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연·지연, 사라져야 할 문화 같아..느슨한 인간관계가 좋아”
“학연·지연, 사라져야 할 문화 같아..느슨한 인간관계가 좋아”
  • 김다솜
  • 승인 2022.10.0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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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많은 사람들이 학연이나 지연 등 기존의 인간관계 대신 느슨한 인간관계에 대한 선호도가 강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타났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과거 또는 현재 정기적 모임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모임 및 취향 소비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전체 응답자의 88.8%는 현재 정기적으로 활동 중인 모임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2019년 조사(90.6%) 때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코로나19 여파로 모임이 어려웠던 영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고등학교·대학교 모임이나 직장 내 친목회 활동 등 주변 인간관계 기반의 모임이 많은 편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73.5%는 다양한 모임이나 동호회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여러 인간관계를 통해 삶의 활력과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52.1%, 중복응답), 다양한 분야의 인맥을 넓힐 수 있다(34.6%), 친한 친구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된다(34.1%) 등이 꼽혔다. 

다만 향후 다양한 모임이나 동호회에 참여하겠다는 응답률은 2019년에 비해 다소 낮아졌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족의 의미가 더 중요해졌고(75.6%) 사회적인 관계보다 가족과 친한 친구 몇 명에 충실하고 싶다(75.9%)는 응답이 높게 나타나 기존 인간관계의 필요성을 이전보다는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읽혔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학교 동창 모임이나 직장 내 선후배 모임 등이 중요하며 이를 위한 인맥 관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동창 모임의 중요도와 참석 빈도는 이전보다 감소하고 있었는데, 이는 개인 삶을 살기에도 바쁜 세상이 되었기 때문(58.8%, 중복응답)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이런 가운데 동창회 사이트 가입 의향이 있다는 응답률은 이전 조사(51.5%)보다 다소 높아진 60.6% 기록했다. 기존 인간관계에 피로감을 느끼는 이들이 직접 대면하지 않고 최소한의 인간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5.4%)은 우리 사회에서 학연·지연 문화는 없어져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또 기존에 잘 알고 지냈던 사람들과의 관계가 부담스럽게 느껴지거나 한두 번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 편한 것 같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사회 전반적으로 기존의 학연·지연 위주의 모임 대신 느슨한 인간관계에 대한 선호(2019년 67.5%→2022년 71.0%)가 강해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같은 흐름에 따라 취향과 관심사 기반의 모임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1.0%는 기존 인간관계보다 개인의 취향 및 관심사에 의한 모임 및 동호회 활동이 늘었다고 답했으며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고 싶다는 응답도 74.0%에 달했다. 

최근 물가상승 및 경제침체 등으로 인해 모임에 들어가는 비용이 부담스럽고(61.6%), 요즘 같은 때에 굳이 취향 모임을 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41.5%)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최대한 저렴한 대안을 알아보는(78.2%) 등 경제적 이유로 인해 취향 소비를 포기하려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