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맞이 가격 인상? 경기 불황은 계속되지만 명품값은 오른다
새해 맞이 가격 인상? 경기 불황은 계속되지만 명품값은 오른다
  • 이수현
  • 승인 2023.01.1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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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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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에도 연초마다 벌어지는 명품 브랜드 가격 인상이 진행되고 있다. ‘보복소비’로 지난해 매출을 끌어올린 명품 업계의 호시절은 올해에도 지속될 수 있을까.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연초부터 가방을 비롯한 의류·신발·시계·패션 액세서리 등의 제품 가격을 최대 15% 인상한 가운데, 다른 명품 브랜드의 도미노 가격 인상을 부추길 지 주목된다.

에르메스는 매년 1월 제품 가격을 올리는 '전통'을 갖고 있다. 에르메스의 가방 '가든파티 36'은 기존 498만원에서 537만원으로 7.8% 올랐고, '에블린'은 453만원에서 493만원으로 8.8% 인상됐다.

시계의 경우 인상폭이 크다. 'H아워(에르 H 워치·스몰·카프스킨·금장)'은 398만원에서 456만원으로 14.6% 올랐고, 'H아워(에르 H 워치·미디엄·카프스킨·은장)은 375만원에서 424만원으로 13% 인상됐다.

롤렉스는 새해 벽두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2∼6%가량 인상했다. ‘서브마리너 데이트(콤비)’ 제품은 기존 1881만 원에서 6.5% 올라 2000만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월 주요 제품 가격을 7∼16% 인상한 지 약 1년 만이다. 샤넬뷰티도 향수와 화장품 가격을 각각 평균 6.4%, 8%씩 인상했다. 대표적인 립스틱 상품인 ‘루주 알뤼르’ 가격은 기존 4만9000원에서 12.2% 올라 5만5000원이 됐다. 프라다 역시 5일부터 리나일론 백을 포함한 의류·잡화 가격을 인상한다. 예물반지로 유명한 쇼파드도 이달 중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은 해가 지날수록 잦아지고 있는 추세다. 샤넬과 프라다의 경우 지난해 네 번에 걸쳐 가격을 인상했고, 생로랑과 버버리·루이비통·구찌·디올·펜디 등은 두 차례씩 가격을 올렸다. 이에 ‘명품은 오늘이 가장 싸다’는 심리를 조장해 수요를 부추기기 위한 전략이란 비판이 나온다.

명품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보복소비’ 열풍에 힘입어 호실적을 낸 바 있다. 에르메스는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 매출 54억7500만 달러와 영업이익 23억400만 달러를 올렸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9.3%, 33.8%씩 늘어난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명품시장규모는 19조 4488억 원으로 전년보다 8.1% 성장했다.

명품은 국내에서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수요가 줄지 않는 '베블렌 효과'가 있는 시장이다, 이에 맞춰 명품 브랜드들은 경기 불황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음껏 가격을 올리는 모습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