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라이프 인터뷰] 글과 요리가 함께하는 제주 혼라이프 '외롭지만 편한 혼족'
[혼라이프 인터뷰] 글과 요리가 함께하는 제주 혼라이프 '외롭지만 편한 혼족'
  • 허진영
  • 승인 2021.03.04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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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귀를 기울이겠다는 용기를 낸다면, 스스로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을 것"
"혼라이프는 무리와의 이별이 아닌 자신으로의 회귀"

제주도에서 혼라이프를 꿈꾸는 로망을 가지고 계시나요? 어디서 지내든 그 곳이 제주도라도 혼자 사는 '혼라이프'는 외롭습니다.

그럼에도 혼자 글을 쓰고, 요리하며 음악을 하며 혼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자취생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사진=인스타그램 @sontastytaste님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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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스타그램 @sontastytaste님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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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드릴게요!

 저는 혼자 제주도에 내려와서 자취를 하고 있는 28살 남자입니다. 글쓰기를 주로 했지만 현재는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혼라이프를 선택하게 된 (경험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2년 전에 글쓰기를 위해 가장 고립된 공간에 저를 두려고 했습니다. 세상에 좋은 글을 써보여서 금의환향하겠다는 포부가 있었지요. 그때, 전국 지도를 펼쳐놓고 가고픈 곳을 찾다가 아무런 연고가 없는 제주도라는 섬에 매력을 느껴서 짐을 쌌습니다.

 

Q. 글, 요리, 음악 등 다양한 취미를 즐기시는 것 같은데 혼자 있을 때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시나요?  

주로 새로운 요리를 찾습니다. 요리 프로그램과 식재료에 관련된 다큐 등을 시청하며, 제가 할 수 있는 재밌는 요리를 발견하려고 합니다.

원래는 글쓰기에 목숨을 걸겠다면서 두 권의 책을 내고 포부를 다졌지만, 현실의 높은 벽과 그 그림자 속에서 좌절하고 슬픔으로 몇 달을 보냈습니다.

그때 요리는 유일한 기쁨이 되었고, 괴로움을 잊게 해주는 친구가 됐습니다.   

(사진=인스타그램 @sontastytaste님의 이미지)
(사진=인스타그램 @sontastytaste님의 이미지)

Q. 혼라이프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뻔하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편함'입니다. 가끔은 누군가와 함께 살고 있다면 이런 기쁨을 찾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혼자 있으면 심심해서 여러 일들을 벌이기 때문이지요. 악기를 연주하고, 책을 읽고, 요리를 하며 알지 못했던 세계를 발견하게 됩니다. 인류의 발전은 심심함에서 시작되었다는 누군가의 주장이 이해가 됩니다.

 

Q. 나만의 혼라이프를 잘 즐길 수 있는 팁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관계의 강박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인간관계를 맺어오면서 그것과 멀어지는 일을 두려워합니다. 외로움 때문이지요. 하지만 대중 속에서도 외로운 건 마찬가지입니다.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귀를 기울이겠다는 용기를 낸다면, 스스로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혼라이프는 무리와의 이별이 아닌 자신으로의 회귀에 가까워지지요. 나를 위한 내일을 꿈꾸는 것입니다.   

(사진=인스타그램 @sontastytaste님의 이미지)
(사진=인스타그램 @sontastytaste님의 이미지)

Q. 내가 생각하는 혼족이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혼족은 책임질 것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경제적, 정신적, 현실적으로 많은 것을 혼자 감당하고 해결해야 하죠. 미래도 준비해야 하고요. 저도 그들 중의 한 명이지만, 그들을 생각하면 안쓰러운 마음이 듭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혼라이프 계획은 무엇이고, 혼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여리고 상처받기 쉬운 사람들을 위해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미래에는 그들을 위한 식당을 차리고 싶습니다. 책임질 것이 많은 사람들, 어느새 커버려서 불안한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공간과 정성스러운 음식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저를 포함한 모든 혼족들을 응원합니다. "이제까지 정말 수고했고, 곧 좋은 일이 생길 거야."

 

 

*혼라이프 인터뷰에서는 평범한 자취생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나만의 자취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으신 분들은 메일 주소(dailypop@dailypop.kr)로 신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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