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여성 24만명..1인가구 중심으로 증가 
귀농·귀촌 여성 24만명..1인가구 중심으로 증가 
  • 김다솜
  • 승인 2023.01.1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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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경제연구소
ⓒ농협경제연구소

여성의 귀농·귀촌이 1인가구를 중심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자리 안정성과 인프라 및 주택 부족, 농촌지역의 둔감한 성인지 감수성 등이 귀농·귀촌 여성들에게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여성 귀농·귀촌 트렌드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귀농·귀촌인은 2021년 기준 23만8980명으로 전체 귀농·귀촌인(51만5434명) 중 46.4%를 차지한다. 2013년(20만4789명)과 비교하면 약 10년 만에 16.7% 증가한 것이다. 

여성의 귀농·귀촌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귀농·귀촌 여성이 가구주인 비율은 2013년 29.8%에서 2021년 32.8%로 확대됐다. 반대로 여성이 동반 이주(동반인원)한 비율은 25.3%에서 16.2%로 축소됐다. 여성의 주도적인 귀농·귀촌이 늘어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여성 귀농·귀촌이 1인가구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특히 귀촌에서 이 같은 형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전체 응답 여성 귀농·귀촌 508가구 가운데 62.0%(315가구)는 1인가구였다. 귀농과 귀촌에서 1인가구 비율을 살펴보면 각각 58.0%, 64.5%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배우자가 없는 여성의 귀농·귀촌 비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귀농·귀촌인의 연령대에서도 10년간의 유의미한 변화가 관찰됐다. 여성 귀농의 주 연령대는 50대에서 60대까지 폭이 넓어진 반면, 40대 이하의 귀농 비율은 크게 감소했다. 반면 여성 귀촌은 30대 이하 연령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1인가구 여성 귀촌 비율이 증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여성의 귀농·귀촌 동기는 연령대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40대 이하 여성 귀농 가구주의 47.8%는 ‘농업발전 가능성’ 중심의 경제적 동기를 기반으로 귀농을 결정한 반면, 50대 이상은 ‘자연환경과 정서적 안정감’을 이유로 들었다. 여성 귀촌 동기에서는 ‘저렴한 주거비’가 공통적으로 꼽혔다. 

전체 여성 귀농가구의 월평균 총소득은 161만6000원, 여성 귀촌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84만6000원이었다. 여성 귀농가구는 귀촌가구보다 소득은 적으나 월평균 생활비는 높아 적자가구 비율이 41.9%로 매우 높은 상태였다. 

여성 귀농·귀촌인은 ▲성별에 따른 임금차등과 일자리 비지속성 등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주택 부족 및 주거환경의 안정성 미흡 ▲의료, 문화 등 각종 인프라 부족 ▲농촌지역의 둔감한 성인지 감수성 등을 귀농·귀촌 생활의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창업을 하지 않은 여성 귀농인일수록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았다. 조사에 참여한 홍성 20대 여성 귀농인 A씨는 “일자리 자체가 없진 않지만 농한기에는 스스로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데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 힘들다”며 “부모님 지원을 받지 못한 친구 중 도시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방치된 빈집은 많지만 거주가 가능한 집을 찾기 어려운 탓에 발생하는 주택부족도 심각한 수준으로 지적됐다. 여성 가구에게 임대를 회피하는 지역 정서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었다. 완주 40대 여성 귀촌인 J씨는 “집을 보러 가면 결혼여부를 가장 먼저 물어보고 하지 않았다고 하면 임대를 안 준다”며 “주변에 집을 구하지 못해 남자인 친구 집에서 공간을 공유하는 또래 여성 귀농·귀촌인도 있다”고 말했다. 

성별에 대한 차별 역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었다. 완주 50대 여성 귀농인 L씨는 “마을회관에 갔더니 남자, 여자 나눠서 밥을 먹고 여자들은 식사 준비도 하고 밥상까지 차려서 바쳐야 한다”며 “아무도 이것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다. 물까지 떠다 드려야 한다”고 토로했다. 

보고서는 여성 귀농·귀촌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 ▲주거지 확보와 환경 개선 ▲의료자원 효율적 운영방안 마련 ▲인프라 투자 확대 ▲귀농·귀촌 통계방식 개선 등을 제언했다. 또 농협에는 ▲주민별 맞춤 교육사업 실시 ▲여성 귀농·귀촌인 의견 수렴 개선 ▲문화활동 지원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