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에 아무리 소용량 대세라지만…‘슈링크플레이션’ 논란
1인 가구 증가에 아무리 소용량 대세라지만…‘슈링크플레이션’ 논란
  • 이수현
  • 승인 2023.11.0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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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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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소용량 트렌드가 보이는 한편 고물가에 식품업체들 일부는 제품 가격 그대로 유지하면서 양을 줄이는 모습이다. 또 가격과 양은 그대로지만 품질을 낮추는 경우도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서 실시한 ‘2023 대용량 vs 소용량 식품 소비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 중가에 따라 소포장 식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가성비 좋은 대용량 식품을 구매해 다 먹지 못하고 버리는 대신 먹을 만큼만 구매하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응답자의 93.3%는 평소 물건을 구매할 때 가격을 우선적으로 고려했으며 보관 및 사용 편의성 등을 따지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1인가구는 식재료 낭비 없이(35.0%) 혼자 해결하기 위해(59.9%) 소용량 식품을 구매한다고 응답했다.

한편 고물가 시대가 지속되자 이러한 소용량 트렌드와는 별개로 일부 식품업체는 제품의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용량을 줄이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슈링크플레이션’이라는 용어도 나왔다. 줄어든다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제품 가격과 내용물은 유지하면서 용량만 줄여 실질적으로 가격 인상 효과를 거두는 걸 의미한다.

10월 20일 동원F&B는 중량을 기존 5g에서 4.5g으로 0.5g 낮춘 ‘양반김’을 소매점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지난 7월에는 해태제과는 ‘고향만두’의 용량을 기존 415g에서 378g으로 줄였고, OB맥주는 지난 4월 맥주 ‘카스 375mL 묶음 팩’의 제품 용량을 5mL씩 줄인 바 있다.

이와 유사하게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품질과 서비스 낮춰 원가 비용을 절감하는 사례도 있다.

또 인색하게 군다는 뜻의 ‘스킴(skimp)’과 인플레이션을 합성한 ‘스킴플레이션(skimpflation)’이라는 말도 있다. 가격과 용량도 그대로 유지, 고급 재료를 저렴한 품질의 재료로 대체한다.

지난 7월 델몬트는 과즙100%로 만들던 오렌지주스를 80%, 80%였던 주스는 45%로 낮췄다. 또 지난해 9월 롯데리아는 기후 여파로 양상추 가격이 급등하자 일부 매장에서 햄버거에 양상추와 양배추를 섞어서 제공해 논란이 됐다.

현행법상 고지 없이 제품 용량을 줄여도 포장 표시와 일치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업체들은 ‘원가 상슴 부담’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소비자들이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도 대다수이고 원재료 값 인상에 따른 부담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가격 변동처럼 용량 변화 역시 기업이 소비자에게 사전에 공지해야 하고, 정부도 이를 관리·감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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