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가 살기 좋은 지자체' 릴레이 인터뷰] '1인가구 최다' 서울 관악구, 1인가구 이미지 부담..'인터뷰는 거부한다'
['1인가구가 살기 좋은 지자체' 릴레이 인터뷰] '1인가구 최다' 서울 관악구, 1인가구 이미지 부담..'인터뷰는 거부한다'
  • 오정희 기자
  • 승인 2017.02.2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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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1인가구 43.9%가 거주하고 있으며 젊은 층의 1인가구가 대거 살고 있는 '서울 관악구'가 1인가구와 연관된 이미지가 형성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악구는 자신의 구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이해를 하기에 앞서 '남들이 다하는 트렌드라니까 우리도 한 번'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시행했던 일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으로 이어지니 부담스럽게 다가왔다며 더 이상 1인가구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겠다는 말을 전했다.

현재 솔로이코노미 미디어 데일리팝은 '1인가구가 살기 좋은 지자체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중이다. 이 과정에서 관악구 관계자는 "관악구는 1인가구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없으며 앞으로 1인가구와 관련된 보도자료 배포나 인터뷰 등을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1인가구가 트렌드가 되어 서울시를 비롯해 다양한 지자체에서 1인가구 관련 정책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관악구의 경우 모든 정책이 1인가구에 맞춰진 것이 아닌데 자꾸 1인가구에 맞춰서 언론보도 등이 나오다 것이 부담스럽다는 설명이다.

또 최근 다양한 언론매체를 통해 관악구의 1인가구 정책이 소개된 것과 관련해 관악구 관계자는 "1인가구가 많다보니 단순히 거기에 초점이 맞춰져 뉴스 등에서 나오는 것이지 1인가구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은 세워서 하고 있지 않다"며 "일부 언론에 기사화된 내용도 먼저 취재를 다 해놓고 마지막 멘트만 하면 되는 상황에서 찾아와 어쩔 수 없이 한 것이지 자의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 한달도 채 되기전에 1인가구에 대한 입장을 바꾼 관악구 ⓒ관악구청 홈페이지

불과 한 달이 채 되기 전에 '뛰는 나 홀로 열풍에 나는 1인가구 정책'이라는 타이틀로 주거·문화·음식과 관련된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1인가구 정책에 자신감을 내비치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 의아함을 자아낸다.

당시 관악구는 보도자료를 통해 ▲1인가구가 많은 고시촌에 창작공간이 필요한 예술인에게 주거비용을 월 20만원씩 지원해 주는 '스토리텔링 작가클럽하우스' 운영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행복한 삶' 강좌반려동물 사업 등을 관악구의 주요 1인가구 정책으로 내세웠다.

유종필 관악구청장도 해당 보도자료를 빌어 "지속가능하되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걸맞은 정책이 필요한 시기"라며 "행복한 사람들이 어깨를 맞대고 더불어 숲을 이루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1인가구 정책에 대한 포부를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관악구는 3주 만에 손바닥 뒤집듯이 의견을 뒤집어 앞서 말한 정책들도 1인가구를 위한 정책은 아니라고 못박았다.

고시촌 활성화사업, 반려동물 사업, 배달·저염 음식 사업 등도 국민건강을 위한 사업일뿐 1인가구를 위하는 사업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 정책적으로 1인가구 라이프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던 관악구 애완동물 산업이 1인가구관련 정책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관악구

한편, 우리나라의 주된 가구 층은 1인가구(27.7%)로 통계청에서는 2035년경에는 1인가구가 34.3%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서울은 3가구 중 1가구가 나홀로 생활을 하고 있을 정도로 빠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1인가구 비율에 상관없이 많은 지자체들이 다인가구에 치중되어 있던 관심을 1인가구와 나누며 각종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다양한 정책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관악구에는 12만명 이상의 1인가구가 살고 있다. 또 대학가, 고시촌이 형성되면서 그중 63.84%는 2030세대의 젊은 층이다.

일반적으로 국회나 의회 등 보다 가장 지역민과 가까운 곳에서 소통하는 지자체의 경우 인구, 지역 특화 사업 등 지역민들을 위해 지역의 특성을 살린 정책을 우선시하기 마련이다. 

물론 어느 지자체나 1인가구만을 위한 정책은 없다. 

다만 '1인가구가 편한 도시가 되면 다른 가구도 편하게 된다'는 금천구 관계자의 말처럼 이미지가 고착화될까하는 우려에, 관심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1인가구 대다수가 관악구를 베드타운 형태로 이용한다는 이유로, 그들을 외면하는 것이 옳은 것일지 의문이다.

(데일리팝=오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