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1일 발표한 ‘경제 브리프’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올해보다 내년 성장세가 다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2026년 국내 GDP 성장률을 1.8%로 제시하며 “반도체 호황과 재정 확대, 건설투자 반등이 회복세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내수·중소기업·비반도체 산업이 뒤처지는 ‘K자형 회복’ 구조는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2025년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1.2%로, 2024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짚었다. 소비·투자 확대와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가 반등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올해 10월 이후에도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며 소비심리 역시 양호한 흐름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에는 확장적 재정, 건설투자 부진 완화, 국민성장펀드 집행 등이 내수 회복을 이끌 전망이다. 내년 민간소비는 1.6% 성장, 건설투자는 –9.1%에서 +2.9%로 반등할 것으로 제시됐다.
“K자형 양극화 회복”… 반도체·대기업은 급반등, 중소기업·지방은 침체 고착
연구소는 최근 경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K자형(K-shaped) 회복”을 꼽았다. 상단부에는 반도체·수출·정부투자·서비스 소비·수도권 주택시장·대기업이 위치하고, 하단부에는 비반도체 산업·민간투자·내구재 소비·지방 경제·중소법인·개인사업자가 자리한다.
특히 다음 6개 축에서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평가됐다.
① 수출 상승 vs 투자 부진: 반도체 수출이 연중 증가했지만, 총고정자본형성은 감소세, 건설투자 역시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② 정부투자 증가 vs 민간투자 감소: 공공부문의 SOC 예산 증액이 건설경기를 일부 보완했지만, 민간 부문은 수익성 악화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③ 반도체 회복 vs 비반도체 제조업 침체: 석유화학·철강·기계·이차전지 등 대부분의 전통 제조업은 수출·생산이 동반 부진한 반면 반도체 관련 주가는 큰 폭 상승했다.
④ 서비스 소비 회복 vs 내구재 소비 부진: 가전·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는 지속 감소했다. 주택 입주 물량 축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⑤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 vs 지방 부동산 침체: 서울·수도권은 인허가·준공 물량이 증가했지만 지방은 거래 부진과 미분양 확대가 심각하다.
⑥ 대기업 연체 안정 vs 자영업·중소법인 연체 확대: 취약차주 연체율이 급상승하며 중소기업·자영업 부문의 어려움이 심화됐다.
고환율·고금리 장기화, 제조업 공동화… 구조적 요인 해결 어렵다
K자형 회복을 고착시키는 배경으로는 경기순환 요인과 구조적 문제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AI 중심 투자 사이클: 미·대만처럼 AI·반도체 투자가 대부분의 성장에 기여하는 현상이 한국에서도 나타났다. 반면 석유화학·철강 등은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채산성이 급락하고 있다.
● 고환율·높은 시장금리의 이중 부담: 원달러 환율이 고평가된 상태를 유지하고, 시장금리도 오름세다. 해외투자 확대가 환율 상승 요인이 되고 있으며, 건설·중소기업·자영업 등 고부채 부문에 금리 부담이 집중되고 있다.
● ‘제조업 공동화’ 심화: 국내 기업의 해외 생산 비중 확대는 고용·내수로의 낙수효과를 약화시키는 핵심 원인으로 지목됐다.
● 부실기업 구조조정 지연: 고위험 기업의 실제 퇴출률이 낮아, 혁신기업으로의 자원 이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저출생·고령화·수도권 집중: 지방 제조업의 정체와 청년층 수도권 이동이 맞물리며 지역 간 인구·소비 격차가 커지고 있다.
2026년 전망: 성장률 1.8%, 소비·건설 개선… 미 관세·AI 버블 위험은 변수
연구소는 내년 성장률 1.8%를 전망하면서도 상·하방 리스크가 공존한다고 강조했다.
▲ 상향 요인: 글로벌 경기·교역 개선, 확장적 정책효과 확대,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 자극
▲ 하향 요인: 미국 관세 인상 후행 충격, AI·반도체 사이클 조정 위험, 부동산 경기 위축에 따른 소비 제약
고환율·고금리 지속 시 내수 회복 제약
다만 보고서는 내년 환율·금리가 완만히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수도권 집값 급등과 해외투자 확대가 이어질 경우 고환율·고금리가 고착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한은의 통화정책 완화 속도도 제한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종합적으로 연구소는 내년 경기 반등에도 K자형 회복의 구조적 요인은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특히 제조업 공동화 완화, 부실기업 구조조정, 지방 경제 활성화 등은 중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