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리포트] 왕좌 꿰찬 'LG생활건강'과 칼가는 '아모레퍼시픽'...올해의 승자는? (3분기 실적)
[뷰티리포트] 왕좌 꿰찬 'LG생활건강'과 칼가는 '아모레퍼시픽'...올해의 승자는? (3분기 실적)
  • 이지원
  • 승인 2018.11.0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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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후 공식 홈페이지)
국내 화장품 업계의 양대산맥,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출처=후 공식 홈페이지)

국내 화장품 업계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실적이 갈리며 두 그룹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브랜드 창업 이래로 '꽃길'만 걷던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실적은 주춤했지만 LG생활건강은 '만년 2위'라는 설욕을 풀고 국내 화장품 시장의 간판 자리에 한 발자국 더 앞서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4626억 원, 84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1%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36.0% 감소한 수치였다. 특히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인해 시장이 축소됐던 2017년 3분기에 비해서도 실적이 크게 줄어든 수치였다.

반면 LG생활건강은 3분기 전사 매출에서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1조7372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9.8% 증가한 2775억 원을 달성해 자사의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로 LG생활건강이 이번 3분기 실적에서 아모레퍼시픽을 완벽히 제치며 새로운 왕좌의 자리에 올라서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과연 이들이 어떻게 독보적 1위였던 아모레퍼시픽을 제치고 새로운 왕좌의 자리에 올라섰는지, 왕좌를 되찾기 위한 아모레퍼시픽의 대안은 없을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까 한다.

 

(사진=뉴시스)
LG생활건강의 차석용 대표 (사진=뉴시스)

LG생활건강, 실적의 비결은 '화장품'과 '고급화'

LG생활건강의 실적은 이미 2017년부터 아모레퍼시픽을 넘어서고 있었지만, 이번 3분기에는 특히나 큰 차이로 아모레퍼시픽을 왕좌의 자리에서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이 특히 두각을 나타낸 분야는 화장품 사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LG생활건강 전사 분야 중 화장품 매출만 9542억 원, 영업이익은 1840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2017년 3분기와 비교했을 때 각각 23.5%, 30.6% 성장한 결과였다. 

이러한 LG생활건강의 성공 이유는 브랜드의 고급화 전략이 가장 큰 이유일 것으로 추측된다.

2006년부터 중국의 화장품 시장으로의 진출을 엿본 LG생활건강은 대표 브랜드 '후'의 모델로서 중국 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던 배우 이영애를 내세워 '빅 모델 마케팅'을 펼쳤다. 또한 상하이와 베이징 등 중국의 주요 대도시 내에 있는 고급 백화점에 입점해 소위 말하는 상류층 고객들을 공략하며 'VIP 마케팅'에 집중하기도 했다.

이러한 마케팅을 통해 2006년에 551억 원이었던 '후'의 매출액은 2016년에는 1조 원을 넘어서며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와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한방 화장품 분야에서 만년 2위였던 후는 2017년 처음으로 설화수의 매출액을 따라잡으며 성공한 마케팅의 표본이 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LG생활건강의 또다른 간판 화장품 브랜드인 '숨'과 '오휘' 또한 럭셔리 브랜딩에 성공적으로 착수 완료해 럭셔리 화장품의 대열로 합류한 것 또한 하나의 비결이 된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로 인해 성장하는 럭셔리 화장품 시장과 국내와 해외를 넘나들며 좋은 실적을 내는 럭셔리 화장품 라인의 매출 덕에 이들의 실적 또한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니스프리 홈페이지 캡처)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하우스는 로드샵 시장의 침체기를 여과없이 보여 주고 있다. (사진=이니스프리 홈페이지 캡처)

아모레퍼시픽, 사드 여파에 여전히 맥 못 추네

화장품 시장 내 '큰 손'이었던 중국 소비자들은 사드 여파로 인해 발길이 끊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드 여파와 함께 중국 내 화장품 시장의 뜨거운 맹추격은 매출의 90%를 화장품 사업으로 충족하고 있던 아모레퍼시픽을 주춤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중국 로컬 업체들의 고급화 전략이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하우스' 등 중저가 브랜드가 대다수인 아모레퍼시픽의 발목을 잡았으며,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사업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나 줄어든 결과를 보여 줬다. 매출은 3.7% 정도 소폭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대폭 줄어, 돈은 더 많이 벌었으나 '실속'은 챙기지 못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몇 년 전까지 '두 자리 수 성장'이라는 기염을 토하던 이니스프리의 영업이익은 29% 감소했으며, 에뛰드 하우스는 92억 원의 적자까지 기록해 로드샵 시장의 침체기를 여과없이 보여 주고 있다.

뷰티업계에서 가장 먼저 1조 반열에 올랐던 아모레퍼시픽은 체면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반면 LG생활건강의 후는 고가 제품군 확대 전략으로 숨의 '숨마 라인'과 오휘의 '더 퍼스트 라인실'의 매출이 전년보다 각각 103%, 45%씩 늘어 분기별 매출을 계속해서 경신했다. 여러 업계에서는 후가 올해 한국 화장품 매출 2조 원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조직 개편을 강행하고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등 본격적인 재정비에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LG생활건강의 후 또한 브랜드 창립 10주년을 맞아 2018년 한 해 동안 럭셔리 브랜드로 더욱 거듭날 '왕후 프로젝트'와 함께 이영애를 글로벌 전속모델로 재계약하며 2019년에도 또 한 번 실적 1위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꾸준한 성장을 보여 준 LG생활건강과 일격의 칼을 갈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과연 4분기와 더불어 올해의 화장품 시장 승자는 어떤 그룹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