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家 골육상쟁…'회장님 배신'에 '술폭탄' 맞수한 이유
금호家 골육상쟁…'회장님 배신'에 '술폭탄' 맞수한 이유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3.09.0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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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ㆍ찬구 형제간 싸움에 계열사 대표가 회장 운전기사 고소?

기옥(64) 금호터미널 대표가 박찬구(65)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운전기사인 김모 씨(59)를 모욕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금호가(家) 분쟁이 새삼 논란이 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 대표는 지난 8월 7일 오후 서울 한남동 모 식당에서 김 씨에게 '술벼락'을 당해 고소했고, 김 씨는 지난달 29일 용산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사건 당일 기 대표 부부가 부부동반 모임으로 식당에 방문했을 때 다른 일로 먼저 와 있던 김 씨가 '(박찬구)회장님을 배신했다'며 기 대표 얼굴에 술을 부었다고 전해진다.

기 대표는 현재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기소된 박찬구 회장의 추후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뉴스1

왜냐하면 금호가(家) '박삼구(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박찬구 형제 갈등'의 중심에는 기 대표와 박상배 금호리조트 대표(당시 금호석유화학 전무)가 깊숙이 개입됐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기 때문이다.

앞서 김 씨가 말한 ‘배신했다’고 말한 것은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의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갈등, 이른바 금호가(家) ‘형제의 난’에서 기 대표는 형인 박삼구 회장과 뜻을 같이 했다.

지난 2009년 7월 박삼구 회장은 박찬구 회장을 금호석유화학 공동(박삼구-박찬구-기옥 대표 3인 체제) 대표이사에서 해임하는 이사회 의결을 단행했다.

당시 기 대표는 박 회장이 해임되자 박 회장의 금호사옥 출입과 내부전산망 접속을 막고, 회장실 철거, 업무용 차량 회수 등을 지시했다는 게 금호 관계자의 증언이다.

이런 기 대표는 박찬구 회장과 광주일고 동문 사이로 친분이 두터웠으나 이 사건 이후 관계가 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운전기사 김 씨는 박찬구 회장을 10년 이상 모셨던 운전기사로 현재도 재직 중이다.

박 회장 해임 이후, 2009년 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채권단은 금호타이어를 박삼구 회장에게, 금호석유화학의 경영은 박찬구 회장에게 맡겼다.

이후 박삼구 회장은 채권단 관리하의 금호아시아나그룹을 경영하는 회장직에 복귀했고, 금호석유화학은 사실상 계열분리돼 독자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지난달 13일 박찬구 회장의 횡령 및 배임 혐의에 관한 1심 공판에서 차입금 30억 원 조성 과정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 간 공방이 오가기도 했다.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금호석유화학 홈페이지
박 회장의 횡령 혐의는 지난 2009년 7월 박 회장이 해임된 상태에서 약 한 달 간 박삼구 회장의 지시로 기 대표(당시 금호석유화학 사장)와 당시 박상배 전무의 주도로 사실을 왜곡해 만든 허위라는 점이 제기되면서 부터다.

이번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박 회장 횡령 의혹 사건은 빨라야 내년 상반기에나 1심 결과가 나올 전망이지만 재계에서는 두 형제 간 싸움이 경영권 분쟁을 넘어 형제경영으로 모범을 보였던 금호그룹의 명예에 큰 상처가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2일 <팝콘뉴스-데일리팝>과의 통화에서 “과거 박찬구 회장 해임 당시의 일들은 루머에 불과하다”며 “이번 사건 역시 소송 중이니만큼 법정에서 시시비비가 제대로 다뤄질 것”이라며 간략하게 해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 워크아웃 상태이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 최상의 목표이다. 계열분리 상태에서 각자 좋은 결과를 기대할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