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랑 같이 살 집 구해요” 갈 곳 없는 반려동물 세입자
“강아지랑 같이 살 집 구해요” 갈 곳 없는 반려동물 세입자
  • 김다솜
  • 승인 2024.01.2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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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의좋은방구하기에 등록된 전체 전월세 매물(위)과 필터에서 반려동물을 선택했을 때 결과 화면(아래)
피터팬의좋은방구하기에 등록된 전체 전월세 매물(위)과 필터에서 반려동물을 선택했을 때 결과 화면(아래)

1인가구의 증가를 비롯, 가구의 소형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KB금융지주의  ‘2023년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552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4.5%를 차지한다. 

그러나 여전히 임대차 시장에서 반려동물에 대한 반응은 냉랭하다. 벽지·바닥재 등의 훼손과 냄새 등의 문제로 반려동물을 꺼려하는 집주인이 많기 때문이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 집을 구하기 어려운 세입자들의 호소가 이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대표 부동산 중개 플랫폼인 다방·직방·피터팬의좋은방구하기(이하 피터팬) 중 ‘반려동물’ 필터를 제공하는 곳은 피터팬 한 곳뿐이다. 때문에 마음에 드는 집이 있어 문의했다가도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사실 때문에 거절 당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애초에 반려동물 양육이 가능한 매물이 적다는 점도 애로사항으로 꼽힌다. 피터팬에서 1인가구가 많이 거주하는 관악구의 전월세 매물을 검색했을 때 전체 5500여건이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필터에서 ‘반려동물’을 체크한 후 다시 검색하면 600여건으로 줄어든다. 

전체 매물 중 약 11%만이 반려동물을 기를 수 있는 집이란 것이다. 이마저도 실제 부동산에 연락해보면 실제로는 불가능한 경우도 종종 있다. 가격, 면적, 방개수, 층수 등 개인의 상황에 따라 조건을 설정하면 선택지는 더욱 좁아진다. 

반려동물을 둘러싸고 임대인과 임차인 간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법무부와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임대인-세입자 간 반려동물 관련 분쟁은 2017년 3건에서 2022년 28건으로 5년간 9배 이상 증가했다. 

5년간 총 132건의 분쟁 중 ‘동물 사육으로 인한 바닥 훼손, 벽지 오염 등 원상복구 범위에 관한 분쟁’이 70.5%(93건)를 차지한다. ‘사육금지 특약 위반에 따른 계약 해지 및 갱신 거절’(15건), ‘소음·냄새로 인한 이웃 간 민원 발생에 따른 계약 해지’(8건), ‘부당한 반려동물 사육 금지 논란’(3건), 기타(13건)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부동산원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동 운영하는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도 반려동물 관련 다툼이 2021년 4건에서 지난해 1~9월 8건으로 증가했다. 누적 19건의 분쟁 중 대부분은 ‘반려동물로 인한 파손 기물의 원상복구’(16건)였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분쟁과 관련해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반려동물 규정이 부재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법무부가 국토부 등과 만든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에도 반려동물 특약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분쟁이 발생했을 때 효과적으로 대처할 방안이 없다는 의미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거주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 지방자치단체도 있다. 서울 구로구는 ‘반려동물과 함께 행복한 동행 서비스’를 최근 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관내 66개의 반려동물 동행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운영하고 주택임대차계약시 임대인·임차인에게 반려동물 특약(안)을 제시해 임대차 갈등·분쟁을 예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사단법인 헬프애니멀은 오는 31일까지 반려동물 친화적 임대차계약 표준계약서 개발을 위한 사전현황 조사를 진행 중이다. 반려동물 사육 금지 등의 계약 조항이 반려동물 유기 등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 방점을 찍고 반려동물 친화적 임대차계약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에서 출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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