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외식·제과제빵 ‘포화’
유일하게 ‘동반성장’한 커피도 폐업률 상승
‘차액가맹금’·배달앱 비용·거리제한 해제…수익불균형 구조적 요인 부상
프랜차이즈 업계가 성숙기로 접어들며 ‘확장=성장’ 공식이 깨지고 있다. 최근 3년간 본사(가맹본부)의 매출과 이익은 늘었지만 가맹점 점포당 매출은 줄었다. 이런 가운데 차액가맹금 분쟁, 배달앱 비용 전가 논란, 가맹사업벙 개정 추진 등 제도·법률 이슈가 겹치며 ‘질적 균형’으로의 전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리더스인덱스가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제공시스템·전자공시를 바탕으로 2022~2024년 7개 업종(커피·음료, 치킨, 피자, 편의점, 제과제빵, 외식, 화장품) 115개 본부·가맹점 9만2885곳을 분석한 결과 본사 매출은 43조1565억원에서 47조7963억원으로 1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맹점의 점포당 연평균 매출은 3억2723만원에서 3억248만원으로 7.6%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가맹점 수는 8만7108개에서 9만2885개로 6.6% 늘어 출점이 늘수록 파이가 쪼개지는 전형적 포화 양상이 확인됐다.
업종별로 격차는 더 선명하다. 피자 업종은 본사 매출이 4189억원에서 1조1193억원으로 66.5% 급증했지만, 점포 매출은 3억5381만원에서 3억1163만원으로 11.9% 감소했다. 외식은 본사가 29.7% 성장하는 사이 점포당 매출은 16.4% 떨어졌고, 제과제빵도 본사는 8.2% 오른 반면 점포당 매출은 18.7% 후퇴했다.
이런 가운데 커피·음료는 예외적이다. 17개 본부 기준 점포수는 9661개에서 1만1513개로 올랐고 본사 매출은 33.4%, 점포당 매출은 14.1% 올라 ‘동반 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허영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 상위 10개 프랜차이즈 자료를 보면 본사 영업이익은 102억원에서 245억원으로 140% 급증한 반면, 가맹점 ‘평당 매출’ 증가는 1499만원에서 1522만원으로 1.5%에 그쳤고 폐업률은 2.4%에서 4.6%로 뛰었다.
2014년 출점 거리제한 폐지 이후 매장 간격이 200m 이내로 좁혀진 과밀화의 부작용이 누적된 영향이란 분석이다.
차액가맹금·배달앱 수수료…수익 본사로 쏠린다
리더스인덱스는 물가 상승분이 개별 점주가 아닌 본사 수익으로 전이됐다고 분석했다. 본사가 가맹비·교육비·물품공급 등에서 이익을 확보하는 구조가 이전보다 강화된 데다, ‘필수품목’으로 지정된 원부자재에 분사 마진이 붙는 ‘차액가맹금’ 구조가 대표적이다.
이같은 구조적 문제는 단순한 수치상의 불균형을 넘어 실제 법적 분쟁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지난 9월 서울고등법원은 피자헛 본부가 2016~2022년 사이 챙긴 필수품목 판매수익 중 210억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업계의 수익 기반이었던 차액가맹금의 정당성이 흔들리며 다수 브랜드에서 유사 소송이 확산되는 조짐이 나타난다.
업계 전반에서는 로열티 중심 수익 구조 전환, 원가·마진 공개, 정보공개서와 계약 내용의 정합성 검증 등 제도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다른 부담은 배달앱 수수료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무료배달·할인행사 과정에서 발생한 플랫폼 비용이 점포에 전가된다며 매출의 절반 가까이가 배달비로 빠져나간다고 토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회적 대화기구와 상생협의체가 운영되고는 있으나 이와 관련한 구체적 합의는 아직 없다.
이런 가운데 정책 환경도 변화 중이다.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뒤 상임위 심사기한(180일)이 만료됨에 따라 이달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 자동 회부될 예정이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상임위 심사가 지연되자 우회 절차를 밟은 것으로, 법사위로 넘어가면 최대 90일 내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부의된다.
이 개정안은 가맹점주 단체 등록제를 도입하고 본사가 단체의 협의 요청을 정당한 사유없이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통과 시 가맹점주 단체가 실질적 교섭권을 확보하게 된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경영 자율성을 침해한다며 우려하지만, 점주 측은 불투명한 구조를 개선할 전환점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가맹사업 현황을 보면 가맹본부(8802개)와 가맹점(36만5014개) 모두 증가했지만 증가율은 각각 0.5%, 3.4%에 그쳐 뚜렷한 둔화세를 보였다. 외환위기 이후 창업의 대안으로 급성장했던 프랜차이즈 산업이 이제 ‘확장=성장’의 시대를 마감하고 성숙기로 접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차액가맹금의 투명성 확보, 출점 거리 자율규제, 플랫폼 수수료 합리화, 정보공개서 실효성 강화 등을 핵심 과제로 꼽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