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보통신 특허침해 주장 계속...토스플레이스 '애매한 입장'에 의혹 증폭
한국정보통신 특허침해 주장 계속...토스플레이스 '애매한 입장'에 의혹 증폭
  • 정단비
  • 승인 2025.11.1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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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법원 판단 기다려"

한국정보통신이 토스플레이스와 토스플레이스 자회사 아이샵케어를 상대로 특허침해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하지만 토스 측의 '모호한 대응'이 오히려 의혹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정보통신이 구체적인 특허 침해 내역을 들어 강력히 주장하는 가운데, 토스 측은 특허침해 여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법원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정보통신은 지난 10월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두 회사를 상대로 특허권침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국정보통신 측은 IC 칩 카드 단말기 보급에 필수적인 '정전기 방지 기술'과 카드정보 유출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카드정보 암호화 기술' 등 2건의 핵심 특허가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정보통신은 "지난 40여 년간 축적한 독자적인 기술 개발 노력을 훼손하는 명백한 특허권 침해 행위"라며 "토스플레이스 등이 우리의 특허기술을 무단으로 도용해 자사 제품에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토스플레이스는 특허침해 의혹에 대해 사실상 '유보적 입장'을 취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토스플레이스 관계자는 "해당 사안은 아직 법원의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초기 단계로, 주장된 내용의 사실관계는 명확히 확정되지 않았다"며 "토스플레이스는 관련 절차에 따라 성실히 대응하며, 사실 관계가 명확히 확인되는 대로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반응은 특허침해 여부에 대한 긍정도 부정도 않은 채 모든 판단을 법원에 맡기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시간 끌기 전략" vs "신중한 대응"...입장 유보 이유 '분분'

업계에서는 토스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법원 판결을 기다리겠다는 전략의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분석은 시간 끌기 전략이다. 특허 가처분이나 본안 소송은 최소 수개월에서 길게는 1~2년이 걸린다.

이 기간 동안 토스플레이스는 현재의 단말기 영업을 계속할 수 있고, 설령 나중에 패소하더라도 이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뒤라는 계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면, "법적 절차를 존중하는 태도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법원의 판단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오히려 법적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토스가 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동안 실질적으로 영업에 지장이 없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가처분이 인용되기 전까지는 토스플레이스가 현재의 단말기를 계속 제조·판매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토스플레이스는 지난 10월 기준 가맹점 수 6만5000개를 돌파했으며, 신규 가맹점 모집 시장에서 점유율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최재호 대표는 취임 직후 "2년간 단말기 보급을 현재보다 10배 확대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강력 부인 못하는 이유가 있나?

특허침해 의혹이 제기됐을 때 자신이 있으면 '사실무근'이라며 강력하게 반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술 경쟁이 치열한 업종일수록 특허 침해 의혹 자체가 브랜드 이미지와 기술력에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일례로 특허 침해 주장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정수기 업계의 경우, 코웨이·교원·청호나이스 등 주요 기업들은 특허나 디자인 침해 의혹이 제기되면 "사실무근", "독자 기술", "특허 회피 설계" 등의 구체적인 반박을 즉각 내놓으며 첨예하게 다투는 것이 통상적이다. 

다만 섣불리 '특허침해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가 나중에 법원에서 침해 판결이 나오면 기업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또 다른 시각에서 한 업계 관계자는 "정전기 방지나 암호화 같은 기술은 업계에서 오랜 기간 연구된 분야인 만큼, 선행 특허와의 관계가 복잡할 수 있다"며 "단말기 제조 협력사가 사용한 기술이 문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토스로서는 즉각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 판단이 '분수령'...하지만 그때까지는?

법원이 한국정보통신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토스플레이스와 아이샵케어는 해당 특허기술이 적용된 제품의 제조 및 판매가 금지된다. 이는 페이스페이(얼굴인식 결제) 등 오프라인 결제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토스 계열사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이 걸릴 수 있고, 그 사이 토스는 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는 점이 논란의 핵심이다.

토스플레이스는 올해만 두 번째 결제단말기 관련 법적 분쟁에 휘말리면서, 오프라인 결제 시장 진출 전략의 근본적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토스플레이스는 지난 8월 단말기 제조업체 에스씨에스프로(SCSpro)와의 분쟁에서는 가처분 신청을 인용받아 승소했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특허침해 의혹으로 제소를 당하는 입장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정보통신이 구체적인 특허기술 침해 내역을 들어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에서, 토스 측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 것은 논란을 키울 뿐"이라며 "법원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것도 좋지만, 최소한 '특허침해 사실이 없다'는 정도의 명확한 입장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결제 보안 기술은 금융 인프라의 근간"이라며 "이번 분쟁이 업계의 기술 개발 문화와 지식재산권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토스플레이스 로고
사진=토스플레이스 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