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시대 끝?”…빅테크, ‘보이지 않는 AI’로 아이폰 왕좌 노린다
“터치 시대 끝?”…빅테크, ‘보이지 않는 AI’로 아이폰 왕좌 노린다
  • 김다솜
  • 승인 2026.01.15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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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아이브 동맹, 화면없는 기기로 애플 ‘앱 생태계’ 정조준
메타·구글, AI 스마트 안경 주도권 다툼
터치 지고 음성 뜬다…앰비언트 컴퓨팅으로 재편되는 하드웨어 시장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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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등장 20년여 만에 ‘손가락’ 시대가 저물고 ‘목소리’의 시대가 열리는 조짐이 나오고 있다. 오픈AI,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2026년을 기점으로 화면(스크린)을 없앤 제로 UI 기기 출시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앱을 터치하는 대신 AI와 대화하며 일상을 처리하는 ‘포스트 스마트폰’ 패권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IT업계와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생성형 AI 기술 경쟁은 이제 소프트웨어를 넘어 하드웨어 폼팩터(기기형태) 경쟁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핵심은 사용자가 기기를 의식하지 않게 만드는 ‘앰비어트 컴퓨팅(Ambient Computing, 주변 배경처럼 스며드는 컴퓨터)’이다.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이 이끄는 오픈AI다. 오픈AI는 최근 애플의 전 수석 디자이너인 조니 아이브가 설립한 스타트업 ‘io’를 65억달러(약 9조4000억원)에 인수하며 하드웨어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사내에 ‘오디오 모델 개선팀’을 신설하고 엔지니어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픈AI가 준비 중인 첫 기기가 화면이 없는 ‘배지’ 혹은 ‘클립’ 형태가 될 것으로 관측한다. 

스마트폰처럼 고개를 숙여 화면을 들여다 볼 필요 없이 옷깃에 달거나 착용만하면 AI가 사용자의 명령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는 현재 애플과 구글이 장악한 앱 생태계를 파괴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사용자가 배달앱이나 날씨앱을 각각 실행할 필요 없이 AI에게 말만 하면 알아서 예약과 결제, 정보 검색을 수행하는 에이전트 OS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메타·구글, ‘스마트안경’에 올인
“보는 것을 들려준다” 

메타와 구글은 눈과 입을 연결하는 스마트 안경에 집중하고 있다. 메타는 지난해 9월 공개한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를 통해 시장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특히 메타는 최근 음성 AI 스타트업 ‘웨이브폼스’ 등을 연달아 인수하며 시각 정보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기술 고도화에 나섰다. 

사용자가 바라보는 외국어 간판을 실시간으로 번역해 귀에 들려주거나 눈앞의 식재료를 보고 요리법을 읊어주는 식이다. 

구글 역시 삼성전자, 젠틀몬스터와 ‘안드로이드 XR 동맹’을 맺고 반격에 나섰다. 구글의 검색 엔진과 AI ‘제미나이’를 삼성의 하드웨어 기술력에 결합해 올해 중 차세대 스마트 안경을 내놓을 계획이다. 구글은 이미 검색 결과를 팟캐스트처럼 요약해 들려주는 ‘오디오 개요’ 기능을 선보이며 ‘듣는 인터넷’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음성 AI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이 이같은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분석한다. 과거 음성 비서가 단순한 알람 설정 수준에 그쳤다면 최신 AI 모델은 사람의 감정을 읽고 복잡한 문맥을 이해하며 실시간 통역까지 수행한다. 

스마트폰은 여전히 모바일 시장의 강력한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고도화된 AI 기술은 이제 6인치 남짓한 화면의 물리적 제약을 넘어서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가 시각 중심의 기존 디지털 경험이 청각과 대화 위주의 ‘보이스 퍼스트(Voice First)’ 체재로 전환되는 실질적인 원년이 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안경이나 옷에 부착된 카메라와 마이크가 상시 작동함에 따라 불거질 수 있는 사생활 침해 논란과 시끄러운 야외 환경에서의 음성 인식 정확도 개선이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 안착을 결정짓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