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단체의 반발로 비운의 역사된 '타다'를 비롯해 대한변호사협회와 '로톡', 세무사회와 '삼쩜삼', 공인중개사협회와 '직방' 등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기존 업계와 충돌하는 일은 흔한 일이다. 이번엔 대한약사회와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가 갈등의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3일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일명 '닥터나우 방지법'이라는 대표 발의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사업자가 의약품 도매상 허가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 ‘약사법 개정안’이다.
해당 법안은 붙여진 명칭처럼 최근 의약품 자회사 '비진약품'을 설립하고 의약품 판매업 허가를 받은 닥터나우를 정조준한 것으로 보인다.
닥터나우 측은 "환자 중심의 의료를 위해, 의사의 원활한 진료 환경을 조성하고 약사의 비대면 조제 인프라를 고도화하며, 의약사의 업무 편의성과 만족감을 높이는 데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며 "‘불공정거래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정책 당국의 판단이 있었음에도 우려를 해소하고자 적극 소통하였으나, 개선과 보완의 기회 없이 ‘닥터나우 방지법’이 발의돼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닥터나우, 무엇이 문제인가?
문제가 된 닥터나우의 나우약국 서비스는 약국의 의약품 재고연동을 통해 환자가 처방전 접수가 가능한 약국 정보를 손쉽게 확인하도록 하는 것이다. 즉, 비대면 진료를 받은 환자들이 앱을 통해 처방전을 전송받고 바로 약국에서 픽업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를 두고 기존업계에서는 닥터나우의 자사 도매상과 거래하는 약국에 처방전을 유인하는 행위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닥터나우는 "인근 병원 처방에 한정된 약국의 재고 상황 등으로 비대면진료 이후 처방전 접수 시 재고가 달라 약을 수령하지 못하는 실정을 개선하고자 한 것"이라며 "현재 비대면진료 이후 약 수령을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약국을 찾아가야 하는 기형적인 상황이며, 인근 병원 처방에만 국한된 약국 재고상황으로 비대면진료 의사의 처방과는 상이해, 약을 수령하지 못하고 뺑뺑이 도는 경우가 다반사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된 논란은 올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도 이어졌다.
증인으로 출석한 닥터나우 정진웅 대표는 "야간·휴일 비대면진료 이용 환자의 약 35%가 약을 수령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서비스의 취지와 의도가 오해될 수 있음을 인지하게 된 만큼,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조치하고 더욱 공익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해당 서비스가 공정거래법 등에 저촉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공정거래위원회는 불공정 거래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가져왔다”며, “비대면진료를 제도화하는 게 가장 좋지만, 제도화 전이라도 가이드라인을 통해 보완할 수 있는 건 보완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코로나로 떠오른 비대면진료, 이용자는 늘어나는데
필요 끝나니 '문제' 지적..커지는 시장에 견제도
닥터나우의 비대면진료 건수는 지난 2월 23일 비대면진료 전면허용 이후 매월 평균 13~15%가량씩 상승 중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에만 누적 28만 건 이상으로 전체 진료의 65%이상이 감기, 몸살 등 경증질환 및 급여 진료이며, 소아청소년과 진료도 28%에 달했다.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 시기였던 지난 2022년 9월과 유사한 수준이다.
이용자들이 이미 비대면진료에 익숙해졌다고도 볼 수 있다.
이렇듯 닥터나우의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약사단체에서 견제에 나섰다는 지적도 있다.
비대면진료의 증가에 따라 처방약의 약국 방문수령도 늘고 있다. 특히, 환자가 방문수령을 마치고 약국에 대한 평점을 남길 수 있는 약국 리뷰 시스템의 경우, 지난 4월 적용 이후 한달여 만에 1만 1,000건을 넘어섰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대안으로 떠오른 비대면진료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엔데믹이 된 지금은 비만약 오남용 온상이 되고, 공정거래를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 닥터나우는 세계 최대 IT·가전·테크 전시회 CES 2023에서 디지털 헬스 부문 혁신상(Innovations Awards)을 수상한 바 있다.
비대면진료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현재 비대면진료는 시범사업 단계로 법제화가 된 수준은 아니다. 약사단체와 갈등이 심화되면서 비대면진료 제도화 논의도 멀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복지부는 의료법 개정으로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추진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전문가들과 본격적인 논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한국경제인협회도 지난 9월 서비스산업 활성화 방안에서 의약품을 비대면으로 수령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건의했다. 현재 비대면진료를 보고 약은 오프라인으로 직접 가서 받아야 하는 불편함을 개선하자는 취지다.
현행 약사법은 ‘약국 또는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해서는 안 된다’(50조)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에 ‘원격의료로 처방받은 경우는 예외로 한다’는 내용이 추가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