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깊은 관계는 싫어!" 밀레니얼 세대의 외로움? '살롱문화'로 해결!
[이슈&트렌드] "깊은 관계는 싫어!" 밀레니얼 세대의 외로움? '살롱문화'로 해결!
  • 이지원
  • 승인 2020.01.1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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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밀레니얼 세대는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인간관계에 권태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맥이 곧 힘이다"라는 말을 믿으며 인맥관리 전전긍긍하던 모습들은 모두 옛말이 됐다. 관계에 권태로움을 느끼며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인간관계에 권태를 느끼는, 일명 '관태기'가 2030 밀레니얼 세대에게 만연한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밀레니얼 세대에게 인맥 관리란 그저 '힘 빠지는 일', '지치는 일'에 불과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20대 전문 연구기관 대학내일 20대연구소는 대한민국 20대 남녀 643명 대상으로 조사한 '관태기를 겪는 20대의 인간관계 인식 및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그 결과 20대 4명 중 1명은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시대의 20대들은 인맥의 유지 및 관리에 피로감과 회의감을 느끼며 새로운 관계를 맺기에도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깊은 관계 대신 취향으로 가볍게 모이는 '살롱문화'가 밀레니얼 세대들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약간의 의지만 있다면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으며, 불확실한 상황 속 스스로의 자아를 찾아가고 싶은 마음에 현대판 살롱문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깊은 관계 대신 같은 취향으로 가볍게 모이는 '살롱문화'가 밀레니얼 세대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살롱(Salon)'이란 16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영향으로, 프랑스 귀족 부인들의 사교모임에서 비롯된 문화를 뜻한다. 그들은 함께 모여 책을 읽거나 토론을 즐기고, 새로 유입된 신문화를 먼저 접하며 앞선 문화를 맛보는 등 유럽의 고급 문화가 탄생하고 교류하는 공간을 제공하는 데 앞장섰다.

수십 년을 함께 살아온 가족들이더라도 취향은 각자 다르다. 하물며 학교나 회사 등 사회에서 만난 이들과 맞는 취향을 찾기란 더더욱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나와 딱 맞는 취향을 가진 타인을 찾는 방법은 없을까? 물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기반의 소셜 모임이 오프라인 모임으로 발전하며 새로운 살롱문화를 만들어냈다. 자신이 관심있는 취향으로 한 데 묶인 이들은 관심있는 주제를 기반으로 가벼운 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살롱문화의 발전을 이끈 것은 다름 아닌 밀레니얼 세대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취향 기반의 오프라인 모임들이 살롱문화로 발전하며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타인보다는 개개인의 삶이 더 중요해지고, 자신에게 심리적인 만족감을 선사하는 '가심비'가 소비의 기준이 된 이들에게 안성맞춤의 장소를 제공해 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취미와 취향은 다르다. 취미의 경우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취향의 경우 어떠한 액션을 취하지 않더라도 내가 좋아하면 그만인 '선호'의 일종이다. 이처럼 취향이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만나 취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이러한 살롱문화의 성격은 밀레니얼 세대와 참 잘 어울리는 트렌드라 할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밀접하고 깊은 관계로 얽히는 것은 부담스러워하지만, 완전히 소외되는 것은 꺼리는 '인스턴트식' 관계를 선호한다. 소속감에 묶이는 것을 싫어하며, 자신이 주도해 다른 이들을 모을 필요도 없다. 온라인 모임 플랫폼이 주최 및 유지까지 모든 것을 도맡아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자신이 관심 있던 것을 선택하고 편한 시간대만 선택하면 가벼운 관계가 형성되고, 맞지 않는다면 빠르게 이별을 고하더라도 그 누구 하나 신경쓰지 않는다. 쉽게 모인 만큼 떠나는 것도 자유롭다. 그들의 소통 방식이다.

현대판 살롱문화의 시작은 독서 커뮤니티 플랫폼 '트레바리'로부터 시작됐다. (사진=트레바리 홈페이지에서 캡처)

국내 현대판 살롱문화의 시작은 독서 커뮤니티 플랫폼 '트레바리'로부터 시작됐다. 2015년 서비스를 시작한 트레바리는 회비를 낸 사람들에 한해 독서 모임을 만들어 준다.

4개월 회비는 19만 원~29만 원에 달한다. 누가 돈을 주고 책을 보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해당 서비스는 시작한 지 4년 만에 유료회원 5600명을 끌어들였다. 현재는 3만 5000명에 달하는 회원을 유치하기도 했다.

이렇듯 많은 이들이 찾는 이유에 대해 실제 이용자들은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과 '깊이감'에 있다고 답한다. 빠르게 읽고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닌, 오랜 시간 책을 음미하고 즐기며 책을 좋아하는 이들과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 것이다.

그런가 하면 운동을 더한 플랫폼도 있다. 아는 사람과 운동을 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버핏서울'은 남성과 여성 12명~16명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운동을 원하는 지역에서 함께 운동할 수 있는 그룹 운동 프로그램이다.

한 팀에 배치되는 두 명의 트레이너와 주 1회~2회 가량 함께 만나서 운동하게 되며, 오프라인 운동이 없는 날에는 각자가 소화해야 할 운동량을 정해주면 각자가 이행 여부를 온라인으로 올리는 것이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