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돋보기] 한국의 1인가구, 얼마나 ‘잘’ 살고 있을까
[1인가구 돋보기] 한국의 1인가구, 얼마나 ‘잘’ 살고 있을까
  • 김다솜
  • 승인 2021.12.15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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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1 통계로 보는 1인가구’ 발표
1인가구 자산 9.3% 늘어날 동안 부채는 20.7% 늘어
10가구 중 8가구는 연소득 3000만원 미만
1인가구 19.5% “부양가족 없어 경제적 불안” 호소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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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크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 등에서 각종 지원대책이 쏟아지고는 있으나 1인가구의 경제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는 모습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1인가구는 얼마나 잘살고 있는지, 통계로 살펴본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1 통계로 보는 1인가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인가구의 부채를 포함한 자산은 1억7551만원으로 전체 가구(4억4543만원)의 39.4% 수준이었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9.3% 증가한 것으로, 같은 기간 전체 가구의 자산이 3.1% 늘어난 것보다 증가율이 높다. 언뜻 고무적인 결과로 보이지만, 부채만 떼어놓고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금융부채와 임대보증금을 모두 합한 1인가구의 부채는 2521만원으로 전년(2089만원) 대비 20.7%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가구의 부채가 7910만원에서 8256만원으로 4.4% 오른 것보다 4배 이상 높은 증가 폭을 나타내는 것이다.

1인가구의 부채를 좀 더 들여다보면 금융부채와 임대보증금이 전년보다 각각 340만원, 91만원이 늘었다.

1인가구의 금융부채는 2017년 1260만원에서 2018년 1485만원으로 늘었다가 2019년 1433만원으로 다시 낮아진 후 지난해 1774만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1인가구의 임대보증금은 663만원, 703만원, 656만원, 지난해 747만원 등으로 금융부채와 비슷한 등락을 나타낸다.

이는 1인가구의 소득수준은 낮은 반면, 주거비 부담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
통계청

2019년 기준 1인가구의 연소득은 2162만원으로 전체 가구의 36.5% 수준이었다. 전년대비 2.2% 증가한 것이지만 이는 재산소득과 공적이전소득, 사적이전소득이 크게 늘어난 결과로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되려 감소했다.

또한 1인가구의 절반가량(46.6%)은 연소득이 1000만~3000만원 미만이었다. 1년간 1000만원 미만의 소득을 버는 경우는 30.8%로, 10가구 중 약 8가구는 한 해 소득이 30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보고서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통계청의 동일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1인가구의 주택 점유형태를 보면 보증금 있는 월세 38.0%, 보증금 없는 월세 9.3%, 전세 15.8% 등이었다. 10가구 중 6가구 이상은 세입자인 셈이다.

필요로 하는 주거지원 프로그램을 보더라도 전체가구에서는 주택구입자금(34.6%)을 1순위로 꼽은 데 반해, 1인가구는 전세자금 대출(32.4%)과 월세 보조금(19.5%) 등이 우선적이라고 봤다.

통계청
통계청

지난해 1인가구의 소비지출 금액은 월평균 132만원으로, 이중 19.5%에 해당하는 25만7000원을 주거·수도·광열에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비지출 규모는 전년도(142만6000원)보다 낮아졌지만, 주거·수도·광열에 지출한 금액은 전년(25만5000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고용상황도 그리 밝지만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0월 기준 취업상태인 1인가구는 370만 가구로, 전년대비 2.0% 감소한 59.6%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취업 1인가구가 증가하고 65세 이상의 취업은 10% 이상의 증가율을 나타냈지만,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30대와 40대의 취업 1인가구 수가 각각 1.7%, 2.3% 줄어든 탓이었다. 

소득에 만족하는 1인가구의 비율은 18.1%로 전체 가구(23.5%)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반면 불만족스럽다는 1인가구는 49.9%로 전체가구(42.2%)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생활의 만족도 역시 만족 14.9%, 불만족 39.5%로 만족 비율은 전체가구보다 낮았으나 불만족 비율은 높았다.

또 1인가구 10가구 중 2가구(19.5%)는 ‘나를 부양해주는 가족이 없어 경제적으로 불안하다’고 답했다. 이 같은 경제적 불안은 20대 미만과 50세 이상 중장년층에서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