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 사회 앞두고 ‘평생교육’ 중요성 대두..해외에서는?
초고령화 사회 앞두고 ‘평생교육’ 중요성 대두..해외에서는?
  • 김다솜
  • 승인 2023.11.0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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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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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1인가구 증가 등으로 혼자 사는 노인도 늘어남에 따라 노인 복지 정책의 다양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과거 노인 복지 정책은 돌봄, 요양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으나 기대 수명 증가로 인해 중장년층의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하면서 일자리, 교육 등의 정책 필요성이 높아지는 추세다.

유럽, 싱가포르 등 해외 여러 국가들은 이미 고령화 시대 대비를 위한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2020년 기준 전체 인구의 약 20%가 65세 이상 장·노년층 인구로 구성된 스페인은 새로운 삶을 준비해야 하는 장·노년층을 위해 ‘주립 노인 대학 프로그램 협회’(AEPUM·Asociación Estatal de Programas Universitarios para Mayores, 이하 아에품)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현재 스페인 전역 50개 대학에서 3만2666명의 학생들이 아에품을 통해 새로운 교육을 받고 있다. 55세 이상의 중장년층을 노인이 아니라 ‘준비된 인재’로 바라보고 새로운 삶의 원동력을 찾을 수 있는 체계적 커리큘럼과 양질의 교육을 제공한다. 

주로 음악, 미술 등 취미가 될 만한 것을 가르치거나 한자, 한글 등 기초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국내 노인대학과 관리 인문학, 과학, 언어학 등 기본 학문을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누구나 ‘늦음이 없는 배움의 길’로 들어설 수 있게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평생학습을 촉진하는 것이다.

영국 런던의 씨티릿(Citylit)은 1919년 문을 연 기관으로 6만명이 넘는 성인들에게 전문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누구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교육을 들을 수 있도록 주7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미술, 천문학, 언어부터 건강, 음악, 웹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선택할 수 있는 클래스는 연간 5000여개에 달한다. 최소 20파운드(약 3만2000원)의 저렴한 가격대에 교육 기간도 일회성, 4주, 1년 등 원하는 대로 선택 가능하다. 1000만원에 달하는 고액 과정도 있지만, 경제적 여건을 고려한 교육비 차등 지원 정책을 운영해 부담을 낮추고 있다. 

씨티릿의 전체 이용자 중 64%는 45세 이상의 중장년이다. 씨티릿을 통해 배운 것이 새로운 직업이나 활동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네트워킹 기회도 제공한다. 또 더욱 깊이 있는 학습을 원하는 경우 대학, 전문기관 등과 연계해 해당 분야의 경력 개발을 지원한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심각한 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는 싱가포르는 전국민의 평생교육 참여와 포괄적 역량 향상을 위해 2015년부터 스킬스 퓨처(SkillsFuture) 정책을 추진 중이다. 저출산·고령화로 경제활동인구 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재교육·재훈련을 통해 국민 개개인의 생산성을 높이고 은퇴연령을 낮춘다는 취지다. 

이 정책에 따라 싱가포르 정부는 만 25세 이상의 전 국민에게 500싱가포르 달러(약 48만원) 상당의 전용 바우처를 제공해 평생 학습에 참여하도록 독려한다. 바우처는 평생 소멸되지 않으며 국내외 온오프라인 강좌 수강에 활용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2년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프로그래머로 전직을 희망하는 약 2400명을 대상으로 직업 훈련을 시행하기로 했다. 인턴십 참가자격은 35세 이상으로 40~50대를 비롯한 폭넓은 연령대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 이후에는 60여곳의 기업에 최장 6개월간 파견돼 근무할 예정으로, 인력 회사가 노동자와 고용계약을 맺고 급여를 지불하는 파견형식이다. 업무 위탁이나 파견고용에는 정부 예산이 일부 투입된다. 

이를 통해 중장년층 인구를 성장산업으로 이동시켜 IT 분야 인력 부족을 완화하고 생산성을 높인다는 취지에서다. 일본은 리스킬링(기술 재교육), 리커런트 교육(재교육) 등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후생성은 내년도 예산에 리스킬링 등을 비롯한 사람에 대한 투자비를 2000억엔(약 1조7300억원)을 편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