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의 사회적 고립 문제, 반려동물이 도움될 수도 
독거노인의 사회적 고립 문제, 반려동물이 도움될 수도 
  • 김다솜
  • 승인 2023.02.03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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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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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독거노인의 수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독거노인은 여러 측면에서 비독거노인 대비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고되는 가운데, 사회적으로 고립된 독거노인에게 반려동물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반려동물이 독거노인의 삶의 만족과 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 반려동물과 사회적 지지망의 상호작용 효과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독거노인 수는 지난해 기준 약 176만명으로, 65세 이상 전체 노인인구(902만명) 중 20%를 차지한다. 2012년과 비교하면 독거노인 수는 10여년 만에 66% 증가했다. 

독거노인은 여러 측면에서 비 독거노인대비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고된다. 서울시복지재단의 서울시 노인실태조사 결과에서 독거노인은 삶의 만족, 주관적 건강, 인지기능 수준이 비 독거노인보다 매우 낮았다. 특히 우울증상자 비율은 약 3.5배, 자살 생각 유경험자 비율은 약 4.6배 높았다. 

보사연의 연구에서도 독거노인이 경험하는 사회적, 정서적 지지 차원의 축소와 더불어 그로 인해 고립된 개인들이 느끼는 외로움, 우울, 불안 등의 심리적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앞으로도 전체 인구에서 독거노인 집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 같은 문제들 역시 함께 심화할 것으로 예상돼 정책적, 실천적 방안이 폭넓게 제시돼야 함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2020년 서울시 도시정책지표 조사(서울서베이) 원자료 중 만 60세 이상 1인가구 1308명의 응답을 활용해 반려동물이 독거노인의 삶의 만족과 스트레스 수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사회적 지지망의 존재가 그 영향력에 차이를 발생시키는지 살폈다. 

그 결과 반려동물의 유무 자체는 독거노인의 삶의 만족과 스트레스 수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는 반려동물이 인간 삶에 무조건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관점은 지양되어야 함을 보여준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다만 반려동물이 독거노인의 삶의 만족과 스트레스에 미치는 효과는 사회적 지지망이 없는 독거노인에서만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사회적 지지망을 가진 집단에서는 반려동물이 있다고 해서 삶의 만족이 증가하거나 스트레스가 감소하지 않았지만, 사회적 지지망이 없는 집단에서는 그 효과가 유의미하게 확인됐을 뿐만 아니라 효과의 크기도 큰 편이었다. 

보고서는 “국내 반려동물에 대한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반려동물을 통한 독거노인의 심리적 웰빙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가 다양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사회적 지지망을 갖지 못한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주거공간적 차원으로 반려동물과 함께 거주할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제공하거나 반려동물을 기르기 위한 비용 및 교육제공, 동물보호센터 등의 기관을 통해 동물과 정기적으로 교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본 연구의 분석 대상 독거노인 중 4분의 1은 사회적 지지망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이는 반려동물을 활용한 개입이 유의미한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잠재적 대상 집단 규모가 상당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