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Talk] '스타벅스 너는 유죄' 언제까지 굿즈로 어장관리 할건데?
[이슈Talk] '스타벅스 너는 유죄' 언제까지 굿즈로 어장관리 할건데?
  • 정단비
  • 승인 2021.06.21 09: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번 이벤트에도 커피 17잔의 노예가 됐네요. 미션은 다했는데 선착순때문에 상품은 너무 빨리 품절되고 돈만 쓰게 하는 소비자 기만 행위에 분통이 터집니다"

"품절 공지 전에 프리퀀시 다 모았는데 이미 품절이라니, 이거 문제 있는 것 아닌가요?"

 

스타벅스커피코리아(스타벅스)의 프리퀀시 이벤트가 종료될 때마다 종종 오는 제보의 유형이다.

스타벅스는 계절마다 e프리퀀시를 활용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미션 음료 3잔을 포함한 총 17잔의 제조 음료를 구매한 회원을 대상으로 한정수량 선착순으로 사은품(굿즈) 1종을 증정한다.

여기서 분노를 느끼는 소비자들이 '한정수량', '선착순'의 의미를 몰라서 이런 분통을 터뜨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 하필 내 앞에서 품절인가', '스타벅스 상술의 희생양이 된 것인가', '배신감' 등 그동안의 시간도 주마등처럼 스쳐가고, 마치 어장관리 당하는 듯한 복합적인 감정이 드는 것이 아닐까.

스타벅스의 시즌 굿즈는 높은 인기에 빠른 품절은 물론 중고거래를 위한 리셀러까지 등장하며 판이 너무 커졌다.

지난해 한 고객이 굿즈를 위해 커피 300잔을 주문한 뒤 299잔을 버리고 간 기행은 두고 두고 회자되고 있다. 

본래 취지는 스타벅스를 애용하는 우수고객들을 위한 사은품 증정이지만 요즘은 굿즈를 받기 위해 커피를 사먹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다.

이는 스타벅스도 이미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과열 양상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올해는 주문개수 제한, 매장 앞에서 기다리는 오픈런 폐지, 예약제 등의 몇 가지 해결책을 내놓기는 했다.

그러나 수요를 너무 뻔히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공급과 수요를 의도적으로 맞추지 않아 소비자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은 '유죄'이다.

과열 경쟁을 부추기는 선착순 진행방식을 고수하는 것도 유죄이다.

주문개수 제한 보다는 17잔을 마시고 선착순으로 사은품을 지급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 프리퀀시만 다 모으면 누구든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심어주는 것이 스타벅스의 상술이다.

매번 커피 17잔을 마시는 레이스를 벌이게 하는 것은 소비심리를 교묘히 이용하는 것이다. 게다가 매장 앞에서 줄을 서던 것을 눈에만 안보이는 온라인 줄서기로 바꾼 것이 최선인지 의문이다. 그것도 매일 아침 7시부터 줄서기를 하게 한다.

랜덤 추첨 방식이나 당첨의 기대감을 낮추는 이벤트 진행 방식이 필요하다. 1주일 1번씩 로또를 사는데, 이번주에 당첨이 안됐다고 해서 이만큼 열이 받을까?

진짜 진성팬들을 위한 이벤트라면 1회 적립은 20잔이 아니라 1잔으로 제한하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 심지어 소비자들은 프리퀀시를 돈을 주고 사기도 한다. 스타벅스가 추구하는 가치를 돈을 주고 사는 것이 맞는 방향인가. 

사은품의 가치가 그만큼 높게 책정되고 있다면 품격있게 진행할 방법을 찾아보자. 더불어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도록 사은 행사라는 취지를 다시 되찾자.

리셀러들이 마음만 먹으면 한 번에 사은품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해놓고 '많은 관심 감사합니다' 하는 것이 정답인가.

중고거래는 매니아 있는 시장이라면 흔히 있는 일이기 때문에 아예 막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스벅도 굿즈에 진심이라면 이번 시즌에 나온 굿즈가 바로 중고거래로 나오는 것은 막아야 한다. 누가 봐도 스타벅스를 사랑해서가 아닌 스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웃돈을 주고 팔려고 하는 의도가 뻔하지 않은가.

한편으론 '브랜드의 행태가 마음에 안들면 불매를 하면 되지 않나'라는 생각도 든다. 일부 이러한 행태를 두고 '멍청 비용'을 썼다는 비아냥도 있다.

이미 스타벅스는 몇 차례 불매운동을 겪었고 최근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논란을 두고서도 불매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솔직히 이번 불매운동이 크게 확대될지는 의문이다. 스타벅스가 한국에서 워낙 사랑을 받다보니 그동안의 불매운동들도 '찻잔 속 태풍' 정도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일본과 관련된 일에는 냉정한 잣대를 적용하는 국내 소비자들도 '스벅의 개인의 일탈' 앞에선 선택적 도덕관을 발휘하고 있다.

이렇듯 한국에서 맹목적인 사랑 받는 브랜드인만큼 스타벅스도 국내 소비자를 상술의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진심을 보여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