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빚투 타고 자산 943조…증권사 건전성, 숫자만큼 안전한가
[뉴스줌인] 빚투 타고 자산 943조…증권사 건전성, 숫자만큼 안전한가
  • 정단비
  • 승인 2026.03.2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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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는 동안, 자산 규모는 943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호황 뒤에는 신용공여와 레버리지 확대라는 또 다른 면이 있다. 금융당국은 이미 경고음을 울리기 시작했고, 규제 체계도 손질에 나섰다.


943조 자산, 1년 새 25% 증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 자산총액은 943조9000억원으로 전년(755조 2,000억원) 대비 25% 늘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 증가율(11.7%)의 두 배를 웃도는 속도다.

자산이 이렇게 빠르게 늘어난 데는 '빚투'가 한몫했다. 빚투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투자 방식이다. 증시가 오르자 이 방식으로 투자한 규모, 즉 신용공여금이 35조8000억원에서 53조1000억원으로 48.3% 급증했다.

투자자들이 맡긴 돈(예수부채)도 100조원에서 151조 1000억원으로 51.1% 뛰었고, 증권사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어음 잔액도 41조5000억원에서 51조3000억원으로 23.6% 증가했다.

레버리지 비율은 656.4%에서 693.7%로 37.3%p 상승했다. 레버리지비율이란 증권사가 자기 돈 대비 얼마나 많은 돈을 굴리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이와 관련해 레버리지 비율이 규제 상한선(1100%)까지 여유가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지만, 상승 속도는 전년보다 빨라졌다.


건전성 지표 '착시' 논란

수치상 건전성은 나쁘지 않다. 순자본비율(NCR)은 증권사가 위기 상황에서 손실을 얼마나 버텨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눠 계산한다. 지난해 말 기준 평균 NCR은 915.1%로 규제선(100%)의 9배를 넘는다. 모든 증권사가 규제비율을 충족했다.

그러나 이 숫자가 실제 위험을 제대로 보여주는지에 대한 의문은 꾸준히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NCR 산식이 바뀐 이후 증권사 자산이 아무리 늘어도 위험 계산에 쓰이는 기준값이 거의 오르지 않는 구조가 됐다.

쉽게 말해 실제로는 위험이 커졌는데 지표상으로는 멀쩡하게 보이는 셈이다. 실제로 증권사 총자산은 2010년 대비 4.3배 늘었지만 총위험액은 7.5배 확대된 반면, 영업용순자본은 2.5배 증가에 그쳤다. KDI는 이전 방식으로 계산하면 대형사의 경우 규제선에 근접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IMA 도입으로 레버리지 추가 확대 우려

지난해 말 도입이 시작된 종합투자계좌(IMA)는 증권사의 자금조달 구조를 바꿀 변수가 되고 있다. IMA란 예금·주식·채권·펀드 등을 하나의 계좌에서 관리할 수 있는 제도로, 증권사가 은행처럼 고객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게 된다.

IMA를 활용하면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최대 300%(발행어음 200% + IMA 100%)까지 단기 차입이 가능해진다. 대형 증권사의 자산 규모와 시장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는 구조다. 최근 NH투자증권이 IMA 사업자로 지정되면서,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3개사가 IMA 사업자로 지정됐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는 올해부터 파생결합사채에도 레버리지 가산비율(12.5~50%)을 적용하는 등 규제 보완에 나섰다. 종투사 NCR 체계 개편은 오는 6월 중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금감원은 이번 발표를 앞두고 이미 행동에 나섰다. 지난 11일 11개 증권사 신용융자 담당 임원들을 불러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당시 신용융자 잔액은 32조8000억원으로 시가총액 대비 0.6% 수준이었다. 금감원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중동 정세 불안 등 대외 변수를 언급하며 증권사들에 선제 대응을 요청했다.

또 금감원은 NCR 산정방식 개선과 유동성 규제체계 정비를 통해 증권사의 손실흡수능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호황 속에서도 건전성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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