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궁금] 올해의 트렌드 컬러는 '클래식 블루'.."누가, 왜 정하는 건가요?"
[그것이 궁금] 올해의 트렌드 컬러는 '클래식 블루'.."누가, 왜 정하는 건가요?"
  • 이지원
  • 승인 2020.01.1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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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컬러... 누가, 왜 정하는 걸까? (사진=팬톤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캡처)

팬톤은 2020년 올해의 컬러로 '클래식 블루'를 선정했다. 2017년 그리너리 컬러, 2018년 울트라 바이올렛, 2019년 리빙코랄의 뒤를 잇는 올해의 컬러로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블루 계열의 색상이 선정된 것이다.

다양한 산업 전반에서 표준색상으로 사용되고 있는 팬톤은 2000년부터 매년 12월 첫주, 다가올 해를 대표할 컬러를 발표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와 패션, 영화 제작, 인기 여행지, 경제적 조건, 스포츠 이벤트 등에서 미래 시장을 예측해 앞으로 선호될 색상을 추출하는 것이다.

"이런 색이 유행하겠어?"라고 생각했던 색상들도 팬톤의 올해의 컬러로 선정되면 어느샌가 뷰티 업계와 인테리어 업계 등에서 곧잘 사용하며 우리의 일상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색으로 탈바꿈 하곤 한다.

이렇듯 팬톤의 색상 선정은 패션과 뷰티 산업 전반은 물론 IT, 인테리어, 그래픽 디자인 등 여러 산업에서 제품 개발 및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곤 한다.

그렇다면 올해의 컬러는 대체 왜 정하는 걸까?

올해의 컬러, 누가 정하는 건가요? (사진=팬톤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올해의 컬러, 누가 정하는 건가요?

올해의 컬러라고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은 대부분 팬톤일 것이다.

1963년, 로렌스 허버트(Lawrence Herbert)가 창립한 팬톤은 수많은 색에 고유번호를 붙여 만든 '팬톤 컬러매칭시스템(PMS: Pantone matching system)'으로 이름을 알렸다. 팬톤 컬러는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색채 언어로 알려져 있으며, 전세계에서 공통의 색 언어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산업 전반에서 '표준색채언어'로 이용되곤 한다.

하지만, 사실 팬톤이 독단적으로 올해의 컬러를 정하는 것은 아니다. 팬톤이 선정하는 올해의 컬러는 총 3단계를 걸쳐 선정되곤 한다.

첫 번째로 향후 어떤 색상이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영향을 미칠지를 예측하는 '미래 시장조사' 단계와 해당 조사를 통해 모든 빅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주목받는 색상을 가려내는 '빅데이터 분석'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후보 컬러가 올해의 컬러로 선정될 만한 이유와 뒷받침 될 근거 자료들을 모아 분석하는 '타당성 분석'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렇듯 치밀하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만 올해의 팬톤 컬러로 최종 결정이 되는 것이다.

팬톤 외에도 국제유행색위원회는 색과 관련해 심도깊은 자료를 조사한다. (사진=팬톤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그리고 색과 관련한 자료들을 심도깊게 조사하는 곳이 곧 '국제유행색위원회(Intercolor)'이다. 1963년, 파리에서 설립된 국제유행색위원회는 국제적인 규모의 유행 컬러 관련 협의 기관이다.

파리에 있는 본부 외에도 프랑스와 영국, 스페인 등 약 20여 개국의 전문 위원이 참여하는 중요한 기관이라 할 수 있다.

국제유행색위원회는 2년 후의 색채 방향을 분석하고 제안하며, S/S와 F/W 두 분기로 나누어 유행 컬러를 에측 및 제안한다. 이렇듯 우리의 생활 속 유행하고 있는 컬러는 이미 2년 전 국제유행색위원회가 결정한 색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유행하는 컬러의 영향이 가장 밀접하게 미치는 업계가 패션업계인 만큼, 해당 연도에 유행할 컬러의 원단이나 각종 부자재 등의 재료들을 미리 준비하기 위함이다.

우리나라 역시 1992년부터 인터컬러 회원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유행컬러와 각 분야의 유행컬러를 알리고 있다.

올해의 컬러, 왜 정하는 걸까? (사진=팬톤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캡처)

 

Q. 올해의 컬러, 왜 정하는 건가요?

 

"사람들이 색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도록 자극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색에 대한 관심을 통해 색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하고, 인간의 창의적 활동에 자극을 주기 위해서다"

2000년 이후로 꾸준히 올해의 색을 발표해 온 팬톤은 이제 모두가 그들의 발표를 기다리게 만들었다. 

팬톤은 이를 위해 미래 시장을 조사했으며, 시장에 선보여질 다양한 제품들의 색을 조사하고 통계를 냈다. 이러한 데이터 속에 추려진 색 중 '시대적인 타당성'이 뒷받침된다고 여겨지는 단 하나의 색상을 선정하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고도 심도높은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쓰임이 많은 색상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으며, 이것이  팬톤이 시대적 타당성을 살피는 이유이다. 그리고 이를 주장하기 위해 그들은 올해의 컬러 발표와 함께 그 컬러를 선택한 이유를 밝히곤 한다.

2017년 컬러인 그리너리의 경우 피로한 사회에 찌든 현대인에게 여린 나뭇잎의 연두색이 휴식을 줄 것이라는 믿음을 담았고, 2018년 울트라 바이올렛에는 각박한 이 시대가 창의와 신비를 원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러한 감수성이 곧 팬톤의 전략이자 올해의 컬러를 정하는 이유이다. 대중이 색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고 그 색이 화제가 되며, 그 색을 통해 인간성과 자연성을 회복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올해의 컬러인 클래식 블루는 호기심과 사색, 향수가 뒤섞인 색을 연상시키게 한다. 뻔한 것을 넘어 우리의 사고를 확장시켜 주고, 더 깊이 생각하게 하고, 시야를 넓혀 주며 의사소통의 흐름을 열어 주는 색이 되길 바라는 팬톤의 바람이 담긴 색상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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