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배민)과 처갓집양념치킨 본사가 추진 중인 ‘배민 온리(배민 단독 입점)’ 정책을 두고 매출 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본사는 “참여 매장의 매출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현장 점주들 사이에서는 “그 정도 상승은 체감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본사 “매출 109% 상승”…점주 “그런 매장 못 봤다”
앞서 처갓집양념치킨 가맹본부인 한국일오삼은 배민 온리에 참여한 가맹점들의 지난달 일 평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9% 상승했다고 밝혔다. 배민 단독 운영을 선택한 매장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기존 7.8%에서 3.5%로 낮추고, 대규모 할인 쿠폰을 제공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장 분위기는 다르다. 실제 처갓집 가맹점주들은 “매출이 두 배 오른 매장은 주변에서 들어본 적 없다”고 입을 모았다.
수도권 한 가맹점주는 “2월에 금·토·일에 한해 6000~7000원 할인 쿠폰이 나왔을 때 주문이 조금 늘긴 했다”며 “하지만 매출이 두 배로 뛰었다는 건 현실과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점주도 “반짝 프로모션 효과는 있었지만 전체 매출이 그렇게 크게 오른 경우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주말 쿠폰 행사 때만 반짝 상승”
점주들에 따르면 매출이 일부 상승한 시점은 2월 중 진행된 주말 할인 행사 때였다. 당시 배민에서는 처갓집양념치킨에 대해 최대 6000~7000원 수준의 쿠폰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이 진행됐다.
서울 지역 한 점주는 “주말에 쿠폰이 크게 붙었을 때 주문이 잠깐 늘어난 것은 맞다”며 “하지만 그걸 가지고 전체 매출이 두 배 늘었다고 말하는 건 과장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데이터 집계 방식에도 의문
매출 상승 발표의 근거가 된 집계 방식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배달의민족 측은 지난 5일 가맹본부는 포스(POS) 시스템을 사용하는 약 400개 가맹점 중 배민 온리에 참여하고 일정 기간 영업한 284개 매장의 데이터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처갓집 전체 가맹점은 약 1000여 개에 달한다. 일부 매장만을 대상으로 한 분석이 전체 효과처럼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특정 조건을 충족한 매장만 추려 분석하면 수치가 과장될 가능성이 있다”며 “전체 가맹점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 이상 효과를 일반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플랫폼 하나만 쓰는 구조…점주 부담 커질 수도”
배민 온리 정책 자체를 두고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해당 정책은 배민 외 쿠팡이츠와 요기요 등 다른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수수료를 낮춰주는 방식이다.
배달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점주 입장에서는 주문 채널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구조”라며 “단기적으로는 프로모션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 신고까지 이어진 갈등
이미 일부 점주들은 법적 대응에 나섰다. 지난달 처갓집 가맹점주 일부는 법무법인을 통해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가맹본부 한국일오삼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이들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배타조건부 거래 △기만적인 수수료 정산 방식 등을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한 가맹점주는 “점주 입장에서는 플랫폼 경쟁을 이용해 장사해야 하는데 오히려 선택권이 줄어드는 구조”라며 “실제 매출 효과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을 강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우아한 형제들, 자율적 계약으로 강제력 행사하는 것 아냐
이와 관련해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이번 배민온리 프로모션은 가맹본부나 가맹업주의 판단으로 체결하는 자율적 계약으로, 과열된 배달 플랫폼 시장 구조상 ‘지배적 지위를 활용한 강제력 행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상생 프로모션이 혜택 제외가 아닌 참여 업주에 지원을 추가하는 것”이라며, “타 커머스 업체도 일반적으로 하고 있는 마케팅”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배달의 민족 어플 내 업체 노출 등에도 불이익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공정거래 전문가는 “배민온리 프로모션이 제공하는 혜택이 중개수수료 7.8% -> 3.5%로 인하하는 것으로 두배 이상이 차이가 난다”며, “프로모션으로 제공되는 쿠폰도 입점 가맹업주에 한해서 제공되는 거라 ‘자율’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강제”라고 말했다. 또한 “배달앱 내 노출에 불이익이 없다는 것도 사실상 모순”이라며, “배달앱에 들어가면 메인배너, 이벤트관 등 프로모션 관련한 가맹점이 가장 잘 노출이 된다”고 말했다.
가맹업주, 배민 매출 포기 vs 타 배달 플랫폼 매출 포기… ‘진퇴양난’
가맹업주 A씨는 “처갓집양념치킨이 배민과 왜 이런 협약을 맺었는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A씨는 “이번 배민온리 입점이 어떤 점에서 가맹업주의 이익 증진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이츠 점유율이 배달의 민족 매출을 능가한지 오래다”라며, “배민온리에 입점하면 쿠팡이츠를 포함한 타 플랫폼 이용이 금지돼 매출에 큰 타격을 입는다”고 말했다.
A씨는 “배민온리에 입점하지 않으면 쿠폰 지급이 안돼 사실상 배달의 민족 매출은 아예 없어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쿠폰을 제공하지 않는 가맹점에 누가 주문하겠냐는 것이다.
A씨는 “처갓집양념치킨과 배달의 민족이 진행한 협약으로 가맹업주의 매출이 크게 감소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며, “어떤 점에서 가맹업주와의 상생인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본지는 한국일오삼 측에 매출 집계 방식과 점주 반발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연락했으나, 기사 마감 시점까지 별도의 답변을 받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