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궁금] 세상을 바꾸는 잡지 '빅이슈', 무슨 일을 할까?
[그것이 궁금] 세상을 바꾸는 잡지 '빅이슈', 무슨 일을 할까?
  • 이지원
  • 승인 2020.02.0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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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잡지, '빅이슈(Big Issue)'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시가 2018년 집계한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 내의 노숙인은 3478명을 기록했다.

더불어 보건복지부의 '2016년 노숙인 등의 실태조사 결과 및 향후 대책'에 따르면 전국의 노숙인은 약 1만 134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노숙인 및 쪽방주민의 미취업자 수는 64%에 달했으며, 이 중 근로능력이 없는 이들은 76.2%으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보건복지부가 1만여 명의 노숙인 중 2032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 면접조사에 따르면 실제 노숙자의 발생과 지속 원인은 알코올 중독이 8%로 꽤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해당 연구의 응답자 중 40%는 술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술과 담배에 의존성 역시 강해 수입의 39%를 술 및 담배 구매에 할애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노숙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로는 알코올 중독 외에도 ▲질병 및 장애(정신질환) 26% ▲이혼 및 가족해체 15% ▲실직 14%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이는 결정적인 계기일 뿐, 그 무엇 하나 노숙을 하게 된 원인이라 구분 지어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원인이 한 가지가 아닐 경우도 있을 뿐더러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요인이 누적되고 중첩되며, 복합적인 원인으로 인해 이러한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보건복지부는 골자의 보고서에서 2017년 우울증 평가도구(CES-D)를 활용해 2000여 명 노숙인의 우울 종합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우울증 증상이 있는 응답자는 전체의 51.9%로 높게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노숙인들을 위한 심리치료 서비스가 확대돼야 할 것이라 말하기도 하며, 노숙인들의 무기력함 역시 우울한 심리에서 나온다는 의견 역시 비일비재하다. 그렇다면 노숙인들의 우울함과 자립을 도와 주는 기업은 없을까? 

노숙인들이 자립할 수 있는 힘을 키우고 평범한 시민으로서의 경험들로 하여금 다시 한 번 일해야겠다는 마음을 심어 주는 기업. 세상을 바꾸는 잡지, '빅이슈(Big Issue)'를 소개한다.

빅이슈는 자립을 통한 노숙인 재활, 자활을 돕는 기업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손꼽힌다. (사진=빅이슈 코리아 홈페이지에서 캡처)

1991년 영국에서 탄생한 잡지사 빅이슈는 자립을 통한 노숙인 재활, 자활을 돕는 기업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손꼽힌다. 

영국 런던 거리에 주거가 취약한 '홈리스(homeless)' 수가 증가함에 따라 이들에게 잡지 판매를 통해 합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자 시작된 기업이다.

빅이슈는 사회구조로 말미암은 빈곤 문제를 비즈니스 모델로 해결하자는 미션에 맞게 노숙인 등 주거취약계층에게만 잡지를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판매금의 절반에 달하는 수익을 판매원인 홈리스가 가져갈 수 있도록 하고, 합법적인 일자리를 통해 각 판매자가 구걸하지 않고 일하는 '마이크로 기업가'의 자리에 당당히 설 수 있도록 했다.

즉 다양한 분야의 재능기부자들이 참여해 잡지를 만들고, 노숙인 출신의 판매원들이 잡지를 판매해 일부의 수익을 자립기반으로 활용하는 구조인 것이다.

영국에서는 매년 3700명의 홈리스가 새롭게 빅이슈 판매원으로 등록되고 있으며, 전 세계 11개국에서 15종을 발행하고 있다.

빅이슈는 고시원이나 임대주택 입주 자격을 부여해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했다. (사진=빅이슈 코리아 홈페이지에서 캡처)

2010년 7월부터는 한국에서의 발행도 시작했다.

대중에게 판매되는 잡지의 가격은 권당 5000원, 이 중 50%인 2500원은 잡지를 판매한 노숙인에게 돌아간다. 더불어 서울시와 지자체,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 서울시메트로 9호선과의 협력을 통해 거리에서의 안정적인 판매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6개월 이상 판매하고 수입을 꾸준하게 저축한 노숙인들에는 임대주택 입주 자격을 부여해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했다.

2주 동안 꾸준히 판매를 이어간 판매원에게는 고시원을 연결해 주기도 한다.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 수익으로 자립의 힘을 마련하며 임대주택이나 여타 취업프로그램의 연계를 향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창간 이후 800명 이상이 빅이슈 판매원으로 활동했으며 매년 100여 명의 홈리스가 빅이슈 판매원으로 등록되고 있다. 2018년 5월을 기준으로 빅이슈 판매원을 포함한 홈리스 71명이 임대주택에 입주했고, 25명은 재취업 등의 활동으로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도 했다.

이렇듯 빅이슈는 다양한 공공기관으로부터 상을 받으며 전 세계적인 '사회적기업'으로써 그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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