입할 때는 용산에 있는 아카데미 과학이나 신도림 테크노 마트에 위치한 조이하비를 이용했다. 그러다 최근에 들어서 하비코리아를 자주 이용하기 시작했다. 하비코리아를 추천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도료도 많고 프라모델도 다양해서"라고 밝혔다.

입문자를 위해 어떤 제품을 추천하냐는 질문에는 "1~2만대가 좋다. 아카데미 '1/35 Pz.bef.wg.35(t)', 타미야 '1/48 Tamiya Tiger'를 추천하고 싶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구입할 때는 도료의 경우 인터넷이나 오프라인이나 상관없지만 프라모델은 직접 보고 사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프라모델을 고르는 나만의 기준이 있느냐는 질문에 P씨는 "가격대비 구성품을 많이 따지긴 하는데, 나는 희귀한 걸 좋아해서 디자인 위주로 고른다"라고 답했다.

▲ 쌓여가는 박스

아울러 AFV프라모델을 취미로 삼으면서 P씨에게 이득도 생겼다. "일단 어느 정도 실력이 되면 완성작에 수고비를 붙여서 팔 수도 있기 때문에 오히려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P씨는 프라모델 취미에 대해 "일단 성취감이 있다.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없는 성취감과 뿌듯함은 말로 다 할 수 없다"고 장점을 꼽았다. 또 "녹슨 표현이나 색감 같은 걸 정교하게 해야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프라모델을 멋있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색에 대한 감각들도 많이 늘었다"고 자랑했다. 

(데일리팝=박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