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규제없는 동남아에 따라잡힌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
[뉴스줌인] 규제없는 동남아에 따라잡힌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
  • 배근우
  • 승인 2019.01.24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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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235억 8000만 달러 vs 아세안 238억 달러, 한국을 앞선 아세안의 기업가치
- 고질적인 '포지티브' 규제로 인해 다리를 절면서 헤매고 있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동남아시아는 현재 ‘신흥공업국’으로써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는 중이다.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ASEAN)'이라는 지역 국가 연합을 결성함으로써 그들의 결속력을 제대로 다진 상태로, 한국인들에게는 ‘개발도상국’, ’최빈국’라는 인식이 따라붙던 벤처 불모지에서 큰 성공을 거둔 스타트업 기업들이 속속들이 나타나고 있다.

2019년 1월 13일, 아세안(ASEAN)이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역전한 사건이 발생했다.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출처:CB 인사이츠(CB Insights))

한국을 따라잡은 아세안 유니콘기업

미국의 스타트업 정보 업체인 ‘CB 인사이츠(CB Insights)’에 따르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인 아세안(ASEAN) 10개국에 탄생한 유니콘 기업 6곳의 가치가, 한국 유니콘 기업 6곳의 가치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한국은 지난해 배달의민족의 ‘우아한형제들’과 간편 송금 토스의 ‘비바리퍼블리카’ 등 3곳의 스타트업들이 겨우 유니콘 목록에 추가됐으며 한국 유니콘 기업 6곳 가치는 <235억 8000만 달러(약 26조 5911억 원)>로 측정됐다.

하지만 동남아시아는 동남아 우버 ‘그랩’과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토코피디아’, ‘부칼라팍’ 등의 스타트업들이 유니콘 목록에 추가됐고, 동남아 유니콘 기업 6곳의 가치는 <238억 달러(약 26조 7797억 원)>으로 발표됐다. 무서운 성장세다.

*유니콘: 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2018년 8월 31일 경기 성남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데이터 경제활성화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데이터 산업핵심 자산 활용 관련 발표를 하고 있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출처: 뉴시스)
데이터 경제활성화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데이터 산업핵심 자산 활용 관련 발표를
하고 있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출처: 뉴시스)

왜 아세안에 밀렸나? 한국이 따라잡힌 이유 

대한민국은 <포지티브 규제> 방식이 대부분의 법안에 적용되고 있다. 법이나 규제를 만들 때 ‘가능한 것’을 지정해주며 가능한 몇 가지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다 안된다고 명시하기 때문에 스타트업과 같이 뛰어난 아이디어로 승부 봐야 하는 기업은 능력을 발휘하기가 어려운 환경이다.

스타트업은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것으로 수익을 창출해내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러한 포지티브 규제는 한국 스타트업의 생태계에 한계를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현재의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딱 규제만큼만 뛰고 있는 실정이다.

겹겹이 쌓여있는 규제 속에서 제대로 시작도 해보지 못하고 헤매는 동안 동남아시아에게 역전된 것이다. 한국의 수많은 스타트업들은 제대로 시작도 해보지 못하고 헤매다가 망하거나, 대기업에 인수되기 일쑤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카풀 규제’에 카카오에 인수된 ‘럭시’와 현재 규제로 발이 묶인 ‘카카오’를 들 수 있다. 거기에 공유 숙박인 ‘에어비앤비’ 또한 제대로 된 운영을 못하고 있다. 

(출처: 아세안)

반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와 다르게, 아세안은 한국과 반대로 <네거티브 규제>를 적용해 폭발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다.

동남아의 네거티브 규제는  ‘해서는 안 되는 몇 개’를 지정해주고 모두 허용해 주고 있다. 하면 안 되는 것 몇 가지만 피해 간다면 뛰어난 아이디어를 통해 무한한 가치창출을 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동남아시아 유니콘 스타트업의 기술과 사업방식은 새로울 것이 없다. 

이전에 한국에서 이미 시도한 사업들이며 아이디어 들이다. 하지만 한국과의 차이점은 ‘기존에 없던 사업방식’이라는 이유로 국가에서 사업 허가를 오래 끌어 헤매게 만들거나, 시작조차 못하게 만들지는 않았던 것이다.

거기에 아세안 국가 간의 <무역•투자 장벽이 낮아> 성공을 거두면 곧바로 인접 국가로 진출해 규모를 보다 크게 확장할 수 있었다. 동남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젊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역이면서, 30대 이하의 젊은 인구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동남아시아의 젊은 인구는 <유행에 민감>하면서도 <의욕이 높고>, <생산 가능인구의 수가 많다>.

이러한 이점들이 아세안이 한국을 따라잡을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한국의 실리콘밸리’라고 꿈꾸기 전에 ‘동남아시아에게 패배할 걱정’을 할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데일리팝=배근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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