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준비 스스로해야’ 분위기에 다시 인기 얻는 주택연금 
‘노후준비 스스로해야’ 분위기에 다시 인기 얻는 주택연금 
  • 김다솜
  • 승인 2023.06.1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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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연구소
ⓒ하나금융연구소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2026년 진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노후 준비는 스스로 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최근 주택연금이 재조명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 거주 중인 1인가구라면 주택연금을 눈여겨 봐도 좋겠다. 

하나금융연구소의 이슈분석 리포트 ‘되살아난 주택연금의 인기, 지속 가능할까’에 따르면 국내 주택연금 누적 가입건수는 약 8만3000건으로 매년 두자릿수 이상 지속 성장하고 있다. 특히 2019년 이후 가입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과거에는 70세 이상의 고령층을 중심으로 가입이 이뤄졌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65세 미만의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평균 가입연령은 2008년 74.3세, 2010년 72.7세, 2023년 72세 등으로 낮아졌다. 

이처럼 주택연금의 가입자가 증가하는 배경 중 하나로 정부의 가입 장려 정책이 꼽힌다. 정부는 노후빈곤 해결과 안정적 노후생활 지원 등을 위해 가입연령 및 주택가격 상한 조정 등을 통해 주택연금 가입 조건을 완화했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주택연금 가입 대상자가 확대됐다. 

당초 주택연금은 가입대상 연령이 60세였으나 은퇴준비가 되지 않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명예퇴직 등으로 은퇴시점이 앞당겨지면서 가입대상 연령은 55세로 낮아졌다. 또 주택가격 상한선은 시가 9억원으로 한정됐던 것에서 2020년 12월 이후 공시지가 9억원으로 완화됐다. 고가주택 기준이 변경됨에 따라 주택가격 상한을 12억원으로 상향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 기조의 변화도 주택연금 가입을 부추겼다. 주택연금 지급액은 현재 시점의 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주택연금의 가입 및 해지는 부동산 가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주택가격 상승기에는 가입이 둔화되지만 하락기에는 수요가 늘어나는 추이를 보인다. 

국내 부동산 가격은 지난해부터 하락국면을 맞이하면서 향후 주택가격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주택연금 가입 수요도 급증하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해 말 신규가입건수는 1만4600건으로 전년대비 35% 확대됐다. 

과거에는 자녀가 부모의 노후를 책임지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고령자 스스로 노후 준비의 주체가 되는 시대에 진입하며 고령자의 노후 생활비 마련 부담이 늘었다. 이에 주택을 상속의 대상으로 바라보기보다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확대되고 있다. 

실제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유주택 비상속 의향 추이는 2008년 12.8%에서 2014년 24.6%로 뛰어오른 데 이어 2018년에는 28.5%까지 확대됐다. 주택연금 가입 후 자녀와의 부정적 관계를 예상한다는 응답은 2016년 38.4%에서 2018년 33.8%로 낮아졌다. 

연구원은 고령층의 노후준비가 충분히 이뤄지고 있지 않아 노후보장을 위한 주택연금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65세 이상 가구주의 자산 구성 대부분이 금융자산보다는 부동산 자산에 편중돼 고령층 대부분이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거주주택을 활용한 생활비 마련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다. 

정부는 주택연금 가입 장려를 위해 주택 공시가격 상향, 초기보증료 체계 개선, 세제 혜택, 대출금 상향 한도 등의 제도 개선 방안을 추가 검토 중이다. 또 주택연금 가입자의 다양한 니즈 충족을 위해 연금지급 방식, 지급 유형 등의 옵션을 다양하게 제시할 방침이다. 

연구원은 “노후준비에 대한 트렌드가 변하고 있고 사적연금을 통한 노후준비가 중요해지는 시기인 만큼 주택연금에 대한 인식변화와 더불어 안정적인 관리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