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킁킁’..강아지의 O에는 지문이 숨겨져 있다? 
‘킁킁’..강아지의 O에는 지문이 숨겨져 있다? 
  • 김다솜
  • 승인 2022.04.2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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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미아방지 방법 중 하나로 ‘지문 사전등록제도’가 꼽힌다. 안전드림앱이나 지구대를 방문해 아동의 지문과 사진, 개인정보 등을 등록하면 추후 문제시 경찰이 이 정보를 활용해 아동을 찾는 내용이다. 

현장에서의 효과도 높다. 경찰청에 따르면 실종아동 평균 발견시간은 94시간에 달하는데, 사전등록 아동의 경우 평균 46분만에 발견됐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입장이라면, 강아지도 비슷한 제도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테다. 물론 반려동물 등록제가 의무화 됐고, 내장 마이크로 칩이 등록지문과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내장칩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있다. 

그래서 최근 몇 년 간 강아지의 코에서 유기·유실 방지의 해답을 찾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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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의 코는 겉보기엔 다 똑같은 것처럼 느껴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람의 지문처럼 각기 다른 패턴을 가지고 있다. 이를 ‘비문’이라고 하는데, 비문을 미리 등록해 강아지 실종 시 활용할 수 있는 앱이 세계 곳곳에서 개발되는 중이다. 비문은 평생 변하지 않는 데다, 개의 홍채나 DNA 감식보다 정확도가 높기 때문이다. 

중국 안면인식 기술 기업 ‘메그비(Megvii)’는 지난 2019년 인공지능 시스템을 활용해 강아지 얼굴을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반려견의 코 사진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해 앱에 등록하면 인공지능이 코 무늬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국내 출시된 앱 중에서는 ‘펫나우’와 ‘미아펫’ 등이 비문 등록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중 펫나우는 촬영 단계에서부터 인공지능을 활용해 선명한 비문 사진을 확보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올초에는 미국에서 열린 CES2022에서 국내 스타트업으로서는 유일하게 최고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앱을 통한 비문등록 방식이 기존 내장칩보다 유리한 점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침습적이지 않기 때문에 부작용 등의 건강 우려가 없다는 것이다. 또 병원을 거치지 않고 집에서 보호자가 직접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 

길 잃은 강아지를 만났을 때에도 비문등록 방식이 보다 유리하다. 내장칩은 스캐너를 통해 읽어야 하기에 동물병원을 거치지 않고서는 주인을 찾아주기 어렵다. 그러나 비문 등록 앱은 누구나 설치할 수 있기에 더 빠르게 보호자를 찾을 수 있다. 

비문은 추후 펫보험 영역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펫보험은 반려동물의 신원 확인이 어려운 탓에 손해율이 높다. 또 최근에는 하나의 보험을 가입해 반려견을 바꿔치기 하는 방식으로 보험금을 타내는 사기도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들을 비문 확인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DB손해보험은 지난 2019년 비문 인식기술을 활용한 펫보험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오는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비문을 공약으로 내세운 인물도 등장했다. 안상수 국민의힘 인천시장 예비후보다. 그는 최근 비문등록제를 실시해 반려동물을 등록하고 보험에 가입하게 해 부담없는 반려동물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공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