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줌인] 커피는 기본, ‘한 끼’는 전략…카페, 생활 플랫폼이 되다
[트렌드줌인] 커피는 기본, ‘한 끼’는 전략…카페, 생활 플랫폼이 되다
  • 윤지현
  • 승인 2026.01.30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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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중심 공간에서 식사·체험·머무름의 복합 공간으로 확장되는 카페 시장

국내 카페 시장의 경쟁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한때 원두 산지와 추출 방식이 프리미엄의 기준이었다면, 이제 소비자는 무엇을 함께 먹을 수 있는지, 얼마나 오래 머물 수 있는지, 일상 속 어떤 역할을 하는 공간인지를 더 중요하게 본다.

커피 한 잔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진 시장에서, 카페는 ‘음료 소비 공간’을 넘어 식사와 체류를 아우르는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업계 전반에서는 커피 품질의 상향 평준화로 인해 카페 선택 기준이 점차 메뉴 구성과 공간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커피 자체의 완성도가 기본값이 되면서, 카페의 경쟁력은 커피 외 요소에서 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커피 이후를 설계하다…베이커리·브런치 강화형 카페

커피 브랜드들이 가장 먼저 선택한 확장 방향은 베이커리와 브런치다.

SPC그룹의 파스쿠찌는 주요 상권 매장을 중심으로 베이커리 진열과 식사형 메뉴 비중을 높인 매장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커피의 보조 역할에 머물던 빵을 전면에 배치하며, 카페를 간단한 식사 공간으로 재정의하는 흐름이다.

파스쿠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케이크 판매 전략을 본격 강화한 결과, 2025년 케이크 판매량이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매일유업 계열 폴 바셋 역시 일부 매장에서 브런치·플레이트 메뉴를 강화해왔다. 커피 전문성을 유지하면서도, 카페 체류 시간을 늘리는 방향의 매장 운영 전략으로 해석된다.

사진=파스쿠찌
사진=파스쿠찌

디저트가 중심이 되는 구조…커피는 선택지 중 하나

디저트 전문성을 전면에 내세운 매장 전략도 확산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리뉴얼 매장을 통해 디저트 쇼케이스를 매장 중심에 배치하고, 케이크·디저트를 중심으로 한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소비자가 디저트를 먼저 고르고 음료를 선택하는 구조는, 커피가 더 이상 유일한 중심 요소가 아닌 시장 환경을 반영한다.

카페형 디저트 브랜드 노티드 역시 도넛 판매를 넘어 머무르며 소비하는 공간으로 매장을 설계해왔다. 디저트 소비와 체류 경험이 결합된 구조로, 전통적인 카페와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 끼 해결’ 카페의 등장…델리·푸드 영역 확장

카페의 기능을 식사까지 확장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자사 커피연구소 ‘이디야커피랩’을 전면 리뉴얼하고 델리·간편식 메뉴를 강화한 실험적 매장을 운영 중이다. 커피 개발 공간이었던 직영 매장을 복합 식음 공간으로 재편하며, 카페의 기능을 음료 소비에 한정하지 않는 방향을 택했다.

스타벅스 역시 리저브·커뮤니티형 매장을 통해 푸드 비중을 높여왔다. 커피와 식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매장 구조를 통해, 카페를 일상적인 식사 대안 중 하나로 확장하는 흐름이다.

사진=스타벅스
사진=스타벅스

왜 카페는 ‘커피’를 넘어서려 하는가

단순히 메뉴를 늘리는 차원을 넘어, 카페가 커피의 영역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은 급변하는 시장 구조에 대한 생존이라고 볼 수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커피 품질의 상향 평준화다. 과거에는 특정 원두나 추출 방식만으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었으나, 이제 소비자는 어디서든 수준 높은 커피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커피 자체가 '기본값'이 되면서 역설적으로 커피만으로는 더 이상 고객을 유인할 강력한 무기가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인구 구조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화력을 더했다. 1인가구의 비급증은 카페를 단순히 음료를 마시는 곳이 아닌, '혼밥'과 '간편식'을 해결하는 공간이 됐다. 또한 재택근무와 프리랜서의 증가로 인해 업무와 휴식을 병행할 수 있는 '체류형 공간'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결국, 포화 상태에 이른 카페 과잉 출점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해법은 '차별화'다. 이제 카페는 단순히 잠깐 들르는 공간에 머물러서는 승산이 없다. 식사, 업무, 휴식을 한 공간에서 해결하려는 소비자 니즈를 수용하며,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는 '라이프스타일 점유' 전략으로 생존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향후 국내 카페 시장이 고객의 목적에 따라 더욱 선명하게 세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적인 제과·제빵 기술을 결합한 '베이커리 및 디저트 특화형'을 비롯해 바쁜 현대인의 끼니를 책임지는 '식사 및 델리 강화형' 등이 있다. 또 공간 그 자체를 소비하게 만드는 '체류·체험 중심의 복합형' 매장도 지향점에 있다.

결국 미래의 카페 시장에서 커피는 여전히 본질로 남겠지만, 경쟁력의 척도는 더 이상 '커피 맛' 하나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다. 카페는 이제 한 잔의 음료를 파는 곳을 넘어, 소비자의 '한 끼'와 '시간'을 통째로 책임지는 생활 밀착형 플랫폼으로 완전히 정의를 새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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