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인가구, 은퇴 후엔 삼척으로 향할까
서울 1인가구, 은퇴 후엔 삼척으로 향할까
  • 김다솜
  • 승인 2023.11.1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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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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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강원도가 삼척시에 ‘귀촌 신도시’를 조성하기로 했다. 서울 은퇴자들이 이주·정착 후 노년을 보낼 수 있는 공공형 주거타운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도시 주택부족과 지방소멸 위기를 동시에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상수 삼척시장은 얼마 전 강원도청에서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함께 ‘상생형 순환주택(골드시티) 시범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삼척시 내 30만㎡(약 9만평) 부지에 2700가구 규모의 서울 은퇴자용 미니 신도시급 주거단지를 2028년까지 공동으로 조성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골드시티는 ‘누구나 살고 싶은 인생 2막 정주도시’를 슬로건으로 삼아 일자리, 주거, 여가, 요양·치료 등의 기능을 갖춘 주거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골드시티 입주 대상자는 서울을 떠나 저렴한 주거비로 인생 2막을 여유롭게 보내고 싶은 서울시민으로, 지역 이주를 희망하는 은퇴·고령자에게 주택연금 등과 연계한 생활비·신규 주택을 공급한다. 

은퇴·고령자가 떠난 서울시 내 기존 주택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매입·임대해 청년·신혼부부 등에 재공급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또 무주택 서울 청년의 골드시티 입주에 대한 지원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까지 사업 대상지와 소요자금 조달 방안 등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서울시와 삼척시는 구체적인 사업 추진 방안을 확정해 2025년 말 착공에 나서기로 했다. 서울시는 또 강원도를 시작으로 골드시티와 같은 주거타운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같은 은퇴촌이 조성되는 이유로는 서울의 주택 부족 문제와 지역소멸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2021년 기준 94.2%로 전국 최하위에 달한다. 이마저도 다주택자 비율이 높은 편으로 주택 소유 가구보다 무주택 가구 수가 더 많은 게 현실이다. 

반면 강원도의 경우 인구 밀도가 90.8명/㎢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서울의 인구밀도(1만5560.7명/㎢)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그 중에서도 삼척시는 지난 6월 기준 인구 수가 6만3270명으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골드시티 업무협약을 체결 당시 “정말 기대가 되는 사업”이라며 “지방에선 지역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고 국가차원에선 수도권 인구 집중과 지방소멸 두 가지 과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해법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동안 민간업체 등이 고령자를 위한 실버타운을 조성한 적은 있지만 지방자치단체 간 협업으로 은퇴촌을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버산업이 발달한 미국의 경우 2만여 개의 실버타운과 1000세대 이상의 은퇴 마을이 3000여곳에 달한다. 대표적인 미국의 은퇴 도시 선 시티(Sun City)는 서울 여의도의 4배 면적에 2만6000가구가 주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애리조나주립대가 평생교육을 제공하고 스포츠, 의료, 상업, 종교 시설이 고루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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