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궁금] 유기농 생리대, '유기농'이라는 말만 믿으면 되는 걸까?
[그것이 궁금] 유기농 생리대, '유기농'이라는 말만 믿으면 되는 걸까?
  • 이지원
  • 승인 2018.09.0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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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소재의 '플레넷 에코'에서는 유기농 생리대와 바디버든 줄이기에 대한 특별한 클래스가 진행됐다.
서울 강남구 소재의 '플레넷 에코'에서는 유기농 생리대와 바디버든 줄이기에 대한 특별한 클래스가 진행됐다.

2017년 8월, 세간에는 큰 파장이 일었다.

여성의 몸에서 가장 가깝게 닿을 수밖에 없는 '생리대'에서 유해물질이 발견됐을뿐만 아니라 이러한 성분들로 인해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는 소식이었다. 기존 생리대를 사용하던 여성들은 생리대를 사용한 후 생리 불순이나 생리통이 심해졌다는 여성 소비자들의 사례가 쏟아졌으며, 원성 또한 자자했다.

이러한 파장이 일어난 이후 여성들은 본인이 쓰던 생리대 브랜드를 변경하거나 흔히 잘 사용하지 않았던 '마이너' 취급을 받던 탐폰과 생리컵, 면 생리대를 직구하는 등 자신의 몸에 오랜 시간 닿는 만큼 더 안전한 생리용품을 찾으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탐폰과 생리컵 등 삽입형 생리용품의 진입장벽을 넘지 못해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콜만'이 국내 여성 1274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는 여성들은 전체 1274명 중 95% 수준으로 매우 높았다.

이에 9월 4일 서울 강남구 소재의 생리대 브랜드 '콜만'에서는 내 몸뿐만 아니라 지구까지 지킬 수 있는 생리대를 찾자는 의미의 색다른 클래스가 열었다.

'유기농'이라 홍보하는 생리대가 무조건적으로 좋은 것일지, 착용감과 흡수력이 모두 좋으면서도 내 몸까지 챙길 수 있는 생리대는 없을지 알아 보도록 하자.

유기농이라 홍보하는 생리대, 무조건 좋은 걸까?
유기농이라 홍보하는 생리대, 무조건 좋은 걸까?

우리도 모르는 사이
'바디버든'은 차곡차곡 쌓인다?

전 세계적으로 상업 용품에 사용 가능한 8만 4000여 종 이상으로, 현재에 들어서도 매년 다량의 화학성분이 개발되고 있다. 만약 화학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장기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화학성분이 그대로 몸 안에 그대로 쌓이게 되며, 체내에 축적된 화학성분들은 알레르기와 각종 여성 질환들을 유발하게 된다.

이처럼 '바디버든(Body Burden)'이란 인체 내에 축적된 특정 유해인자 또는 화학물질의 총량으로, 우리 몸이 보내는 하나의 '독성 신호'라 할 수 있다. 특히 화학성분이 함유된 제품들이 쓰레기로서 분리될 때에도 부패되는 과정에서 독성물질이 나와 우리의 지구도 병들게 하는 하나의 요인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생리대의 네 가지 요인

'생리대 파동' 전 여성들이 일회용 생리대에 요구하는 요인들은 주로 착용감과 흡수력 등이었지만 파동 이후에는 생리대의 커버가 유기농 순면인지의 여부와 논란의 중심이었던 '고분자화학흡수체'를 사용한 생리대인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에 생리대 구입 시 고려해 볼 요인으로 ▲커버 ▲흡수체 ▲친환경성 ▲통기성 등 네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커버

먼저 우리는 생리대에 사용된 커버가 어떤 표백 방식을 거쳤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생리대를 표백하는 과정에서 '형광증백제'를 첨가해 자외선을 흡수하고 형광빛을 방출해 우리 눈에 새하얗게 보이도록 했다. 하지만 형광증백제가 피부에 닿는다면 건조함과 따가움, 간지러움을 유발하고 만약 질 내부로 들어올 시 자궁 질병까지도 야기할 수 있다.

생리대 파동 중 형광증백제 방식까지도 논란이 일었기 때문에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생리대 대부분은 형광증백제가 아닌 '염소 표백'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염소 표백 방식은 형광증백제를 첨가하는 것만큼 생리대를 하얗게 만들어 주곤 하지만 표백 과정에서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을 배출한다. 만약 예민한 피부를 가진 여성들이라면 가려움, 습진, 피부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생리대를 사용해야 하는가? 우리의 몸에 가장 안전한 커버 표백 방식은 '과산화수소 표백' 방식이다. 이는 물과 산소로 분해돼 환경에도 안전할 뿐더러 우리의 몸에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천연 소독제로 손꼽히곤 한다.

눈처럼 새하얀 생리대가 청결하다는 인식은 모두가 같겠지만, 우리의 몸에도 완벽하게 새하얀 생리대가 좋을지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생리대 내 사용되는 화학 고분자 흡수체와 생리대 표면으로 이를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해 부직포가 사용돼 통기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생리대 내 사용되는 화학 고분자 흡수체와 생리대 표면으로 이를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해 부직포가 사용돼 통기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흡수체

생리대를 사용했을 때 "밑이 빠지는 기분이다"라는 생각을 해 본 독자들이라면 생리대 내부의 흡수체에 '화학 고분자 흡수체(SPA: Super Absorbent Polyme)'가 사용되지는 않았는지에 대해 알아 볼 필요가 있다.

현재 대부분의 생리대 업체에서는 빠르고 강력한 흡수력을 자랑하는 화학 고분자 흡수체를 사용하고 있다. 이 흡수체의 큰 장점은 흡수력이 강하다는 점이지만, 과도한 중력으로 인해 흔히 말하는 '밀이 빠지는' 고통을 느끼게 하는 주범이 되는 것이다.

또한 이 흡수체 또한 플라스틱의 종류 중 하나로 생분해되지 않아 환경 오염을 야기할 수 있는 물질로 판단되고 있다.

유기농 생리대라는 타이틀을 걸었지만 내부 흡수체로 화학 고분자 흡수체를 사용하기도 한다.
유기농 생리대라는 타이틀을 걸었지만 내부 흡수체로 화학 고분자 흡수체를 사용하기도 한다.

 

유기농, 말만 믿으면 되는 걸까?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대부분의 유기농 생리대들은 화학적 공정을 통해 만들어진 합성섬유 대신 '면'을 사용했다는 점을 강하게 주장하며 이를 홍보의 수단으로서 사용하곤 한다. 하지만 일반 면의 경우에는 해충 및 병충에 강하게 버틸 수 있도록 유전자 조작 씨앗인 'GMO' 목화를 사용하고 있으며 목화 재배 시 다량의 농약이 사용돼 잔류농약의 우려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유기농 면을 사용한 경우 오랜 시간을 두고 직접 재배했을 뿐만 아니라 목화 곳곳 해충이 좋아하는 식물을 심어 목화보다 다른 식물에 주의를 끌게 하는 '유치작물 재배'로 인해 농약의 위험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더불어 천연, 목재, 우드 펄프 흡수체의 경우 나무 또는 재활용된 종이에서 추출되는 섬유로, 화학 고분자 흡수체보다 친환경적이고 인체의 독성 여부도 더 적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뻣뻣하고 젖었을 시 잘 찢어지며, 많은 먼지를 유발해 질 내 건조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흡수체로는 '유기농 면'이 단연 앞선다.

유기농 면은 살충제 없이 재배해 안전할뿐만 아니라 신체의 pH와 유사해 예민한 피부의 여성들도 부드럽게 사용할 수 있으며, 흡습성과 통기성도 매우 뛰어나다.

또한 일반적인 일회용 생리대가 생분해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450년인 데 비해 유기농 면을 사용한 생리대의 경우애는 약 90일 내에 생분해되고 이 과정에서 어떠한 독성도 남기지 않아 친환경적인 생리대라고 말할 수 있다.

몇몇 유기농 생리대의 경우 커버에만 유기농 면을 사용한 반면 그 내부에는 화학 고분자 흡수체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유기농 면이라며 홍보하는 대부분은 농약을 사용한 목화를 사용하고 있었다. 화학 고분자 흡수체를 사용한 생리대의 경우에는 생리대 밖으로 흡수체가 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커버와 흡수체 내 얇은 부직포를 사용해 통기성이 좋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만약 통기성이 좋지 않은 생리대를 사용할 시 '포도상규균'의 발생률이 증가해 질염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콜만 측에 따르면 생리대의 경우 독자적인 직조 기술로 제조해 통기성이 좋은 것은 물론 생리혈을 빠르게 흡수하며, 커버부터 흡수체까지 모두 면 함량이 70% 이상이어야만 '국제 유기농 섬유 기준협회(GOTS)'의 인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한편 콜만은 이탈리아 산부인과 협회인 AOGOI에서 여성질환 환자들에게 추천되는 생리대로, 윤리적 비건 제품과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사용하지 않는 등 세계의 다양한 인증을 받았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