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마침내 코스피 상장을 위한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었다. 케이뱅크는 2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3수생'의 꼬리표를 떼기 위한 주주 친화적 공모 전략과 미래 성장 청사진을 발표했다.
"7월은 없다" BC카드의 절박한 경영권 사수 작전
이날 간담회장에는 케이뱅크의 기술적 혁신만큼이나 '상장 완주'에 대한 절박함이 감돌았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1년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7250억 원을 유치하며 '2026년 7월 상장 완료'를 약속했다. 만약 기한 내 상장에 실패할 경우, FI들이 대주주인 BC카드의 지분까지 묶어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각요청권(Drag-along)'이 발동된다.
최우형 행장은 이를 의식한 듯 "시장의 눈높이에 맞춘 합리적인 공모 구조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BC카드는 FI들에게 연 8%의 수익률을 보장하기 위해 최대 1100억원 규모의 차액 보전 합의까지 체결하며, 사실상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건 배수의 진을 친 상태다.
'몸값 20% 할인' 승부수…오버행 우려 정면 돌파
케이뱅크는 과거 실패의 원인이었던 '고평가 논란'을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희망 공모가를 8300원~9500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직전 시도 대비 약 20% 낮아진 수준으로, 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약 4조원이다.
공모 물량 또한 기존 8200만주에서 6000만주로 대폭 축소했다. 상장 직후 쏟아질 수 있는 매물(오버행) 부담을 줄여 투자 심리를 안정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최 행장은 "확보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고객과 주주 모두에게 신뢰받는 혁신 금융 기업이 되겠다"며 시장 친화적 행보를 분명히 했다.
'업비트 그늘' 벗어나 SME·스테이블코인으로 영토 확장
미래 먹거리로는 SME(중소사업자) 대출과 디지털 자산을 꼽았다. 케이뱅크는 2030년까지 가계대출과 SME 대출 비중을 5대 5로 맞추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업계 최초의 '100% 비대면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 기업 금융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신사업이다. 태국 및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협력해 해외 송금 및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고질적 약점인 '업비트 의존도'에 대해서도 "최근 신규 고객의 90%가 본연의 뱅킹 서비스를 위해 유입됐다"며 펀더멘털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3월 5일 코스피 입성 목표…'포용금융 선두주자' 도약
케이뱅크는 이번 상장을 통해 약 1조원의 자본 확충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확보된 자금은 AI 인프라 고도화와 플랫폼 비즈니스 강화에 집중 투입된다.
케이뱅크는 10일까지 수요예측을 거쳐 12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일반 청약은 20일과 23일 이틀간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을 통해 진행되며, 상장일은 3월 5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