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월 15일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일부를 투기과열지구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강력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정부는 국민 주거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수요와 공급 양 측면을 균형있게 고려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원칙 하에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지난 6월 27일 대출규제, 9월 7일 공급대책에 이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서울 전역·경기 12곳 규제지역 지정
정부는 기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에 한정됐던 규제를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로 확대하고, 경기도 12개 지역을 추가로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
경기도 12개 지역은 △과천시 △광명시 △성남시 분당구·수정구·중원구 △수원시 영통구·장안구·팔달구 △안양시 동안구 △용인시 수지구 △의왕시 △하남시다.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10월 16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며, 토지거래허가구역은 10월 20일부터 2026년 12월 31일까지 적용된다. 필요시 연장도 검토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대상은 아파트 및 동일 단지 내 아파트가 1개동 이상 포함된 연립·다세대주택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현재 주택시장은 한강 인접지역의 시장 불안이 주변으로 확산하고 있으며, 글로벌 금리인하 기조와 수급 불균형 하에서 주택시장으로 자금 유입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며 "주택시장 불안을 조기에 차단하고 보다 생산적인 부문에 자본이 투자되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주택가격별 대출한도 차등화
부동산 대출규제도 대폭 강화된다. 현재 수도권과 규제지역에 적용 중인 6억원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주택 가격에 따라 차등 적용한다.
15억원 이하 주택은 기존처럼 6억원 한도를 유지하지만,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으로,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대출 한도가 대폭 축소된다.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주택가격 상승이 고가주택 중심으로 이뤄지고 서울 주변부로 확산하는 상황"이라며 "과도한 대출을 활용한 고가주택 구입 수요를 제한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규제지역 지정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무주택자 기준 70%에서 40%로, 유주택자는 0%로 축소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TI)도 40%로 제한된다.
스트레스금리 하한도 수도권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에 한해 1.5%에서 3%로 상향 조정된다. 이를 통해 향후 금리인하 시 발생하는 차주별 대출한도 증가 효과를 상쇄한다는 방침이다.
수도권 1주택자의 전세대출에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적용된다.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을 임차인 DSR에 반영하고 단계적으로 적용대상을 확대한다.
다만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디딤돌대출, 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는 이번 규제에서 제외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15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하는 서민·중산층의 주택금융 이용에는 불편을 주지 않겠다는 기본 정신"이라며 "서울 외곽 수도권은 15억원 초과 주택이 많지 않아 직접적 대출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세제 개편 방향 제시
정부는 부동산 세제 합리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이번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다.
구 부총리는 "세제 개편의 구체적 방향, 시기, 순서 등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과세 형평 등을 감안해 종합 검토할 계획"이라며 "연구용역, 관계부처 TF 논의 등을 통해 합리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병철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부동산정책 목표가 국민 주거안정이기 때문에 어떤 정책수단도 사용할 수 있다"면서도 "세제는 최후 수단이어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총리 직속 감독기구 설치
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조치도 강화된다. 정부는 총리 소속으로 부동산 불법행위 감독기구를 설치하고, 범정부적 역량을 결집해 부동산 불법행위에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관련 법률을 제·개정해 총리 소속 감독기구를 설립하고, 각 부처의 조사·수사에 기획조정뿐 아니라 전세사기, 가격띄우기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직접 조사·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적발된 불법행위는 강력한 처벌로 일벌백계해 더 이상 자리잡지 못하게 하고 투명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겠다"며 "감독기구 설립 전까지 국조실, 국토부, 금융위, 국세청, 경찰청 등으로 구성된 감독추진단을 신속히 구성·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부동산 내에 '부동산 특별사법경찰'을 도입해 부동산 범죄에 더욱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허위 신고가로 거래 후 해제하는 '가격 띄우기'에 대한 기획조사를 실시하고 수사 의뢰를 진행 중이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최근 서울·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서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성 거래와 부의 이전을 위한 편법 자금조달이 꾸준히 확인되고 있다"며 "시장 과열이 나타나는 지역의 불법·편법적 자금흐름을 철저히 차단해 가수요와 투기수요를 진정시키겠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강남4구를 포함한 한강벨트 등 고가아파트 취득에 대한 자금출처 검증을 강화하고, 30억원 이상 초고가주택 거래와 외국인·연소자에 대한 전수검증도 지속한다. 시장 상황 안정화 시점까지 자금출처 조사 건수와 대상을 전면 확대한다.
고가아파트 증여거래 1500여 건도 빠짐없이 살펴본다.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신고하거나 매매거래로 위장한 변칙 증여는 빈틈없이 과세한다. '부동산 탈세 신고센터'도 별도로 설치해 탈세 제보를 신속히 처리한다.
경찰청은 전국 경찰 841명을 부동산 범죄수사단으로 편성해 이달부터 부동산 범죄 특별단속을 추진한다.
9·7 공급대책 속도감 있게 추진
김 장관은 "9·7 공급대책은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차가 소요되는 만큼, 국토부 1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공급대책 이행점검 TF를 출범시켜 과제별 이행계획과 추진실적을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노후청사, 국공유지 등을 활용한 주택 공급 방안을 마련해 주요 후보지를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 우수 입지에 있는 노후 영구임대주택 재건축을 위한 주요 단지별 사업계획안도 마련한다.
김 장관은 "12월 내로 그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던 공급계획이나 향후 추진계획, 노후청사 등에 대해 구체적 입지까지 제시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전세시장이 위축될 우려에 대해서는 "실거주를 해야 하는 분이 기존에 거주했던 집이 매물로 나오는 효과가 있어 전세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주택시장 안정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국민의 내집마련과 주거안정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주택시장 안정을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로 두고 관계부처가 총력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Q&A>
▶규제지역 내 전매제한은 누구에게 언제부터 적용되는지?
규제지역 지정 공고일부터 즉시 전매제한이 적용되나, 지정일 당시 분양권 기 소유자(당첨자 및 분양권 매수자)는 1회에 한해 전매 허용한다.
▶규제지역 지정에 따른 청약 규제의 적용대상·시기는?
규제지역 지정 시 청약통장 가입 기간, 세대주 등 1순위 당첨에 대한 자격요건이 강화되며, 가점제 적용 비율이 확대되고, 청약 당첨 시 일정 기간 재당첨이 제한되는 등 제약이 발생한다. 규제지역 지정 공고일 이후 입주자모집승인 신청분부터 규제가 적용된다.
▶규제지역 지정이 되면 정비사업이 받는 규제는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떻게 적용되는 것인지?
도시정비법 상 규제지역 관련 규제는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재당첨 제한, 조합원 공급 주택수 제한 등의 규정이 적용된다. 규제지역 지정공고일 당시 조합설립 인가된 재건축 구역 및 관리처분계획 인가된 재개발 구역부터는 조합원 지위양도가 불가하다.
또 지정일부터 분양 대상자로 선정된 조합원 및 일반 분양자는 5년 내 투기과열지구에 위치한 타 정비사업에서 조합원 분양 신청 불가하다. 지정일부터 최초로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신청하는 재건축 조합은 조합원당 주택 공급수가 1주택으로 제한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라 언제부터 허가받을 의무가 생기는 것인지?
이번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효력은 「부동산거래신고법」 제10조에 따라 지정 공고한 날부터 5일 후인 10월 20일부터 발생한다. 이에 따라 10월 20일 전에 계약을 체결한 자는 허가받을 의무가 부과되지 않으며 그에 따른 실거주 의무 또한 부과되지 않는다. 이후에는 계약 체결 전에 허가관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유효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