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벗 인사이트] SKT가 'CDMA 30년'을 꺼내든 이유…다음 30년을 위한 출발선
[피벗 인사이트] SKT가 'CDMA 30년'을 꺼내든 이유…다음 30년을 위한 출발선
  • 정단비
  • 승인 2026.04.1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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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한국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선택했다. 세계가 TDMA를 표준으로 굳혀가던 시절, 상용화 사례조차 없던 CDMA를 택했다. 그 선택이 한국을 세계 최초 디지털 이동통신 상용화 국가로 만들었고, 이후 30년 ICT 성장의 토대가 됐다.

올해 CDMA 상용화 30주년을 맞아 SK텔레콤(SKT)이 그 역사를 다시 꺼내든 데는 이유가 있다. 단순한 회고 보다는 SKT가 통신사에서 'AI 컴퍼니'로 전환하는 전략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30년 전 CDMA 선택이 그랬듯, 새로운 전환점 앞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진=1996년 4월 1일 이수성 전 국무총리가 CDMA 이동전화 개시식에서 시험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1996년 4월 1일 이수성 전 국무총리가 CDMA 이동전화 개시식에서 시험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

'세계 최초' 세 번의 의미

SKT의 이동통신 역사는 세계 최초의 연속이다. 1996년 CDMA 상용화, 2006년 세계 최초 휴대폰 기반 HSDPA(3.5G) 서비스, 2019년 세계 최초 5G 상용서비스. 2G부터 5G까지 매 세대 전환의 첫 주자였다.

매 세대 전환기마다 SKT는 기술 선택의 주도권을 쥐었고, 그 선택이 한국 ICT 생태계 전반의 방향을 결정했다. CDMA 상용화로 전국 통신망이 깔렸고, 그 위에서 반도체·단말기 산업이 컸다. LTE 위에서 플랫폼 경제가 폭발했고, K-콘텐츠가 세계로 뻗어 나갔다. 통신 인프라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모든 산업의 바닥에 깔린 토대가 된다.

실제 수치로도 GDP 내 정보통신산업 부가가치 비중은 1996년 2.2%에서 2025년 13.1%로 확대됐다. 규모로는 17조8000억원에서 304조원이 됐다. IT 수출은 같은 기간 412억 달러에서 2643억 달러로 6.4배 늘어 전체 수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축이 됐다.

통신 인프라가 경제를 바꾼 30년

3G가 모바일 콘텐츠 산업을 열었다면, LTE는 플랫폼 경제를 탄생시켰다. 배달앱·모바일 결제·OTT 서비스의 폭발적 성장은 LTE 인프라 없이는 불가능했다. 이동통신 가입자는 1999년 이미 유선전화 가입자를 추월했고, 2001년 한국은 세계 최초로 초고속인터넷 가구 보급률 50%를 달성했다.

통신 인프라가 경제를 바꾸는 방식은 일정한 패턴이 있다. 인프라가 먼저 깔리고, 그 위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서비스가 등장하며, 그 서비스가 새로운 산업을 만든다. CDMA가 깔리자 음악 스트리밍이 나왔고, LTE가 깔리자 배달앱이 나왔다.

이미지=
이미지=이동통신 세대별 진화

AI 인프라가 다음 30년 산업 지형을 재편한다

지금 SKT가 구축하려는 'AI 고속도로'는 같은 패턴의 다음 단계다. 초고속·초저지연 네트워크와 AI 데이터센터, AI 모델이 결합된 인프라가 깔리면, 그 위에서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서비스들이 등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5G는 이미 산업 현장을 바꾸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 원격 건설장비 제어, 무인 물류 등 산업 현장의 디지털 전환이 5G 인프라 위에서 이뤄지고 있다. 통신은 이미 개인 소비자 서비스를 넘어 산업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다.

이내찬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계 최초 CDMA 상용화가 대한민국 ICT 도약의 출발점이 되었듯, AI 인프라 구축은 다음 30년 대한민국 경쟁력을 좌우할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훈 SKT 네트워크전략담당은 "AI 시대에는 네트워크가 단순한 데이터 전달 수단을 넘어 데이터를 학습하고 처리하는 '지능형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며 "제조·물류·의료·금융 등 전 산업의 생산성과 혁신 속도를 결정짓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전환점 앞에서

CDMA 성공은 민관 공동 개발이라는 국가 프로젝트의 산물이었다. 정부가 단일 표준을 선언하고 ETRI·삼성전자·LG전자·한국이동통신이 함께 뛰어 들었다. 기술 선택, 인프라 구축, 생태계 조성이 동시에 진행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금의 AI 전환도 같은 구조로 흘러가고 있다. SKT가 AI 풀스택 전략을 선언하고, 정부가 AI 인프라 구축을 국가 경쟁력 의제로 올리고 있다. 30년 전 실행된 성공의 공식이 새롭게 시작된 것이다. 

CDMA가 깔렸을 때 음악 스트리밍과 배달앱을 예상한 사람이 없었듯, AI 인프라가 만들 변화는 지금으로선 예측이 어렵다.

이런 가운데 SKT는 2022년 에이닷(A.) 서비스를 출시하고 AI 데이터센터·모델·서비스를 아우르는 AI 풀스택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30년 전 CDMA 선택이 어떤 세상을 만들었는지는 이미 확인됐다.

앞으로 AI 고속도로가 어떤 세상을 만들지는, 미래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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