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독거노인, 남성보다 여성 노인의 식사 질 낮아
혼자 사는 독거노인, 남성보다 여성 노인의 식사 질 낮아
  • 이수현
  • 승인 2023.01.0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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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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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발표한 ‘장래가구추계전국편(2020~2025)’ 자료에 따르면1인가구이면서 가구주 나이가 65세 이상인 경우를 의미하는 독거노인 가구는 2020년 161만8000가구에서 2050년 467만1000가구로 30년 사이 305만3000가구(188.7%)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체 가구 가운데 독거노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7.8%에서 2050년 20.4%로 높아진다. 28년 뒤엔 이웃집 다섯 곳 중 한 곳은 독거노인이 산다는 의미다.

계속 증가하는 독거노인의 비율, 현재 이들의 식생활 질은 어떤 상태일까.

노인 16%, 일상생활을 스스로 하기 힘든 활동 제한 상태

최근 명지대 식품영양학과 이영미 교수팀이 2019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만 65세 이상 노인 1383명을 대상으로 활동 제한 상태와 식생활 등을 분석한 결과 노인의 16%(222명)가 자신이 활동 제한 상태라고 응답했다.

노인의 활동 제한 비율은 농촌에서 생활하거나(37.8%) 1인 가구 노인(28.1%)에서 높았다.

활동 제한 노인의 절반 가까이는 혼자 식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외식횟수도 활동 제한 노인이 5.0회로, 활동에 문제가 없는 노인(7.4회)보다 적었다.

활동 제한 노인은 상대적으로 탄수화물은 많이, 지방은 적게 먹었다. 자유롭게 활동하는 노인보다 쌀밥 등 곡류 섭취량은 많았고, 채소 섭취량은 적었다.

활동 제한 노인의 영양섭취 부족률은 23.3%로, 활동에 문제가 없는 노인(13.0%)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혼자 사는 남성 노인, 식사 질 ‘가장 불량’

독거노인과 관련된 또 다른 연구 결과를 보면 노인 1인 가구라도 성별에 따라 식사의 질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 사는 노인은 배우자와 함께 사는 노인의 식사 질보다 낮았고 그 중에서도 혼자 사는 남성 노인 식사의 질이 가장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팀이 2016∼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5세 이상 노인 4260명을 대상으로 가구 형태별 식사의 질을 평가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해당 연구 팀은 노인을 ▲배우자 없이 혼자 사는 1인 가구 ▲배우자와 살거나 배우자를 포함해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가구 ▲배우자 없이 다른 사람과 사는 가구 등 세 그룹으로 나눴다.

여성 노인의 1인 가구 비율은 25.8%로, 남성 노인의 1인 가구 비율(11.8%)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번 연구에서는 질병관리청이 한국인의 전반적인 식생활과 식사의 질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한 지표(한국인 식생활 평가지수, 이하 KHEI)가 사용됐다. KHEI는 모두 14가지 문항에 대해 답변한 것으로,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이면 식사의 질이 우수한 것으로 본다.

남녀 노인 모두 혼자 살거나 배우자 없이 사는 사람은 배우자와 함께 사는 노인에 비해 식사의 질이 대체로 낮았다.

남녀를 나눠서 보면, 혼자 사는 남성 노인의 평균 KHEI 점수는 64.5점으로 배우자가 있는 남성 노인(66.9점)보다 낮게 나타났다. 다만, 여성 노인은 배우자의 존재 여부가 KHEI 점수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특히 배우자 없는 남성 노인의 20.6%가 KHEI 점수 50점 이하(식사의 질 불량)였으나 배우자 없는 여성 노인의 식사 질 불량은 9.6%에 그쳤다.

또한 혼자 사는 남성 노인의 식사 질이 불량할 가능성은 배우자와 함께 사는 노인의 2.5배에 달했으며, 여성 노인 중 배우자 외 다른 사람과 사는 경우 식사의 질이 불량할 가능성은 배우자와 함께 사는 여성 노인의 2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