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은 '쉬고', 기업은 '인력난'...30대 '쉬었음' 최대치 고용시장의 역설
청년은 '쉬고', 기업은 '인력난'...30대 '쉬었음' 최대치 고용시장의 역설
  • 오정희
  • 승인 2025.11.1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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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족 125만명 vs 중소기업 구인난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

일하지 않는 청년이 늘어나는 동시에 중소기업의 인력난도 심화되고 있다.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하고, 기업들은 사람을 구하지 못한다고 호소한다. 한국 노동시장의 구조적 모순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분석을 보면 2022년 기준 15~29세 청년층 가운데 교육·취업·훈련 모두에 참여하지 않는 니트 비율이 18.3%를 기록했다. 2014년 17.5%에서 오히려 상승한 수치다.

주목할 점은 OECD 주요 11개국 가운데 한국만 8년 사이 니트 비율이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같은 기간 OECD 평균은 15.7%에서 12.6%로 낮아졌다.

절대 규모로는 2024년 기준 125만3000명의 청년이 니트 상태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08년 156만2000명과 비교하면 숫자는 줄었지만, 이는 청년인구 자체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

10월 '쉬었음' 258만명...30대가 최대치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10월 고용통계를 살펴보면 구직활동 없이 쉬고 있는 이들이 258만명에 달했다. 1년 전과 비교해 13만5000명이나 늘어난 규모다.

연령대별로 뜯어보면 흥미로운 양상이 드러난다. 15~29세 청년층의 쉬었음 인구는 40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9000명 감소하며 6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반면 30대는 33만4000명을 기록하며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많은 수치를 나타냈다. 데이터처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급증했던 기저효과가 최근 감소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쉬는 이유를 묻는 조사에서 청년층 34.1%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라고 답변했다. 전년보다 3.3%포인트 상승한 비율이다. '일자리 자체가 없다'는 응답도 9.9%에 이르렀다.

중소기업 절반 이상 "인력 못 구해"

기업 현장의 상황은 정반대다. 올해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4월 기준 산업 전반의 인력 부족 규모는 46만9000명, 부족률은 2.5%로 집계됐다.

또 중소기업의 인력부족률이 2.8%로 대기업(1.2%)의 두 배를 넘어섰다. 특히 종업원 300명 미만 사업장의 1분기 미충원율은 8.7%에 달해 300명 이상 사업장(5.8%)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임금격차 2배, 복지는 3분의 1

왜 이런 미스매치가 발생하는가. 핵심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처우 차이에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임금 데이터를 보면 대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591만원인 반면 중소기업은 286만원에 그쳤다. 2.07배의 격차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2025년 3월 보고서는 더 극명한 차이를 보여준다. 300인 이상 사업장의 연평균 급여가 7121만원으로 처음 7000만원을 돌파한 시점에, 300인 미만은 4427만원에 머물렀다. 차이가 2694만원에 이른다.

급여만이 아니다. 고용노동부의 2022년도 기업체노동비용 조사 결과 300인 미만 기업의 월평균 복지비용은 13만6900원으로, 300인 이상 기업(40만900원)의 34% 수준이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대학생들에게 희망 기업을 물었을 때 중소기업을 선택한 비율은 16%에 불과했다. 대기업은 64%, 공공부문은 44%였다.

채용시장도 얼어붙어

기업들의 채용 의지 자체도 위축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서 2025년 신규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한 기업은 60.8%로 202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채용에 신중해진 영향이다.

데이터처는 기업들이 경력직 위주로 채용하면서 신입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진 청년들이 졸업을 늦추거나 구직 기간을 늘리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중소기업을 조사한 결과 채용 애로 원인으로 '지원자 부족'(53.2%), '낮은 급여·복지'(39.2%), '적합 인재 부족'(35.2%), '부정적 이미지'(22.6%) 순으로 나타났다.

"생산성 격차가 불평등 키워"

OECD는 2022년 한국 경제 보고서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성 격차를 한국 사회 불평등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격차가 고용 형태 양극화, 교육비 과열, 청년 노동시장 진입 지연, 여성 경력단절 같은 문제들을 연쇄적으로 만들어낸다는 분석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은 구직을 포기한 니트 청년들을 다시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이려면 진로 상담과 정신건강 지원을 강화하고, 개인별 상황에 맞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일할 사람을 찾는 기업과 일할 곳을 찾는 청년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 악순환을 끊으려면 노동시장의 구조적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게 구직자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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