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형' 고수하면서도 가상자산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
물가는 치솟고 자산 가치는 요동치지만, 한국 부자들이 생각하는 '진짜 부자'의 상징적 기준은 15년째 요지부동이다. 동시에 이들은 자산을 지키기 위한 보수적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가상자산과 같은 새로운 투자처에는 누구보다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5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들이 정의하는 부자의 기준은 15년 전과 동일하게 '총자산 100억원'이다.
강남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며 수십억 자산가가 흔해진 시대임에도, 대중과 부자들 모두에게 '100억'은 여전히 범접하기 힘든 부의 상징으로 통한다. 하지만 부자들이 실제로 열망하는 목표 자산은 2011년 75억원에서 2025년 152억원으로 2배 이상 높아졌다.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하는 '상대적 결핍'이 부자들 사이에서도 보편화되고 있는 셈이다.
"잃지 않는 것이 우선"… 66%가 금융 지식에 자신감
현재의 투자 환경에 대해 부자들은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응답자의 52.0%가 손실을 최소화하는 '안정지향형' 투자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포트폴리오 비중 역시 예·적금을 소폭 늘리며 현금을 확보하는 양상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자신감이다. 부자의 66.3%는 본인의 금융 투자 지식 수준이 일반인보다 높다고 생각하며, 이러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시장의 하락기에도 자산을 방어하고 있다.
가상자산, 투기에서 '기타자산' 영역으로
보수적인 투자 성향 속에서도 변화의 조짐은 포착된다. 특히 가상자산에 대한 태도 변화가 주목된다. 2021년 당시 가상자산 투자에 긍정적이었던 부자는 0.8%에 불과했으나, 2025년에는 4.3%까지 치솟았다.
특히 가상자산 투자 경험자 중 수익을 본 비율(5.8%)이 손실을 본 비율(2.5%)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나면서, 부자들에게 가상자산은 이제 위험한 도박이 아닌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높여주는 '전략적 기타자산'으로 편입되는 모습이다.
보고서는 "2026년 이후의 부자들은 단순히 자산을 불리는 것을 넘어, 건강과 인품까지 관리하는 '육각형 부자'를 지향하며 더욱 정교한 자산 관리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