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계에 몰아친 한파 속에서 대우건설이 2026년 '환골탈태'의 원년을 선포했다. 지난해 4분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선제적으로 실적에 반영하는 '빅배스(Big Bath)'를 단행하며 약 80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나, 시장은 오히려 이를 '악재 해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2026년 대우건설이 사업의 축을 어떻게 옮기고 있는지, 그 체질 개선의 핵심 지표를 단도직입적으로 분석했다.
부동산 PF 잔액 1조2000억원대 축소
대우건설 체질 개선의 첫 단추는 철저한 다이어트다. 2026년 현재 대우건설의 부동산 PF 보증 잔액은 약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이는 대형 건설사 중 낮은 수준에 해당한다.
특히 2025년 말 실적에 지방 미분양 단지의 예상 손실을 약 3000억원 규모로 선반영하면서, 2026년 하반기부터는 주택 부문 원가율이 기존 90% 중반에서 80% 후반대로 개선될 전망이다. 이는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이라는 외부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이익 중심 경영'으로의 체질 개선을 뜻한다.
정원주 회장의 '북미 세일즈'…단순 투자를 넘어 '디벨로퍼'로
대우건설의 시선은 이제 국내를 넘어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대우건설 정원주 회장은 지난 3월 12일부터 18일까지 뉴욕과 뉴저지를 방문해 쿠슈너 컴퍼니, 톨 브러더스 등 현지 디벨로퍼들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
이번 방문의 핵심은 뉴욕·뉴저지와 텍사스를 양대 축으로 하는 '북미 개발 플랫폼' 구축이다. 대우건설은 과거 맨해튼 '트럼프 월드 타워' 투자 당시 약 1억7000 달러를 직접 투자해 성과를 거둔 경험이 있다. 이 경험을 살려 대우건설은 단순 투자자를 넘어 직접 땅을 사고 기획·시공·운영까지 맡는 '한국형 디벨로퍼' 모델을 이식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특히 뉴저지 팰리세이즈파크 주거 개발 프로젝트는 현지 정계 인사와의 협업을 통해 인허가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K-원전' 본계약 임박…27조원 규모의 수주 파이프라인
기존의 아파트 건설 위주 포트폴리오는 이제 에너지와 국가 기간산업으로 빠르게 이동 중이다. 대우건설은 '팀코리아'의 시공 주간사로, 상반기 중 약 27조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이는 해외 매출 비중을 현재 20%에서 장기적으로 50% 이상까지 끌어올릴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원전 사업은 일반 주택 사업보다 수익성이 높고, 공사 기간이 10년 이상 장기화되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제공한다. 수주 성공 시 대우건설은 현대건설에 이어 해외 대형 원전 시공 경험을 보유한 국내 두 번째 건설사로 등극하게 된다.
더불어 최근 10조7000억원의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수의계약 대상자로 선정되며, 향후 10년 치 안정적인 먹거리도 확보했다.
'3세 경영'의 시험대와 글로벌 확장성
이번 북미 출장에서 주목받은 인물은 정 회장의 장녀 정서윤 씨다. 3월 말 대우건설 미국법인 합류를 앞둔 정 씨는 이번 일정 내내 주요 글로벌 디벨로퍼들과의 미팅에 참여하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모습을 대외적으로 알렸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이 중흥그룹 편입 이후 '글로벌 영토 확장'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오너가 경영 수업과 사업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대우건설은 2025년의 적자 전환을 성장을 위한 '성장통'으로 승화시켰다. 올해는 50조원이 넘는 수주 잔고(약 6년치 일감)를 바탕으로, 수주 목표 18조원 달성과 함께 '주택 건설사'에서 '글로벌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의 피벗에 성공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