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의 ‘빚투(차입 투자)’ 규모가 사상 최대치인 32조원을 돌파하면서 대형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전략이 갈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주요 대형사가 신용공여 한도 도달에 따라 신규 신용거래를 제한하는 가운데, 비슷한 체급의 미래에셋증권은 정상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상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제한된다.
증권사 공시 자료(지난해 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의 자기자본 순위는 ▲한국투자증권(12조219억원) ▲미래에셋증권(10조3105억원) ▲NH투자증권(8조3667억원) ▲메리츠증권(8조1654억원) ▲삼성증권(8조692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신규 신용대출을 제한한 것은 개인 투자자들의 대출 수요가 폭증하며 법적 한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자금 동원 능력 보다는 개별 투자자들의 대출 잔액이 법적 허용치를 가득 채우면서 추가 대출 실행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은 상대적으로 운용 여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 가이드라인에 따라 법적 한도보다 낮은 비율로 신용공여 한도를 설정해 운용하고 있다”며 “현재 신규 신용거래를 수용하기에 충분한 한도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변동성이 높거나 위험도가 큰 종목에 대해 증거금률을 선제적으로 상향 조정하는 ‘종목별 증거금 관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주가가 급등락하는 종목에 대해 증거금을 100%로 상향하면, 투자자가 해당 종목을 신용으로 매수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러한 방식으로 전체 신용공여 한도의 급격한 소진을 방지하고, 무분별한 빚투 유입을 사전에 필터링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비슷한 체급의 대형사라 할지라도 리스크 관리의 보수적 기준에 따라 서비스 운영 여부가 결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의 대출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추가 대출이 필요한 투자자들이 대출 여력이 남은 증권사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신용거래는 주가 하락으로 담보가치 부족으로 보유 증권이 강제로 매각처분(반대매매)되는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이에 시장 급락이 발생할 경우 반대매매 물량이 한꺼번에 나오면 변동성이 확대되고, 담보가치가 대출금에 못 미칠 경우 증권사의 손실로도 이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