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문 1년 늦으면 평생임금 7% 삭감…청년 옥죄는 ‘이중고’ 
취업문 1년 늦으면 평생임금 7% 삭감…청년 옥죄는 ‘이중고’ 
  • 김다솜
  • 승인 2026.01.2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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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청년세대 노동시장 진입 지연과 주거비 부담의 생애영향 평가’
“월세 내기도 벅차”...주거비 폭등에 미래 위한 교육비부터 ‘싹둑’
취업난·주거난의 이중고…’은둔형 외톨이’ 2년 새 2배 급증 
ⓒ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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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세대가 겪고 있는 고용한파와 주거난이 일시적 고통을 넘어 생애 전반의 소득과 자산을 갉아먹는 구조적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첫 취업이 늦어질수록 임금이 삭감되는 ‘낙인 효과’가 뚜렷하고 치솟은 주거비가 미래를 위한 투자를 대체하며 계층 이동 사다리마저 걷어차고 있다는 경고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청년세대 노동시장 진입 지연과 주거비 부담의 생애영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청년층(15~29세)은 겉으로 드러나는 고용 지표 호조와 달리 질적인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취업에 1년 이상 소요되는 청년 비중은 2004년 24.1%에서 2025년 31.3%로 급증했다. 이는 기업들이 경력직 수시 채용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며 신규 진입 장벽이 높아진 탓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노동시장 진입 지연이 단기적 실업에 그치지 않고 생애 소득 전체를 낮추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는 점이다. 보고서 분석 결과 과거 미취업 기간이 1년 길어질 경우 현재의 실질임금은 6.7%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적기에 취업해 직무 역량을 쌓아야 할 시기를 놓침으로써 인적자본 축적 기회를 상실한 대가다. 

고용의 질 또한 악화일로다. 미취업 기간이 1년인 청년이 5년 후 상용직(정규직 등)으로 안착할 확률은 66.1%였으나, 공백기가 3년으로 늘어나면 이 확률은 56.2%로 10%p 가까이 급락했다. 구직 기간이 길어질수록 눈높이를 낮춰 하향 지원하거나 비정규직을 전전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이는 1990년대 장기 불황 속에 사회에 진출해 평생 고용 불안에 시달린 일본 ‘취업 빙하기 세대’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월세가 삼킨 미래…교육비 줄이고 빚으로 버틴다 

취업 문턱을 넘더라도 과도한 주거비 부담이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가로막는 또 다른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년 1인가구는 급증했지만 이들이 선호하는 소형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월세 부담이 가중된 탓이다. 

주거비 상승은 청년층의 미래 투자 여력을 직접적으로 위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비 지출 비중이 1%p 상승할 때 교육비 지출 비중은 0.18%p 감소했다. 당장의 주거 안정을 위해 자기계발 등 미래를 위한 투자를 포기하는 셈이다. 이는 결국 자산 축적 저하로 이어져 주거비가 1% 상승할 때 총자산은 0.04%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자산 형성이 지체되면서 빚 의존도는 위험 수위까지 치솟았다. 전체 연령 대비 청년층의 부채 비중은 2012년 23.5%에서 2024년 49.6%로 두 배 이상 폭증했다. 늘어난 빚의 상당 부분은 전월세 보증금 마련 등 주거비 충당에 쓰인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적 어려움은 사회적 단절이라는 병리적 현상으로 전이되는 모습이다. 취업 실패와 생활고가 겹치며 사회적 관계를 단절한 고립·은둔 청년 비중은 2022년 2.4%에서 2024년 5.2%로 급증했다. 이는 일본 사회의 고질적 문제인 8050 리스크(80대 부모가 50대 은둔형 자녀를 부양)가 국내에서도 현실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보고서는 현재의 청년 문제는 개인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우리 경제의 구조적 모순이 응축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청년 수당 등 단기적인 현금성 지원보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해 양질의 일자리 접근성을 높이고, 소형 주택 공급을 확대해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는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