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뉴커머' 류경인 회장 "한·일 가교 역할하고 싶어"
[인터뷰] '뉴커머' 류경인 회장 "한·일 가교 역할하고 싶어"
  • 오정희 기자
  • 승인 2015.03.1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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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커머 최초' 제일동포 단체 동경한국청년상공회의소 회장 추대

1년 전 류경인씨가 뉴커머 최초로 동경한국청년상공회의소 회장이 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부터 궁금증이 생겼다.

류경인 동경한국청년상공회의소 회장은 어떻게 '올드커머'들 사이에서 '뉴커머'란 타이틀을 걸고 회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일까?

보통 식민지시대부터 일본에서 계속 살고 있는 '올드커머'와 다양한 가치 추구를 위해 일본에 건너가 정착한 신 재일동포인 '뉴커머'들을 우리는 같은 선상에 놓고 보지만 현지의 한·재일 사회로 들어가 보면 아직까지 온도차가 존재한다.

정치적 성향부터 한국어 소통에 따른 정체성의 모호함, 세대차, 국가와 민족에 대한 개념에 대한 갈등 등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이에 경남 진주 출신의 토종한국인이면서 일본으로 건너간 '뉴커머'로 일본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기업인 모임인 '동경한국청년상공회의소' 회장이 된 류경인씨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 류경인 동경한국청년상공회의소 회장·INOJAPAN 대표
  
Q. 회장직을 맡고 계신 '동경한국청년상공회의소'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 한 마디로 소개해 달라.

A. 한마디로 일본 내 상공회 모임이다. 강연과 사회봉사, 한일 문화 가교 역할을 함으로서 자기개발 연마 및 제일 한국인 사회에 대한 기여에 중점을 두고 있는 제일동포 2세 3세 4세의 30~40대 기업인 모임이다. 청년회 모임인 만큼 45세가 되면 졸회를 하게 된다. 

Q. 이 단체가 제일동포 2세 3세 4세 모임이라고 하셨는데, 뉴커머로서 회장직까지 오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회장으로 추대된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큰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모두를 오래알고지낸 친구처럼 차별 없이 대하려고 노력했다.

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여러 번 사양했음에도 결국 회장으로 추대됐고, 회장이 된 만큼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하고 있다.

Q. '동경한국청년상공회의소'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이 있는가?

A. 고향인 경남 고성 진주에서 무작정 일본으로 건너와 슈퍼마켓 배달부터 안 해본 일이 없다.  성공해서 부모님께 효도해야겠다는 일념 하에 열심히 일만했었는데 어느 정도 괴도에 오르고 나서는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일본 내 제일한국인들 중에는 아직도 힘든 사람들이 많다. (나 자신이)성공사례의 하나로 그들에게 용기를 주고 나아가 냉랭한 한일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이런 생각으로 고민하고 있을 때 지인의 소개로 이 단체에 가입하게 됐다.

▲ 류경인 동경한국청년상공회의소 회장·INOJAPAN 대표

Q. '동경한국청년상공회의소'에서 해온 일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있는가?

A.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지원한지 20년이 상된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성애원(고아원)'활동을 들 수 있다. '동경한국청년상공회의소'는 일본 내 상공회 모임이지만 1년에 1회 이상은 한국에 찾아와 성애원에서 일일 1인 아빠 역할을 하고 있다.

성애원의 아이들이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 되면 일본으로 불러 문화체험을 시켜주고, 아이들이 일본유학을 희망할 때는 일본유학도 지원해 주고 있다.

또 매년 '동경한국청년상공회의소 컵'을 통해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종목인 뇌성마비 축구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 뇌성마비 축구팀인 '한국 곰두리' 팀을 초청해 일본 내 뇌성마비 축구팀인 '에스페란자'의 축구시합을 통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한일문화 교류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 일본 내에서도 동일본 재해시 음식지원을 하는 등 재해 입은 분들을 위한 MPO(비영리민간단체) 기부 등도 하고 있다.

Q. '동경한국청년상공회의소' 활동 이유 중에 한일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은데 평소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가?

A. 실제로 일본사회에서 활동하면서 한일역사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됐다. 올해가 종전(전쟁이 끝난)후 70년이다.

항상 인접 국가들은 싸울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지만 경제·문화적으로 복속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한일 관계를 잘 풀어야 한다.

최근 일본과 한국은 고노담화를 비롯해 신사참배, 위안부 문제 등 많은 역사문제에서 냉랭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위안부 문제인데 올해가 아니면 직접적으로 사과하고 다음 현안으로 풀어나갈 기회가 없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이미 너무 나이가 많아 한명씩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일본 아베신조 일본 총리도 직접적으로 전쟁을 겪지 않아 접점이 없다. 

아베총리의 경우에는 외조부가 A급 전범의 용의자인 '기시노부스케 전 총리'인 만큼 위안부에대한 사과를 먼저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이 먼저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당시 우리정치가 못 지켜 준 것을 사과하고 두번 다시 그런역사를 만들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을 먼저 건네줬으면 한다. 
 
그럼 아베 총리도 위안부 문제에 대해 선례를 부정하기보다 일본의 과오와 책임을 사과해 한일 관계에 미래가 밝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데일리팝=오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