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함께 달리는 '러닝 크루'에 빠진 2030 세대 [TV로 보는 싱글라이프]
도심 속 함께 달리는 '러닝 크루'에 빠진 2030 세대 [TV로 보는 싱글라이프]
  • 변은영
  • 승인 2020.01.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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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RUN' 캡처

 

최근 걷기나 달리기를 소재로 다룬 예능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여행 예능이 인기를 얻으며 포화 상태가 됐는데, 러닝 문화에 관심이 높아지는 트렌드를 예능에 접목하며 주목 받고 있다. 

달리기를 하며 때로는 자신에게 집중하고 때로는 함께 달리는 이와 고난과 쾌감을 공유하는 모습이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tvN 'RUN'은 출연진이 러닝 크루가 되어 국내외 러닝 스팟을 달리는 즐거움을 담은 예능 프로그램이다. 러너(Runner, 달리는 사람)가 된 출연진들은 국내외에서 달리기 여행기를 선보이고, 나아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리는 국제 마라톤 대회에 도전한다.

지난해 11월 방영한 MBC 스페셜 2부작 '워킹맨'은 세 배우의 770km 해파랑길 대장정을 그린다. 워킹맨 3인방은 아름다운 해파랑길 위에서 그간 어디에서도 말하지 못했던 솔직한 속내와 인생 이야기를 나눈다.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생생한 인생 이야기 또한 걷는 재미를 더한다. 

 

ⓒMBC 홈페이지

 

최근 2030 직장인을 중심으로 '러닝 크루' 열풍이 불며 달리기를 통해 자존감과 건강, 힐링 등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 만큼 출연진의 'RUN'을 지켜보며 바쁜 일상을 잠시 잊고 힐링과 위로, 러닝 욕구에 대한 대리 만족을 느낄 수 있다.

달리기를 의미하는 '러닝(running)'에 조, 모임 등을 의미하는 '크루(crew)'가 합쳐진 러닝 크루는 여러 사람이 같은 장소와 시간에 모여 함께 달리기하는 동호회로 자발적으로 모인 사람들과 함께하기 때문에 운동을 할 수 밖에 없는 행복한 강제성이 생긴다. 

전문가들은 2030 직장인들이 러닝 크루에 열광하는 이유로 '모임의 실용성'을 꼽는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2030세대는 높은 책임감이나 의무감을 요구하는 동호회를 기피한다. 취미 생활에서만큼은 정신적인 피로함을 겪지 않도록 자신이 원하는 때에 하고 싶은 것만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모임을 찾는다.

또한 러닝 크루는 불필요한 친목보다 오직 달리기에 집중하기 때문에 목적이 뚜렷하고 효율적이어서 젊은 직장인들이 선호한다. 많은 러닝 크루가 정기 모임에 나오라고 강요하기보다는 누구나 원할 때 참여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젊은 세대의 입맛에 들어맞는다.

러닝 크루들은 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교류한다. 참가 공지는 인스타그램으로 이루어지며 알려준 ID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거나 링크에 적힌 구글 DOCS를 통해 신청서를 제출하고 게스트로 참가할 수 있다. 

공통의 관심사로 모인 사람들끼리 함께하다 보니 편안함과 만족감도 상당히 높다. 공감과 소통이 점점 결여되는 사회에서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데일리팝=변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