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가 살기 좋은 지자체' 릴레이 인터뷰] 서울 금천구, "1인가구도 안전하고 살기 편한 도시 만든다"
['1인가구가 살기 좋은 지자체' 릴레이 인터뷰] 서울 금천구, "1인가구도 안전하고 살기 편한 도시 만든다"
  • 정단비, 오정희 기자
  • 승인 2017.02.1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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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구 최초 '1인가구 맞춤형 종합 정책' 수립..소득·연령 초월한 보편적 '삶의 질' 향상이 목표

지난해 1인가구가 전체 가구 27.7%를 차지하면서 20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주된 가구 구성 유형이 '1인가구'로 변하면서 중앙정부, 지자체 등도 1인가구를 위한 정책을 고민하는 시점이 됐다.

그중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은 진학, 취업 등으로 인한 젊은 층을 주축으로 2015년 29.5%가 1인가구로 살아가고 있다. 통계청의 장래 가구 추계에 따르면 서울의 1~2인 가구는 2035년 63.2%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이에 서울시에서는 지난해 '서울특별시 사회적 가족도시 구현을 위한 1인가구지원 기본조례안'이 통과됐으며 1인가구 복지전반에 대한 실태조사를 준비중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 지자체 중에서는 금천구가 가장 먼저 '종합적인 맞춤형 정책 지원'이라는 측면에서 접근을 하고 있다.

그동안도 여러 지자체에서는 일부 담당부서가 시행하는 정책이 있었으나 부서 간의 이해충돌 등 여러 장애 요인들이 있었다.

금천구에서는 이러한 점을 해소하고자 각 부서의 협력을 통한 5개 분야의 핵심과제와 33개 중점 사업을 마련했다.

솔로이코노미 전문 미디어 데일리팝에서는 2월 14일 금천구청에서 김은주 복지정책과장 등 '1인가구 맞춤형 종합 정책' 관계자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선 금천구의 정책 콘셉트는 기존에 저소득, 고령층이 초점이 맞춰져 있는 정책을 청년 1인가구로 폭넓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소득분위 보다는 1인가구라는 가구유형 자체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새로운 점이다.

김은주 과장은 "금천구는 40~60대 1인가구가 60대 이상 보다 많으며, 가산디지털단지 등 일자리가 많은 가산동, 독산1동을 중심으로 청년·중장년 1인가구가 많이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령층만 보고 정책을 결정한다면 전체적으로 봤을 때 좋은 정책이냐라는 판단을 내리기 힘들다. 회의에서도 이런 부분을 많이 고민했고 전 부서장이 합심하여 금천구민 전체의 수요를 반영할 수 있는 5개 분야를 구성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소득과 연령을 떠나 1인가구 증가와 평행선을 달리는 듯이 보이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결정이다.

연령, 소득을 떠나 '1인가구도 안전하고 살기 편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취지라는 이번 정책은 차성수 금천구청장의 아낌없는 지원이 있었다는 전언이다.

Q. 자치구가 단독으로 1인가구를 위한 종합정책을 마련한 것은 처음인데 계기나 이유가 있나?  

처음 1인가구에 대한 접근하게 된 계기는 '고독사' 문제였다. 사회안전망에 대해 부족하다는 점을 느껴 파악을 하다 보니 이는 일부 연령이나 저소득층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1인가구 증가가 가시화되면서 집중하기 시작했지만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이에 1인가구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금천구가 어떤 지원을 해야하는지, 제도적으로 소득과 연령과 관계없이 전반적인 정책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어느 한쪽에 치우치다보면 제도가 아무리 잘됐다고 하더라도 사회 전체적으로는 무리가 될 수 있는 정책이 나올 수 있다.

이번에 1인가구에 대해 집중한 정책이 내놓은 이유는 특혜가 아니라 그동안 '(1인가구를 위한 정책이) 너무 없었다'는 것이 핵심이다.

Q. 이번 정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자했나?

1인가구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닌 1인가구가 안전하면서 살기 편한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을 지향한다. 모두가 살기 좋은 공동체가 되길 원한다.

1인가구가 편한 도시가 되면 장애인 편의시설이 노인, 임신부에 영향을 주는 것처럼 다른 가구 역시 편하게 될 수밖에 없다.

소량 쓰레기 종량제 봉투만 해도 1인가구 이외에도 모아두지 않고 그때그때 버릴 수 있어 냄새도 나지 않고 위생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 이런 부분들이 1인가구를 위했지만 자연스럽게 다인가구에게도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정책에 포함된 33개 사업이 모두 신규 사업은 아니라 현재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 많이 포함됐다. 이것을 이번 정책으로 종합적으로 묶어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1인가구에 적용했을 때 도움이 될 정책일지 검토를 해보는 과정을 시작한 것이다.

실적이나 통계 관리를 1인가구의 관점에서도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 소셜다이닝이 진행되는 금천구 청년·청소년 활동공간 청춘삘딩 ⓒ금천구

Q. 금천구만의 특화된 1인가구를 위한 정책이 있나?

우선 청년 활동공간 '청춘삘딩'에서 함께 어울려 식사를 할 수 있는 '소셜다이닝'을 진행하고 있다. 소량(3L) 쓰레기 종량제 봉투도 판매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창업을 하려는 청년들을 위해 G밸리쪽에 1인 창조기업 공공원룸주택 '도전숙(도전宿)'을 지원하고 있다. 도전숙은 1인 창조기업인 및 창업준비생들이 사업을 구상하고 다른 창업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사무 겸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더불어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해 '고독사' 부분에 대해서도 서울시와 시범사업을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보건소에서는 1인가구들의 건강을 위해 건강식단 레시피도 제공하려고 한다.

주거부분에서는 500세대 이상인 공동주택 단지만 의무화 돼 있던 '범죄예방 건축 기준'을 관리실이 없는 소형 공동 주거시설에도 적용토록 하는 '범죄예방 설계 가이드라인'을 구축해 다중주택·고시원, 오피스텔(20호 이하) 등의 건축 허가 시에도 방범창 설치, 무인택배함 설치, 옥외배관 설치 기준 등을 설계기준에 반영토록 하는 계획도 세웠다.

이외에도 남문시장 등 전통시장과 나들가게에서 소용량 식재료를 판매하며, 저소득 1인가구 케어시스템, 희망콜 등도 운영한다.

Q. 이번 정책을 마련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이번 정책을 위해 청년 1인가구를 인터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청년네트워크 단체와 SNS를 통해 서도 3개월 동안 인터뷰 대상자를 모집을 했으나 겨우 38명을 모았다.

대다수 1인가구들이 집을 자주 비우기 때문에 만나기 힘들 뿐더러 자신이 혼자 산다는 것을 노출하고 싶지 않은 심리가 강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범죄에 노출될 것에 대한 우려가 컸다.

청년 1인가구 인터뷰 과정에서는 생활체육 동아리를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많아 올해 예산에도 반영을 했다. 이런 단체를 공공기관에서 만들어달라고 하는 이유 자체도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1인가구는 대면을 하는 것이 어려웠다. 이에 정책에 대한 피드백 역시 어떻게 할지 방향을 정하진 않았지만 정책 홍보를 위해서는 SNS 등 비대면 통로를 통해서라도 최대한 알리도록 하려고 한다.

지금도 복지보건 정보를 동의하는 대상에 한해 복지콜센터에서 SNS로 정보를 지원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1인가구들에게는 이 제도정책에 '내가 얼굴을 드러내도 되겠다'는 정도의 신뢰와 안전성이 쌓여야 할 것 같다.

Q. 앞으로 1인가구 정책의 발전방향은?

지자체는 현장단위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시범을 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 구만해도 동 마다도 다른 특성이 있으며 그에 따라 다른 정책이 필요한데 서울시에서 똑같은 정책을 자치구에 반영해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자치구별로 시범사업을 시행해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탁상공론이라는 비판을 듣지 않기 위해서는 시범사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생활과 밀접한 정책을 펼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시장에서 소용량 상품을 판매하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올해 1인가구 종합정책은 시범단계이기 때문에 연말까지 각 사업을 추진하기로 돼 있으며 중간중간 공유 토론회를 진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부서간 충돌사업이나 다른 사회현상과의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협업할 부분 등을 점검해나가야 할 것이다.

지자체는 1인가구가 살기에 불편한 점을 해결해주는 사업들을 개발하고, 주거문제나 세제정책 등은 중앙단위에서 감당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자치구 단위에서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부분은 중앙으로 건의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할 생각이다.

(데일리팝=정단비, 오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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