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SG평가원이 2025년 정기 상장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ESG 평가 결과, 국내 산업을 대표하는 업종 간 ESG 경영 성적표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금융업종이 평가 대상 8개 업종 중 가장 높은 종합 점수를 기록하며 독주 체제를 구축한 반면, 환경 리스크에 노출된 화학업종은 최하위에 머무르며 ESG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업종 S등급 4개사 배출, 신한금융 '종합 1위'
금융업종은 ESG 평가의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은 6개 기업 중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를 모두 포함시키며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금융업종의 종합 점수는 75.0점으로 전체 업종 평균(70.5점)을 크게 상회하며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신한금융은 이번 평가에서 전체 평가 대상 기업 중 종합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신한금융은 환경(E)에서 A+등급을, 사회(S)와 지배구조(G) 부문에서 모두 최고 수준인 S등급을 기록하며 치열한 금융지주 간 ESG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 같은 금융업종의 강세는 지배구조(G) 및 사회(S) 부문의 뚜렷한 개선 덕분으로 분석된다. 금융지주사들은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명문화 등을 핵심으로 하는 정부의 '밸류업' 정책 기조에 힘입어 지배구조(G) 개선 노력을 가속화하고, 사회공헌 활동(S)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점수를 올렸다.
하나금융 역시 지난해 A+에서 S등급으로 한 단계 도약하며 금융권의 ESG 경쟁 심화를 입증했다.
화학업종 환경(E) 발목 잡고, LG화학은 B등급으로 '추락'
반면 화학업종은 이번 평가에서 66.6점으로 전체 업종 중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하며 ESG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화학업종의 낮은 점수는 본질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환경(E) 이슈에 취약하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 환경(E) 부문 점수가 타 업종 대비 현저히 낮아 종합 점수를 끌어내리는 주원인이 되었다.
이 가운데 LG화학은 B+에서 B등급으로 한 단계 하락하며 충격을 더했다. LG화학이 100대 기업 평균인 A등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B등급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LG그룹 전반의 ESG 경영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업종 내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환경(E) 점수가 B에 그쳤음에도 사회(S)와 지배구조(G) 부문에서 A+등급을 기록하며 종합 A등급으로 업종 내 1위를 지켰다. 이는 환경 리스크가 큰 산업일지라도 S와 G 부문의 선제적 관리 노력을 통해 격차를 벌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리스크 관리형'과 '성장 주도형' ESG의 명암
이번 업종별 격차는 산업별 비즈니스 특성과 ESG 경영의 우선순위가 명확히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업이 정부 정책 모멘텀을 활용해 지배구조(G) 개선에 집중하고 사회적 책임(S)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성장 주도형 ESG'를 펼쳤다면, 화학업종은 본업의 리스크인 환경(E) 문제 해결과 더불어 미흡한 사회 및 지배구조를 시급히 개선해야 하는 '리스크 관리형 ESG'의 이중 과제에 직면했다.
향후 ESG 공시 의무화 등 규제 환경이 강화됨에 따라, 환경 리스크가 큰 업종들은 E 부문에서의 획기적인 기술 투자와 더불어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이 ESG 등급 상승의 필수 조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