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교육감 당선…'앵그리맘'의 표심도 한 몫
조희연 서울교육감 당선…'앵그리맘'의 표심도 한 몫
  • 강정원 기자
  • 승인 2014.06.0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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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대한 개표 결과 조희연 후보가 당선됐다.

세월호 대참사 이후 교육 정책 심판론이 불거진 가운데 '앵그리맘' 표심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아울러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일찌감치 단일화를 이룬 진보와 달리 보수 진영은 여러 명이 후보로 난립하면서 결정적 패인을 자초했다는 평이다.

4일 밤 11시 기준 97.6%의 개표 결과 문용린 후보(30.8%)와 고승덕 후보(23.9%), 이상면 후보(6.0%)의 경쟁, 고 후보 딸의 ‘페이스북 논란’ 등이 조 후보(39.2%)의 당선(확정) 결과를 뒷받침 하고 있다.

앞서 인지도를 바탕으로 모든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렸던 보수성향 고승덕 후보는 딸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로 인해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말 그대로 낙마했다.

실제로 '페이스북 파문'이 터지기 전인 지난달 29일 '조선일보' 여론조사에서 고 후보가 28.9%로 조희연 후보(17.4%), 문용린 후보(16.7%)보다 높았다.

하지만 고 후보의 장녀인 고희경(Candy Koh) 씨는 교육감 선거를 불과 4일 앞둔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버지는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파문은 시작됐다.

이에 대해 고 후보는 '공작정치의 희생양'임을 호소하고 지지를 부탁했지만 한번 돌아선 여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해당 논란에 대해 "'고(故)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의 박성빈 씨와 문용린 후보의 야합'을 의심한다"는 발언은 또 다른 파급을 불러왔다.

여기에 '공작정치' 논란에 문 후보가 가세하면서 선거 하루 전날 고 후보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하는 등 공방을 이어갔다.

결국 문 후보와 고 후보가 서로 '네 탓'을 하면서 공방을 이어가고 있을 때 조 후보는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 대신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특히 조 후보 아들의 응원글은 포털사이트에 상위 검색어로 오르는 등 조 후보의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조 후보의 둘째아들 조성훈 씨는 지난달 29일 '서울시교육감 후보 조희연의 둘째아들입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호응을 얻었다.

조 씨는 "인간으로서의 조희연은 고통받고 있는 사회적 약자를 어느 순간에서나 생각하는 사람이고 지나칠 정도로 검소하고 돈 욕심없이 살아왔으며 누구보다도 제 말을 경청해주시고 언제나 '대화'를 강조하시는 분이다"고 아버지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조 후보의 당선은 아들 조 씨와 고 후보 딸의 폭로, 고 후보와 문 후보의 상대 비방 등이 막대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교육감 선거가 정치인 선거보다 더 혼란을 일으키면서 국민의 혈세로 이러한 직선제를 유지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대안으로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의 러닝메이트제가 거론되면서 아예 정당을 내세워 투표의 관심도를 높이자는 주장도 제시됐다.

아울러 진보 진영의 승리 요인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앵그리맘' 표심으로 해석 되기도 한다.

세월호 참사 당시 '가민히 있으라'는 잘못된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게 만들었던 획일화된 경쟁 교육의 폐해를 학부모들이 인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