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여행을 떠나기에도, 책을 읽기에도 좋은 계절이다. 만약 여행과 독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은 이들이라면 독서를 콘셉트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지역마다 숨겨져 있는 동네 책방에 들러 새로운 책을 경험하고, 조용한 곳에서 책도 읽어보는 거다.
동네 책방이 주는 재미는 단순히 책을 읽는다에서 그치지 않는다. 책방마다 고유한 북 큐레이션 방식을 가지고 있어 책을 고르는 것부터 즐거움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자, 이제 어디로 떠나볼까?
강릉 정동진에는 독특한 콘셉트의 서점이 있다. ‘이스트씨네’(EastCine)라는 이름의 이 서점은 일출 명소인 정동진에 위치한 서점답게 해가 뜰 무렵에 문을 연다. 작은 영화관처럼 꾸며진 이 공간에서는 영화와 관련된 책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실제 영화도 감상할 수 있다.
또 영화와 관련한 아기자기한 굿즈들을 판매하고 있어 영화 마니아라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하다. 이스트씨네의 정기 휴무일은 매주 화~수요일이며, 일출시간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단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휴게시간이다. ‘영화로운 스테이’라는 이름으로 북스테이도 운영하고 있으니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참고해보자.
이번에 떠날 곳은 강원도 속초다. 이곳에는 1956년에 문을 열어 65년째 운영되고 있는 동네서점, ‘동아서점’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 진열된 책은 5만권 이상으로, 모든 책들은 3대 운영자인 김영건 작가가 심사숙고해 고른 것이라고 한다.
북 큐레이션 방식도 기존 서점들과 달라 취향에 맞는 책을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동아서점은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운영되며 일요일은 휴무일이다.
동아서점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문우당서림’은 1984년에 지어진 서점이다. 5평의 작은 서점으로 시작한 이곳은 40년 넘게 자리를 지키며 250평 규모의 2층짜리 대형 서점으로 성장했다. 문우당서림의 가장 큰 특징은 일상에 존재하는 이슈 또는 소재에 주목해 키워드를 선정하고, 키워드에 따라 책을 큐레이션한다는 것이다.
선정된 키워드 외에도 독특한 북 큐레이션 방식을 구사하고 있어, 책을 고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끼기 충분하다. 문우당서림은 연중무휴로 매일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운영된다.
충청도 단양 ‘새한서점’은 영화 ‘내부자들’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1979년 서울 고려대 앞에서 시작해 2002년 자리를 옮겨와 명맥을 잇고 있다. 숲속에 위치한 탓에 찾아가긴 쉽지 않지만, 공간을 가득 채운 13만여권의 책들이 가득한 서점 안에 들어서면 이동의 고됨을 잊을 만하다.
조용한 숲속에 작은 공간, 투박하게 쌓여있는 책들이 한꺼번에 주는 낭만을 느끼고 싶다면 한 번쯤 방문해봐도 좋다. 새한서점은 매주 화~수요일을 제외한 나머지 요일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