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파업, 역대 최대 손실에도…정몽구 회장 연봉 70억?
현대차 파업, 역대 최대 손실에도…정몽구 회장 연봉 70억?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3.08.2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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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임금단체협상 난항으로 노조 파업이 발생, 조 단위 손실과 해외 시장에서 품질경영 문제로 대규모 리콜사태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정몽구 회장의 연봉에는 별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

올해 4월 국회 정무위원회는 박근혜 정부의 최대 핵심 공약인 '경제민주화'의 일환으로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담아 재벌총수와 최고경영자(CEO)의 개별 연봉을 공개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들을 통과시켰다.

이런 와중에 매년 각 기업마다 임금협상은 이루어지고 있고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 역시 이미 부분파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는 지난해 파업으로 역대 최대 생산손실액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전면파업에 돌입할 경우 역대 최대 손실을 경신하는 등 불명예 기록을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하지만 정 회장은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만 봐도 70~80억 원대의 연봉을 받아 10대그룹 총수(미등기 임원 제외) 중 1위에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정 회장이 그룹의 오너인 점을 감안하면 이 금액을 훨씬 뛰어넘는 연봉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정 회장의 연봉 총액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금융감독원 공시자료 201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사내등기이사 4명에게 91억9천600만 원의 연봉을 지급했다.

1인당 평균 22억9900만 원의 연봉을 받은 셈. 여기에다 계열사 등기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 사내등기이사 1인당 평균 16억3천만 원, 현대제철 사내등기이사 1인당 평균 17억2600만 원, 현대건설 사내등기이사 1인당 평균 7억6600만 원을 합산하면 69억300만 원 정도의 연봉을 받았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현대차 근로자들이 10여만 원의 임금을 올리자고 임단협을 통해 매년 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오너인 정 회장은 등기임원에 국한된 기준이기는 하나 연봉 1위에 올라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매년 반복되는 임금 협상으로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오너의 연봉과 회사의 손실은 무관하지 않느냐"며 일축했다.

▲ ⓒ 뉴스와이어
현대차 임단협 투쟁…정몽구 회장은 등기임원 연봉 1위

현대차는 이미 올해 상반기부터 지속적인 부분파업에 시달려오면서 상반기 11주간 휴일 특근 거부만으로 1조6,000억 원의 생산 차질을 봤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7, 8월 중 20일 간 진행된 파업으로도 1조7,048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어지는 부분파업 말고도 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할 경우 현대차는 하루 평균 약 7,000억 원의 생산손실이 불가피하다.

기아차 또한 현대차보다 손실 규모는 다소 작지만 부분파업에 돌입해 현대ㆍ기아차그룹의 손실은 더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 노사는 22일경 제19차 교섭을 열고 임금단체협상을 이어가기로 합의한 상태이지만 사측은 국내외의 어려운 경기 여건 등을 감안할 때 노조의 요구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3만498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상여금 800% 지급, 퇴직금 누진제 보장, 대학 미진학 자녀의 취업 지원을 위한 기술취득 지원금 10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정년을 현행 58세(본인과 회사가 원하면 각 1년씩 2년 연장 가능)에서 61세로 늘리자고 사측에 요청한 상태다.

한편, 그룹 오너의 연봉 공개는 등기임원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미등기 임원으로 물러난다면 회피할 수 있다. 이때도 기업 경영의 실질적인 지배권을 행사하는데는 문제가 없다.

또 연봉을 5억 원 이하로 낮추면서 부대 혜택을 늘려서 연봉 차액을 보충하는 방식을 택하는 꼼수를 부려 법망을 피해갈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 등은 외국의 사례를 참고해 좀더 구속력 있는 내용으로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은 등기·미등기 구분 없이 최고 보수를 받는 임원 5명의 연봉을 개별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일본은 1억엔 이상 보수를 받는 임원은 개별적으로 공개하고 나머지는 그룹별로 공개하며, 영국은 모든 이사의 연봉을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