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갱탈출] "섭취 가능성 높은데"...일부 입술용 화장품에 알레르기 유발하는 '타르 색소' 사용
[호갱탈출] "섭취 가능성 높은데"...일부 입술용 화장품에 알레르기 유발하는 '타르 색소' 사용
  • 이지원
  • 승인 2020.04.0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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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방송 등 대중매체와 미디어의 영향으로 화장을 시작하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특히 립스틱 등 입술용 화장품의 경우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색조화장품이며, 입술에 바르는 제품 특성 상 섭취 가능성도 높다. 

이에 유해물질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일부 제품에서는 피부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색소가 사용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 연령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015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초등 4~6학년 여자 어린이들의 절반에 달하는 45%가 '화장을 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대부분 틴트와 BB크림, 볼터치 등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가 하면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소속 녹색건강연대가 전국의 초・중・고등학생 4736명을 대상으로 화장품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청소년들의 화장 경험은 높게 나타났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초등 여자 어린이의 42.7%가 눈이나 입술 화장 등 '색조 화장'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날마다 화장을 하는 비율도 12.1%에 달했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입술용 화장품은 전문매장이나 로드숍 등 접근성이 높은 곳에서 가격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어 청소년들의 구매율 역시 높다. 특히 제품 특성 상 섭취 가능성이 높아 이에 포함된 유해물질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총 625개 제품의 타르색소 사용실태 및 안전성 검사를 위해 20개 제품의 중금속(납・카드뮴・안티몬・크롬) 함량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안전 기준에는 모두 적합했으나 피부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색소가 사용되고 있어 타르색소 기준 강화 및 전성분 표시방법의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입술용 화장품에서 피부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색소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소비자원이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점순 상위 화장품 업체(8개)・종합소매 업체(2개)의 온라인몰, 오픈마켓(6개)에서 판매순위 상위 제품을 선정해 625개 입술용 화장품의 타르 색소 사용실태를 분석한 결과, 98.4%에 달하는 615개의 제품이 총 20개의 타르색소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들 615개 제품은 최소 1종~최대 17종의 타르색소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평균적으로 3종의 타르색소를 사용 중이었다. 특히 ▲적색202호(66.2%) ▲적색104호의(1)(53.7%) ▲황색5호(51.7%) ▲황색4호(43.3%) 등의 사용빈도가 높았다.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적색202호'의 경우 입술염 등 피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에도 입술용 화장품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었다. 더불어 조사대상의 절반에 달하는 제품에 사용된 '황색 4호', '황색5호' 성분의 경우 두드러기 등의 피부 알레르기 반응이나 심할 경우 천식・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또한 일부 제품에서 사용된 '적색2호', '적색102호'의 경우 미국에서는 이미 식품 및 화장품 등에 사용이 금지돼 있으나, 국내에서는 ▲내복용 의약품・구강제제 ▲영유아・만 13세 이하 어린이 화장품을 제외한 제품에 사용이 가능한 실정이다.

더불어 '등색205호'의 경우에는 국내외 모두 식품에서의 사용이 금지돼 있는 상태다. 특히 미국에서는 일반 화장품에 사용이 금지돼 있으며, 국내의 경우 눈 주위 화장품에만 제한적으로 사용이 금지돼 있어 섭취 가능성이 높은 입술용 화장품에 사용될 경우 안전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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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용 화장품의 경우 섭취 가능성이 높아 유해물질에 대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또한 한국소비자원이 오픈마켓(6개) 및 종합소매 업체(2개) 온라인몰의 판매순위 상위 제품 선정(일반용 15개, 어린이용 5개)해 총 20개 제품의 중금속 함량 및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 제품에서 납이나 카드뮴, 안티몬, 크롬 등은 검출되지 않아 안전 기준에 적합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20개 제품 중 15%에 해당하는 3개 제품의 경우 제조번호나 사용기한, 한글표시 등을 누락해 '화장품법' 기준에는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은 "대부분의 입술용 화장품은 내용량이 10㎖(g) 이하이므로 포장에 전성분을 표시할 의무가 없으나, 소비자가 제품 선택 시 안전성 우려가 있는 타르색소 등의 포함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첨부문서・QR코드 등을 통해 전성분을 표시하는 개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업체에 제품의 표시개선을 권고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입술용 화장품에 대한 일부 타르색소의 사용제한을 검토하고 입술용 화장품의 표시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및 전성분의 표시 개선 방안 마련 등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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